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포구 연남동은 2011년 4월까지 내가 거주했던 곳이다.
그 곳엔 동네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서민마트‘라는 소박한 할인마트가 있다.


모금단체에 근무하다보니 자동적으로 연남동 주변 가게에 무지개 저금통을 
카운터 앞에 놓고 왔고, 저금통을 두고 왔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은 채 이사를 오게 되었다.


저금통을 두고 온지 3년이 지난 2012년 4월의 어느 날.

아름다운재단으로 한 남자분이 전화를 주셨다.
저금통이 꽉 찼으니 빨리 찾아가라고 연남동 ‘서민마트‘ 사장님이 전화를 주신것이다.

여기저기 간사들끼리 수소문한 결과,
내가 살았던 연남동 ‘서민마트‘ 사장님 이란것을 알게 되었고,
주말저녁 황금같은 휴일에 운동도 할겸 걸어서
추억의 동네 연남동 ‘서민마트‘를 1년만에 다녀왔다.

내심 몰라보실까봐 걱정했는데  사장님, 사모님이 쑥스러워 하시며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동네 꼬마들, 아주머니들이 소중한 마음으로 거스름돈을 모아준 것이므로
기부증서도 필요없다시는 사장님!!

증서는 필요없지만 대신 새 저금통은 다시 가져와 달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고보니 주말에 즉흥적으로 가느라 기부증서도, 새 저금통도 챙겨오지 못한 것이다.  


저금통을 개봉하니 이렇게 많은 동전들이 쏟아졌다.
거스름돈을 모아주신 연남동 동네분들의 정성과 마음이 느껴진다.  

일주일후, 기부증서와 새 무지개 저금통을 가지고 연남동으로 다시 운동하러 갔다.
다행스럽게도 사장님 내외분이 모두 계셨다.
새로운 저금통과 기부증서를 드리니 여전히 쑥스러워 하시며 기부증서가 필요없다고 말씀하신다.  


얏호!!!!!!  이번에는 큰 수확이 있었다.
억지이긴 했지만 사장님 내외분 사진도 찍고, 연락처도 받아오고, 주소도 알아냈다.
돌아올때는 시원한 캔커피도 선물로 주셔서 더위도 달랠 수 있었다.
참. 고맙습니다.


너무나 서글하게 인상 좋으시고,
빤짝빤짝 빛이 나시는 ‘서민마트‘ 사장님 내외분을 소개합니다.

사모님이 말씀하셨다.
” 이 양반 장사하면서 신이났어요. 신이 났어~
코흘리개 아이들 돈도 좋은일에 쓰라고 막 반 강제로 저금통에 넣게 하시고 내가 참 못살어요.” 

지난 3년동안 남모르게 꾸준히 모금활동을 해 오신
사장님 내외분이 ‘진정한 모금 활동가’란 생각이 들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사장님 내외분의 그 마음을 소중히 담아 좋은 곳에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잊고 지냈지만, 3년간의 약속을 잊지 않고 지켜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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