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닥쳐도 성장하는 기부문화

 

미국, 지난 40여 년 간 연평균 기부율 2.8% 상승

수많은 경제위기와 침체 속에서도 기부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대중 기부 활성화로 경제 위기를 모금 기회로 활용해야

 

“경제 위기가 닥쳐도 기부규모의 미래는 어둡지 않습니다. 경제 위기는 기부활성화를 위해 오히려 더 많이 투자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6월4일 오후 4시, 대학로 토즈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미국의 모금전문가 유진 템펠(Eugene.R.Tempel) 박사가 한국의 기부문화에 대해 장기적으로 낙관적 전망을 제시했다. 인디애나주립대학재단 CEO인 템펠 박사는 평생을 모금 교육과 연구에 헌신해 온 전문가로, 미국에서는 ‘자선, 비영리계의 대변가’라 불린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미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 중 1명’인 그를 초청해 ‘경제위기를 모금의 기회로’ 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개최했다. 이 강연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을 위해 마련됐다.

템펠 박사는 이번 특별강연을 통해 미국의 40년간의 기부 동향을 분석, 수차례 경제 위기에서도 기부가 매년 2.8% 이상 상승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연평균 기부규모는 GDP대비 2%인데 1980년대에는 1.7%이었던 것이 2005년에는 2.4%까지 증가한 바 있다. 종교, 교육, 복리지원 등 모든 공익영역에서 평균 이상으로 기부규모가 증가했으며, 이중 국제문제에 대한 기부규모가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다.

특히 1967년부터 2007년까지의 통계자료를 통해 구체적 근거를 제시했다. 1969, 1973, 1974, 1982, 2001년 등 한 해 동안 8개월 이상 경기침체에 머물렀던 때에도 기부규모는 성장률이 둔화하는 경험했을 뿐 전체적인 기부규모가 성장을 멈추거나 급격히 하락하지 않았다.

한국의 경우 2000년부터 기부 규모는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2007년에는 한국의 55%가 기부활동에 참여할 정도로 한국의 기부문화는 전체적으로 성장 추세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2005년 대비 2007년의 통계에서‘동정심 때문에’기부하는 사람들은 34.7%(2005)에서 20.8%(2007)로 감소했고 이와 반대로 ‘사회적 책임 때문에’ 기부하는 사람들은 23.1%(2005)에서 26.8%(2007)로 증가해 기부문화의 전망을 더욱 밝게 한다고 덧붙였다.

템펠 박사는 “다양한 역사적 결과나 연구를 통해서도 기부문화에 대한 장기적 전망은 긍정적”이라면서 “한국의 경기침체 역시 단기적인 급락은 가져올 수 있으나, 기부문화의 확산과 규모가 성장 하는 데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제 침체 시기에는 필요한 모금전략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템펠 박사는 “끊임없이 성장해 온 대중 기부의 힘을 믿고 활성화해야 한다. 오히려 기업 등의 규모 있는 기부는 경제 상황에 따라 변화폭이 크지만, 대중 기부지수의 변화는 덜 탄력적이다”라면서 “우리가 이 경기 침체를 헤쳐 가는 데 열쇠로 사용해야 하는 것은 바로 대중 기부의 활성화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진 템펠 박사는 인디애나대학 기부문화연구소의 상임이사로 10년간 재직했으며 비영리영역에서의 다양한 공로가 인정되어 인디애나주지사 상을 받았으며, <모금기본서>, <윤리에 기반한 모금> 등 많은 저서를 집필하고 모금과 비영리단체 경영에 관한 왕성한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