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리어프리 문화예술단체 <꿈꾸는베프>는 2018년 전국 최초로 시각장애인 타로 프로그램 ‘마음으로 읽는 타로’를 시작했고, 2023년 아름다운재단의 변화의 시나리오 사업을 만나 새로운 도약을 했다. 기존의 시각장애인 타로 심리 상담사 양성과 활동도 여전히 신선한 프로그램으로 평가 받지만 올해는 점자타로 제작이라는 도전을 하며 한걸음 나아갔다. |
마음으로 읽는 타로
‘마음으로 읽는 타로’는 시각장애인의 새로운 활동영역, 시각장애인의 새로운 일자리, 비장애인과 장애인이 접점을 이룰 수 있는 장애인식개선 활동 등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내부적으로도 시각장애인 타로 심리상담사들과 운영단체 꿈꾸는베프 활동가들도 ‘마음으로 읽는 타로’를 진행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많이 받아 만족도와 성과가 높은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시각장애인 타로는 코로나19 팬데믹 시대의 대면 프로그램 단절과 비장애인 타로에 비해 적은 활동 기회 등으로 인해 위기를 맞았고 프로그램을 지속하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을 해오고 있었다.
이러한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아이디어를 나누던 중 ‘점자 타로’를 기획하게 되었다. 시각장애인도 즐길 수 있는 타로 카드, 대면 상담하지 않아도 비대면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타로 카드, 시각장애인 타로 심리상담사들의 활동이 담긴 우리만의 타로 카드를 만들고 싶었다. 막연하게 느껴졌지만 타로 카드 중 메이저 카드 22장을 다시 훑어보며 시각장애인 타로 심리 상담사들이 한줄 조언을 작성했고, 시각장애인의 언어인 점자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을 진행했다. 카드의 숫자, 글귀는 모두 비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 인쇄와 점자 인쇄를 하여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점자타로를 만들었다.
모두가 함께 즐기는 점자 타로
점자타로에 대한 관심은 생각 보다 더 뜨거웠다. 배포 링크를 오픈한지 하루 만에 제주도부터 서울까지 시각장애인 100여명이 신청하여 예상보다 일찍 신청을 마감해야했다. 우편으로 배송된 점자타로를 받고 전국의 시각장애인이 다양한 의견을 보내주어 점자타로를 만든 보람과 함께 더 나은 점자타로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도 느꼈다. 부산에서 활동하는 시각장애인 선생님들에게는 직접 나누어 주었다. 주된 평가는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타로 카드가 있다는 게 새롭고 신가하다’는 것이었다. ‘타로 카드 78장 모두를 점자 타로로 만들어 달라’, ‘시각장애인이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타로 카드를 만들어 달라’, ‘타로 카드 조언 외 에도 타로의 더 많은 이야기를 카드에 담아 달라’ 등 다양한 의견은 더 열심히 시각장애인 타로를 발전시켜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했다. 지속가능한 시각장애인 타로를 위해 시도한 점자타로는 우리에게 더 많은 과제와 무게감을 안겨준 기분이다.
점자타로 제작과 함께 ‘마음으로 읽는 타로’는 부산시민공원에서 6월~8월까지 매달 타로 부스를 운영하며 부산 시민들과 만나 다양한 고민을 나누었다. 시각장애인 타로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우리만 열심히 해서 성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고민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타인이 있어야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2023년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를 통해 ‘마음으로 읽는 타로’는 시각장애인 타로와 함께 마음을 나눠준 많은 사람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만났다. 이 뜻 깊은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 되고 더 확산되었으면 한다.
글 | 꿈꾸는베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