수년째 ‘남몰래 선행’ 대학생

… 이번엔 인세 쾌척

수능수험서 베스트셀러 대학생 저자의 인세 쾌척

3년 전부터 가정 형편 어려운 학생들 도우며 남몰래 선행

“기부는 사회에 내는 세금, 학생들로부터 온 돈을 돌려주는 건 당연한 일”

 

고려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이해황(25) 씨는 지난 주 아름다운재단에 100여만 원을 쾌척했다. 그가 대학생이라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는 큰 금액을 기부한 데는 이유가 있다.

얼마 전 펴낸 대입 수험서가 말 그대로 ‘대박’을 치면서 큰 수익이 발생한 것이다. 그가 펴낸 수험서는 지금까지 10만 권이상이 팔려서 단번에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수주째 대입 수험서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씨가 쾌척한 100여만 원은 앞으로 펴낼 수험서 계약금 전액이다. 이 씨가 책을 쓴 것도 사실은 돈을 벌기 위한 목적이 아니었다. 더 많은 학생들이 쉽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과외를 하다 이 책을 쓰게 됐어요. 근데 과외를 하다 보니 문득 저처럼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이 내용을 영영 모르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과외도 받고 싶고 더 알고 싶어 하는 학생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이 내용을 알도록 하려면 책을 쓰는 방법 밖에 없겠다 싶어서 쓰게 됐죠. 저 역시 공부할 때 도움을 많이 받았었거든요. 출판사로부터 책도 지원받고… ”

3년 전부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매월 수험서 등을 사서 지원하고 있는 것도 그런 탓이다. 그렇게 도운 학생들만 벌써 3,40명이 넘는다. 올해는 13명의 학생들에게 매월 학비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지금까지 번 수입의 많은 부분은 빚을 갚는데 충당하고 있지만, 이 씨는 머잖아 더 많은 돈을 학생들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사실, 저 자신을 위해서는 만 원짜리 한 장 쓰는 게 떨리지만, 학생들로부터 온 돈이니 학생들에게 돌려주는 건 너무 당연하잖아요.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현재 로스쿨을 준비하고 있는 이 씨. 훗날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되는 게 그의 꿈이다.

“기부라는 건 일종의 ‘세금’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보통 국가에 세금을 내지만, 기부는 사회에 내는 세금이 아닐까요. 그러니 제게 생긴 수입의 일부를 기부하는 건 당연하죠.”

보건복지가족부장관이 되면 어떤 일을 할 거냐는 질문에 “우선은 장관이 되고 봐야 겠죠”라며 겸연쩍게 웃는 이 씨는 앞으로 출간할 수험서의 인세의 일부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