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아름다운재단이 함께하는 ‘청년 자립정착꿈 지원사업’은 자립준비청년들이 꿈을 찾고 진로를 계획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 체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년들 각자 저마다의 진로 목표를 세워 경주하고 있지만, 일상에 지치고, 고단함이 다가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에 매달 한 번씩 함께 모여 무언가를 배우기도 만들기도 하면서 소소한 이야기들로 쉼을 가지고, 서로를 다독여가고 있는데요. 10월에는 가죽공예를 체험해 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습니다. 사업 담당자도 함께 참여해본 별별체험 이야기, 지금 들려드립니다! |
우리는 만든다는 말을 온갖 군데에 다 갖다 쓴다. 반찬을 만든다, 문서를 만든다, 친구를 만든다. 그러고 보면 ‘만든다’는 단어는 무한한 확장성이 있다. 만든다는 것은 아주 매력적인 것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이 만들기를 통해 나오기 때문이다. 만드는 행위 안에서 우리는 잠시 권능자가 되는 체험을 한다. 만들기의 결과물로 인해 우리는 잠시라도 뿌듯함과 보람을 느끼게 마련이다. 만드는 것을 통해 우리의 세계가 확장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청년자립정착꿈지원사업에서는 지난 10월 청년들을 경험부자로 만들어 주기 위해 무언가를 만들어보고, 그 결과물을 이웃과 나누는 ‘별별체험’을 진행했다. 이번 별별체험의 주제는 청년들에게 수요조사를 거쳐 가장 많이 응답을 얻은 가죽공예 체험이다. 카드지갑 두 개를 만들어 하나는 만든 사람이 갖고, 하나는 사회복지관을 통해 나눔을 하기로 했다.
여러분 이게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곧 알게 될 겁니다.”
가죽공방 선생님의 경고를 가볍게 들었지만, 시작하자마자 알게 되었다. 선생님 말씀이 백번 옳다는 것을. 학창시절 가정가사 시간에 바느질 꽤나 잘 했는데, 마음은 앞서가지만 침침한 눈이 도와주지 않았다. 바늘구멍이 잘 보이지 않아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았다. 가죽과 너무 비슷한 색의 실을 써서 잘 안 보이는 탓이라고 퉁쳤다.
쉼 없는 바느질, 그리고 중간 중간 이어지는 수다, 여기저기서 선생님의 도움을 구하는 다급한 목소리. 나는 실이 자주 꼬이는 바람에 여러 번 선생님을 즐겨찾기 했다.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나자, 우리 중에 만드는 것에 두각을 드러내는 챔피언이 등장했다. 챔피언들은 월등하게 빠른 속도로 바느질을 끝내고, 숙련된 조교처럼 다른 친구들의 작업을 도와주었다!
작은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세 시간 동안 우리는 만드는 행위에 집중했다. 그 결과물로 만들어진 카드지갑. 조금 서투르긴 해도 완성된 카드지갑을 손에 쥐는 순간만큼은 가죽장인이 되어 보는 시간이었다. 하나의 쓸 만한 물건을 만들어보는 것은 꽤나 괜찮은 경험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이웃에게 나누는 것 또한 그러하다. 가죽공예 체험을 통해 우리가 가죽과 가죽을 실로 촘촘하게 연결 했듯, 나눔을 통해 우리는 또 다른 이웃과 이어진다. 별별체험 하나를 통해 우리는 만들고, 나누고, 연결되는 다양한 체험을 했다. 무엇보다 우리 손끝에 있던 온기가 우리가 만든 물건을 통해 전달되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사진: 이동훈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