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금단체가 시민들의 인식변화 따라가야…기부•자원봉사자, 삶의 만족도↑
10월 12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국내 기부환경 조사결과 발표

일반 시민들은 기부할 때 모금단체의 신뢰도를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정작 인지도와 신뢰도를 뚜렷하게 구분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 공시자료 중 2016년 총 기부금액 기준 상위 22개 모금단체에 대한 일반 시민의 신뢰도와 인지도 순위를 조사한 결과, 일반 시민들의 신뢰도와 인지도 순위는 대체로 유사한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 알고 있거나 들어본 단체를 신뢰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모금조직의 신뢰도와 모금 성과는 큰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조사돼, 일반 시민들이 말하는 ‘신뢰도’가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금조직이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시민들은 정부•기업•언론•종교단체 등과 비교해 모금단체를 믿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금단체가 정부/공공기관보다 더 믿을 만하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이 26%로 ‘그렇지 않다’는 대답 74%보다 크게 밑돌아 모금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낮은 신뢰 수준을 보여줬다. 반면 모금 담당자들은 어떤 조직보다도 모금단체가 믿을 만하다고 답해 시민과 모금 실무자의 인식 차이가 드러났다.

이 같은 내용은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12일 ‘비영리 모금기관에 대한 국민 신뢰도’를 주제로 개최한 제18회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에서 발표된 노연희 가톨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연구결과다. 기빙코리아는 지난 5월 14일부터 5월 30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2,01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를 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

이 외에 기부 요청방식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거리모금을 많이 경험한다고 답했으나 정작 거리모금에 대한 호감도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민들의 기부 이외 사회참여 경험 비율은 70.6%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지지 표명 37.6%, 자원봉사참여 32.3%에 이어 공익활동 관련 상품구매가 23.5%를 차지해 시민들의 기부와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과 태도 변화를 모금단체가 따라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기부•자원봉사 하면 삶의 만족도 높아…‘동정심’에서 ‘사회적 책임감’으로 기부 동기 변화

같은 날 정익중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2017년 국내 평균 기부 참여율은 56.1%로 2016년 45.6%에 비해 약 10.5%P 증가했다. 기부자 평균 기부금액은 2013년 32.1만 원, 2015년 37.3만 원, 2017년 24.9만 원으로 전년보다12.4만 원이 감소했다. 정기기부자의 수는 거의 변동이 없어, 일시기부자의 증가가 평균 기부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자원봉사와 기부를 모두 한 사람들이 높은 삶의 만족도를 느낀다는 연구 결과가 눈길을 끌었다. 자원봉사와 기부 모두 한 사람(10.10점), 기부 또는 자원봉사에 참여한 사람(9.82점), 모두 안 한 사람(9.35점) 순으로 삶에 만족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외에 기부 동기로는 2000년 기부조사가 이루어진 이래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라는 답변이 줄곧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 조사에서는 지난해 3순위였던 ‘시민으로서 해야 할 책임이라고 생각해서’가 31.3%로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일반인들의 기부 동기가 ‘동정심’에서 ‘사회적책임감’으로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모금단체, 대중과의 소통 강화해야”…”기부가 삶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을 홍보해야”

올해 연구와 관련, 노연희 교수는 “비영리조직들의 효과적인 모금활동을 하려면 일반 시민들이 기부를 대하는 태도와 사회 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에 대해 면밀히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대중과의 소통을 강조했고, 정익중 교수는 “자원봉사와 기부활동이 봉사자와 기부 참여자들의 삶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는 기부활동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홍보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빙코리아’연구는 지난 2000년부터 한국인의 기부지수와 한국의 기업 사회공헌실태를 중심으로 진행되어왔다. 2016년부터는 개편을 통해 개인기부지수 및 비영리조직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기부문화 관련 국내외 동향 및 선진사례 발표 등을 통해 한국사회의 성숙한 기부문화 형성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