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기부, ‘대폭 성장’에 드리운 ‘양극화’ 그늘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3> 기업기부지수 발표
상장기업 평균 기부금 175% 증가에도 불구, 전체 기업 절반이 기부금 ‘0원’
중소기업 기부 참여율 대기업의 절반 수준

 

 우리나라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이 양적 성장과 함께 다양성과 전문성 또한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양극화 현상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소장 원윤희)는 10월 23일 (수),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13>를 통해 2012년 기업기부지수를 발표한다. <기빙코리아>는 아름다운재단이 지난 2001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우리나라 기부문화연구의 대표브랜드로 홀수 해에는 기업기부지수, 짝수 해에는 개인기부지수가 발표된다.

 

상장기업 평균 기부금 175% 증가, 방식 및 기부처도 다각화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한동우 부소장(강남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 교수)이 지난 7월부터 두 달 동안 우리나라 1만 1천 여 곳의 기업 재무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상장기업 평균 기부금은 14억 6천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0년 상장기업 평균 기부금 8억 3천만원에 비해 175% 증가한 것이다. 비상장기업의 기부금 역시 2010년 4천 5백만원에서 2012년 1억 1천 9백만원으로 2배 넘게 증가했다.

 

 사회공헌활동의 방식과 기부처도 다각화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심층 조사를 진행한 결과, 기부방식에서 ‘현금기부’가 82.3%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2010년(88.7%)에 비해 6.4% 줄어든 반면, ‘현물기부'(69.9%) 및 ‘봉사활동'(79.1%)이 각각 5.3%와 2.1% 증가했다.

 

 기부처는 ‘지역사회’가 23.8%로 ‘사회복지'(36.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15.5%와 비교해 눈에 띄는 증가를 보인 것과 함께 지난해 기부처 2위였던 ‘교육장학’의 16.5%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다. 이는 사회공헌활동 장애요인이던 ‘사내 인력 및 전문성 부족’이 낮아지며(30.6%->23.8%) 기업들의 사회공헌 전문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체 기업 절반이 기부금 “0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 현상’ 뚜렷

 

 그러나 전체 기업 중 절반이 기부금 지출을 전혀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기업의 기부 참여율이 62.9%인데 비해 중소기업은 31%에 그쳐 평균 기부금 상승을 대기업 등 일부 기업이 이끌고 있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런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부문화연구소 김익성 위원(동덕여자대학교 인문대 교수)은 <기빙코리아 2013>에서 중소기업을 위한 사회공헌 전략수립과 실행가능한 모델, 그리고 활성화를 위한 정책제언을 발표한다. 김익성 위원은 “중소기업은 지역사회에 기반해 기업의 영업활동, 임직원 자원봉사 등과의 적절한 결합을 통해 적은 규모로도 효과를 만들 수 있는 모델이 적합하며, 이를 돕는 중간지원조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업 문화예술 사회공헌 실태’ 국내 최초로 발표

 

 이번 <기빙코리아 2013>에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함께 국내 최초로 ‘기업의 문화예술 사회공헌 실태’ 도 조사했다. 문화예술분야 사회공헌 참여 경험이 있는 103개 기업을 대상으로 심층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광고 후원/협찬’ 형태의 후원이 ‘현금/현물기부’(66%)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44.7%로 나타나 문화예술분야 기부에서는 기존의 기부금 지출 통계에서 드러나지 않은 ‘숨은 기부’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음을 처음 확인했다.   

 

 그러나 문화예술 사회공헌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자사의 사회공헌 활동 방향과 맞지 않아서’가 47.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사회공헌 활동 추진 요소로 ‘CEO의 의지’가 81.6%로 압도적으로 높은 현상은 아직 문화예술을 사회공헌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일반적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 사회공헌 추진 장애요인으로 기업에서는 ‘기업의 영업적 성과 입증이 어렵고'(33%), ‘문화예술단체의 사업성과평가 및 보고 능력이 불만족스럽다'(20.3%)는 점을 꼽고 있어, 문화예술단체의 역량강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및 기업의 인식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 연구를 진행한 이선철 위원(용인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은 <기빙코리아 2013>에서 기업의 CEO와 실무자별 문화예술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교육과 콘텐츠를 제공하고 기업의 성과 측정이 가능한 문화예술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기획할 수 있는 전문 중간 지원조직 역할의 강화를 정책 과제로 제시하며, 국내외 성공적인 문화예술 사회공헌 모델을 유형별로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기빙코리아 2013>에 대해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원윤희 소장은 “한국의 기업 기부는 기업 매출의 증가와 함께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대기업이 기부금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그 전문성도 높아지는 반면, 중견기업과 소기업은 사회공헌참여가 여전히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최초로 진행된 문화예술기부는 기부결정과 실행과정에서 나름의 특성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한 사회공헌성장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