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우리 사회의 의제들도 다양해집니다. 그에 발맞춰 공익활동 또한 새로운 영역에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신생 공익단체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인큐베이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통해 2012년 AMC 팩토리(3년 지원), 2013년 지리산이음(3년 지원), 2014년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3년 지원), 2016년 노동예술지원센터 흥(3년 지원), 2017년 제주다크투어(3년 지원), 2018년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3년 지원)을 지원했으며, 현재는 2019년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3년 지원), 2020년 느린학습자시민회(2년 지원), 2021년 부산인권플랫폼 파랑(3년차 지원중), 2022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2년차 지원중), 바다살리기네트워크(1년차 지원중)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참여한 단체들과 함께 네트워크 워크숍을 진행했는데요. 자리에 참석했던 지리산 이음의 자유 활동가가 작성한 후기를 공유드립니다. |
맞은편 : 마주 바라보이는 편
11월 30일, 지리산에서 4시간이 걸려 도착한 서울은 무척이나 추웠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지난 2012년부터 지원한 공익단체인큐베이팅지원사업의 네트워크 워크숍 참석을 위해 오랜만에 온 서울이다. 워크숍 장소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반가운 얼굴을 만났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변미혜 선생님이다. 작년 네트워크 워크숍에서 처음 인사를 나눴는데 벌써 1년이 지나 다시 만나게 된 것이다. 지원 1년 차 동안 어떻게 지내셨을까? 작년에 만났던 다른 분들도 오실까? 궁금함에 워크숍에 대한 기대가 커졌습니다.
다르지만 또 같은
제가 속한 지리산이음처럼 아름다운재단으로부터 공익활동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은 또는 현재 받고 있는 7개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한 곳에 모였습니다. 청소년성소수 위기지원센터 띵동, 제주다크투어,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그리고 내년에 새롭게 인큐베이팅 지원을 받게 된 바다살리기네트워크입니다.
다양한 색과 형태를 가진 각 단체들의 로고처럼, 단체의 형태와 지역,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영역도 다 달랐습니다. ‘무엇을 함께 이야기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도 잠시 1박 2일 내내 각기 다른 활동과 상황에서 단체를 지속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가운데 솔직한 고민과 신뢰가 가득한 조언들이 이어졌습니다. 마주한 상황과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의견을 보태는 과정에서 느슨하지만, 강한 네트워크의 힘을 느꼈습니다.
우리의 1년은?
단체 행사 일정으로 참여하지 못했던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에서도 인사 영상을 보내주셨다. 파랑의 간략한 소식과 함께 인큐베이팅지원사업 네트워크 단체들과 내년에는 부산에서 만나자는 이야기도 전해주셨다. 파랑과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또 다음의 워크숍에서 함께하고 싶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에서는 1년 차의 활동을 꾹꾹 담아 이야기해 주셨다. 청소년주거권간담회와 창립식이 기억에 남는데 청소년이슈를 다루고 있는 현장단체들도 만나며 네트워크 확대를 위한 고민과 기대도 있다고 말씀해주셨다. 창립식이 성공적 이었다고 했는데 준비하는 단위에서 많은 힘을 받았고 이야기를 전해주셨다. 그 응원과 힘들이 앞으로도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바다살리기네트워크에서는 올해 처음 만나게 된 단체로 해양환경보호를 위한 네트워크단체이며 앞으로 활동가들의 보호, 지속가능한 해양보존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단체를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해주셨다. 특히나 해양쓰레기는 오래전부터 매해 심화되는 사회문제인데 다양한 단체가 함께 모여 행동을 한다고하니 앞으로 어떤 도전과 변화를 만들어나갈지 기대가 되었다.
셰어에서는 4년차 셰어의 후원과 모금활동을 공유해주셨다. 후원과 모금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단체의 정체성을 찾고 어떤 활동을 어떤 영역에서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에 대해서 설명해주셨다. 후원과 모금활동은 결국 단체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잘 공유하는것이 핵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익단체 모두의 고민이기 때문에 직접 셰어의 실제 운영방법과 시도해보는 이야기가 도움이 되었다.
마지막으로는 발달장애청년허브 사부작에서 ‘우리의 활동은 지속가능할까?’ 라는 고민과 도전들을 공유해주셨다. 현재 여러 가지 어려운점들이 있지만 결국 마을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은 ‘관계’의 운동이고 관계가 연결되고 보다 힘을 갖고 확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해주셨다. 특히 선샤인아놀드훌라 공연이 보다 많은 시민들을 만나러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와 활동하는 우리가 바쁘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즐거움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역시나 단체의 지속가능성은 졸업해야하는 고민이 아니고 우리 활동의 의미가 보다 확장되고 연결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리고 맛있는 저녁식사가 끝나고 지리산 이음, 청소년성소수 위기지원센터 띵동, 제주다크투어의 2023년 현재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현재 시민사회 활동에 있어 어려운점들과 극복한 경험에 대해서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조직문화 톺아보기
워크숍 이튿날 단체에게 매우 중요하지만 바쁜 일정에 밀려 꺼내지 못하는‘조직문화’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조직문화 톺아보기”시간을 가졌다. 시작할 때는 어색하고 새로울 것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각자의 고민을 듣다보니 공감가는 부분도 많았고 조언도 해주며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비슷한 규모와 업무내용을 가지고 있는 다른단체들과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사실 단체에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가도 애써 하기에는 늘 후순위로 밀릴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기회가 마련되어 단체들이 우리가 함께 일하는 방법에 있어서 돌아볼 수 있었다. 이 시간을 통해 인큐베이팅 단체들은 서로를 마주 보고 상대를 바라보며 활동가 자신과 조직을 성찰할 수 있었다.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함께 꿈꾸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
마지막 회고의 시간 주어진 포스트잇에 두 단어를 적었다. ‘동료’, ‘1년’ 각 단체들의 1년의 발걸음을 함께 돌아보며 나와 우리 단체의 1년을 돌아보았다. 서로의 성장과 노력을 축하하고 응원하며 나도 함께 위로 받고, 좋은 에너지를 얻게 되었다. 배운 것도 많았다. 앞으로 더 해보고 싶은 것들, 시도해보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1년에 한 번, 짧은 1박 2일을 함께했지만 나눔과 공유 그리고 응원과 지지 속에서 더 나은 사회를 함께 꿈꾸고 의지할 수 있는 “동료”가 된다. 그것이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네트워크 워크숍의 의미이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한 아름다운재단이 참 고맙다.
글 l 채지연 (지리산 이음)
사진 l 임동준 매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