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원 급식’ 먹은 시설 아동, 4.3㎝ 더 컸다

아름다운재단, 1년 시범 지원한 ‘시설 아동 급식비 건강영양평가’평균 1.6, 2.4㎏ ↑

내년 급식단가는 고작 2,183“지금이라도 예산 확충해 16천 아동들의 밥상 챙겨야”

1인당 3,500원의 단가로 1년 동안 급식을 지원받은 시설 아동들은 일반 시설 아동에 비해 평균적으로 키가 1.6, 체중이 2.4㎏ 더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북 지역에서는 급식비를 지원받은 중학생 아동들이 4.3, 4.8㎏나 더 성장했다.

이는 단 1년 만에 이룬 성과로, 앞으로 급식 지원이 지속될 경우 시설 아동들의 성장에는 더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아름다운재단(이사장 예종석) 14일 이 같은 ‘보육시설 아동의 급식지원으로 인한 건강영양평가’ 내용을 밝혔다. 이는 지난 2013 4월부터 2014 3월까지 1년간 서울과 경북 지역 2곳의 시설 아동 84명에게 급식비를 시범 지원해 급식단가를 3,500~4,000원으로 높인 결과다. 이 기간 대조군 아동 100명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단가인 1,520~2,000원에 맞춰 급식을 먹었다.

에너지·영양소도 권장섭취량 만족아동 92% “원하는 만큼 다양하게 먹었다”

이번 연구조사는 지난 2012 11월부터 2013 1월까지 전개한 ‘나는 아이들의 불평등한 식판에 반대합니다’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아름다운재단은 최동익 의원실(새정치민주연합), 한국아동복지협회와 함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보육시설 아동들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식생활 전반에 대한 연구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종한 교수팀(인하대 의대)과 이정은 교수팀(숙명여대)이 연구에 함께 참여했다.

에너지 및 영양소 섭취에서도 고른 증가를 보였다. 급식비를 지원받은 시설 아동들의 경우 대부분의 영양소가 권장섭취량을 만족시켰으며, 특히 성장기에 필요한 칼슘·철분·비타민 등의 섭취가 크게 증가했다. 설문조사에서도 “최근 3개월 동안 원하는 만큼 다양하게 먹었다”는 답변이 92.0%로 지원 전(83.0%)에 비해서 9%p 상승했다.

일반 아동과의 성장 격차 역시 감소했다. 지원대상 시설 아동들의 성장을 연령 및 성별로 나눠 전국 평균과 비교해보니, 지난해보다 신장이 5㎝ 이상 작은 구간은 8개군에서 6개군으로 줄었다. 체중이 5㎏ 이상 적은 구간도 7개군에서 6개군으로 감소했다. 특히 중학교 1학년 남학생들은 지난해 조사에서 전국 평균 신장보다 5.1㎝나 작게 나타났지만, 올해는 0.3㎝ 차이로 전국 평균을 거의 따라잡았다.

임종한 교수는 “급식은 5년 이상 장기간 지원해야 더욱 확실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지만, 지원 1년만에도 벌써 눈에 띄는 성과가 있었다”면서 “급식 지원이 지속된다면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소득 아동 급식비’인 3500원에도 못 미쳐민간 후원에 좌우되는 식판

그러나 2013년 현재 시설 아동의 급식단가는 1인당 2,069원에 불과하다. 내년도 관련 예산역시 고작 49원 인상된 2,183원이다. 보건복지부가 저소득 아동의 한 끼 급식비로 책정한 3,500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현행법상 시설 아동들은 ‘시설수급자’로 분류되며 급식단가 역시 매년 최저생계비에 연동되어 정해진다. 국회에는 이와 관련된 아동복지법 개정안 2건이 상정되어 있으나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시설들은 급식 후원을 유치하느라 바쁘다. 아동들의 건강이 정부 예산이 아닌 민간 후원에 좌우되는 셈이다. 그나마 지역은 후원자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상황이 낫지만, 아이들의 실제 수요를 식단에 반영하긴 어렵다.

시범 지원을 받았던 시설의 담당자들은 “지난 2년간 아이들은 신체적으로 성장했을 뿐더러 정서적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컸다”면서 “사업이 종료되어 다시 2,000원대 급식비로 돌아가는 것이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성혜경 아름다운재단 캠페인회원개발팀장은 “한해 350억원 예산을 추가하면 16천여명 시설 아동들에게 일반 중학교 급식 수준의 식판을 지원할 수 있고, 260억원만 추가해도 3500원의 급식을 제공할 수 있다”면서 “정부는 지금이라도 내년도 관련 예산을 확충해 아이들의 밥상을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첨부 이미지 : 아름다운재단 지원 전(오른쪽)과 지원 후의 시설 아동 식판 비교. 지원 전의 식판은 한끼당 1,520원 단가이며 600㎉에 불과했다. 반면 지원 후의 3,500원 짜리 식판은 750~850㎉의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구성 면에서도 불고기·버섯볶음·김 등 반찬 3가지와 샐러드와 샌드위치, 떠먹는 요구르트가 후식으로 곁들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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