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변화의 시나리오 -인큐베이팅> 선정단체 AMC-Factory

아름다운재단은 공익단체와 그 사업을 지원합니다. 그 동안은 이미 열심히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들의 사업만을 지원했으나, 2012년에는 좋은 생각으로 모인 사람들이 새로운 단체를 만드는 것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2012 변화의 시나리오 – 인큐베이팅>은 그 첫 대상으로 <AMC – Factory>를 선정했습니다. <AMC- Factory>는 이주민을 포함한 다문화 문화예술가들이 모여 만든 “아시아 미디어 컬쳐 팩토리”의 영문 약자입니다.

후원모집을 CMS 은행계좌 개설과 단체등록, 임시 사무실 마련, 단체설립을 위한 각종 교육과 미팅… 그리고 회의들. 선정발표 직후인 작년 12월부터 3개월의 시간 동안, 아름다운재단 사무국과 활동가 모두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3월에는 홍대 근처에, 이 단체가 운영하는 복합적인 다문화/예술 센터가 오픈합니다. 이 센터의 이름은 비자도, 고용허가증도 필요없는 자유로운 항구라는 뜻의 <Free Port(프리포트)>라고 지었습니다.


돼지고기, 닭고기, 야채… 다문화 바베큐

 

공장이 쉬는 토요일, 청평으로 워크샵을 떠났습니다. 바리바리 싸들고 청평 기차역에 모이니, 마치 대학시절 MT를 떠나는 기분입니다. 1박 2일 동안 먹을 식량으로 냉장고를 가득 채웠습니다. 아름다운재단에서는 이 사업을 담당하는 임오윤과 이선아 간사가 따라 갔습니다. 잘 하시는지 한번 보고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간만에 기분나게 MT를 따라가고 싶은 마음이 더 컸습니다.

<AMC- Factory>는 방글라데시, 몽골, 네팔, 한국 등 여러나라의 문화예술 활동가들이 모였습니다. 그래서 음식문화도 다양합니다. 특히 종교적인 이유로 돼지고기를 못 먹거나, 채식주의자들이 있어서 오늘의 메뉴는 돼지고기, 닭고기, 야채로 구성된 바베큐입니다.

후원회원을 모집합니다

 

이번 워크샵에서는 곧 오픈할 센터 <Free Port>의 인테리어를 어떻게 할지, 그리고 앞으로 회원모집과 단체운영을 어떻게 할지를 결정해야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이 지원하는 3년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이 끝나면 <AMC -Factory>는 자립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후원회원 모집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 지원을 통해서, 3년간 <AMC- Factory>를 후원하는 기부자들이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AMC- Factory>를 대신하여 후원금에 대한 기부금영수증을 발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3월에 있을 <Free Port> 오픈도 소개해드릴 예정입니다. <Free Port>는 영상, 음악, 연극 등 다양한 다문화 컨텐츠들을 배우고 향유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센터에는 카페가 함께 운영됩니다. 그래서 홍대와 다문화에 관심이 있는 시민들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끈따끈한 명함이 나왔습니다

회의는 진지합니다. 처음 시작하는 단체이니 만큼, 모두의 의지와 열정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가끔 한국말이 어려운 멤버를 위해 종종 통역을 곁들여집니다. 오늘은 <AMC -Factory>의 주축이 되는 방글라데시와 몽골, 한국의 멤버가 참석했습니다. 마침 따끈따끈한 명함이 나온 날이어서, 다들 기분이 남다른 듯합니다. 오늘부터 명함 배포 개시!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종종 <AMC – Factory> 활동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뜨거운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마붑 알엄


<AMC – Factory>의 대표 마붑 알엄입니다. 눈에 익으시다구요… 그렇다면 당신은 영화의 식견이 높은 사람입니다.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와 한국 학생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반두비>의 주연배우입니다.

한국에 온지 18년이 된 그는, MWTV를 비롯한 다문화 활동단체에서 일해 왔습니다. 그는 몇 년전 다문화 행사를 준비하면서 모였던 이주민 문화예술가들과 의기투합 했었습니다. <AMC – Factory>는 그 모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그는 <AMC – Factory>를 만들기 위해, 오랫동안 꿈이었던 대안학교 설립을 위해 모아두었던 사재도 보탰습니다. 앞으로 책임있고 훌륭한 대표로서 <AMC – Factory>를 이끌어 나갈 것입니다. 갑자기 삼천포로 빠지는 얘기지만… 백진희는 참으로 내 스타일입니다…



정소희

정소희 활동가는 영상 전문가입니다. 찍고 편집하고 만들며, 미디어 교육 강사로도 활동합니다. 그녀는 <AMC – Factory>의 사무국장을 맡아 단체의 살림과 정책을 책임질 것입니다. 꼼꼼한 일처리와 실무력을 가진 멤버입니다. 아직은 한국사정에 서툰 동료들을 위해 많은 일을 떠맡고 있지만, 점차 이주민 동료들에게 일을 나눠갈 계획입니다.

이미 그녀도 잘 알고 있다시피, <AMC -Factory>는 능력있는 한국인과 그 ‘친구들’로 구성된 단체가 아닙니다. 그동안 다문화/이주노동 운동은 열악한 한국사회에서 피땀흘려 성과를 이룩해왔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한국인 활동가의 비중이 높아짐으로 인한 일정한 문제들도 있었습니다. 정소희 활동가는 누구보다 이 점을 잘 알고 있고, 바로 이 점에 대한 고민이 <AMC -Factory>를 함께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천유라

 

포토그래퍼인 천유라 활동가는 ‘달다’라고 불립니다. 닉네임입니다. 아직은 <AMC – Factory>에 전격적으로 함께 하고 있지는 못하지만, 꼭 필요하고 중요한 일마다 결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AMC – Factory>가 튼튼하게 성장해서, ‘달다’ 와 같은 능력있는 상근자를 ‘스카우트’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물론 지금 ‘달다’가 활약하고 있는 단체에게는 미안한 일이겠지만요…

늦었지만 얼마전 대학을 졸업한 ‘달다’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사람입니다. 그녀가 해왔던 많은 일들과 아르바이트, 활동을 듣고 있으면 괜히 내가 부끄러워집니다. 그녀에 비하면 ‘널널한 오윤씨’는 36년 동안 그저 놀고 먹었던 것과 다름이 없으니까요. 



로빈과 산타

왼쪽에 있는 친구가 로빈, 오른쪽에 있는 친구가 산타입니다. 둘은 모두 방글라데시 이주민 2세입니다. 아주 어릴 때 부모와 함께 한국으로 왔거나, 한국에서 태어난 이들은, 한국에서 학교를 다니고 한국의 친구들과 자랐습니다. 분명한 것은, 부산에서 올라온 지 10년이 넘어가는 ‘낯가리는 선아씨’보다 서울말을 더 잘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스울 말은 끝만 올리믄 되는 거지만요…”

산타는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아직 한국말에 서툰 부모님을 대신해 가장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AMC – Factory>에서는 각종 MC와 행사기획의 역할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처음보는 사람에게도 좋은 인상을 주는 ‘사교친화적인’ 산타는 앞으로 <AMC – Factory>의 중요한 일원이 되어 유재석을 뛰어넘을 것입니다.

로빈은 배우입니다. 로빈의 얼굴을 알아보는 보신다면, 아마 당신은 영화를 사랑하는 분이거나, 혹은 유준상을 사랑하는 분입니다. 영화 <로니를 찾아서>에서 주연으로 연기했습니다. 저는 영화를 즐겨보지는 않는 편이라서… <로니를 찾아서>를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AMC -Factory>와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워크샵을 마치고 돌아간 다음날 IP-TV로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로빈의 연기가 좋습니다. 다들 한번 보시기를 바랍니다. 여기에는 마붑알엄 대표도 출연합니다. 



가나와 이뜨레

왼쪽이 가나, 오른쪽이 이뜨레입니다. 몽골 이주노동자이자 문화예술가입니다. 두 사람은 가수입니다. 어쩌다가 사진에 표정이 이상하게 찍혔는데, 진지한 자세로 회의 하는 장면입니다. 두 사람은 다른 멤버들에 비해 한국말이 조금 힘들다보니 회의에서는 이런 표정이 자주 나옵니다. 사실, 이들이 한국말을 잘 못한다기 보다는, 다른 멤버들이 너무 잘하는 거겠죠. 서울생활 16년째인 저보다도 서울말을 잘하니까요.

가나는 <슈퍼스타 K>에도 출연했던 제법 유명한 가수입니다. 몽골에서 열린 오디션 프로그램에서도 10위 안에 드는 실력파입니다. 이승철과 임재범을 좋아하는 가나는, 현재 다문화 노래단 <몽땅>에서 가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검색창에 가나의 본명인 ‘Gantogoo’를 치면 가나가 활약했던 각종 가요제와 출연장면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 중에 <슈퍼스타 K> 출연장면을 퍼왔습니다. 음… 원래 심사위원 노래를 부르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용감하게 이승철 앞에서 이 노래를 불렀군요




이뜨레는 한 가요제에서 가나를 만났습니다. 이승철과 임재범, 윤도현을 좋아하는 공통점을 가진 둘은 친구가 되었고, 함께 <AMC -Factory>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뜨레는 워크샵 뒤풀이에서 몽골 노래를 불러 주었습니다. 가나가 화음을 넣었습니다. 먼곳에서 온 <AMC – Factory>멤버들은 가사는 알아들을 수 없지만, 깊은 공감대의 향수를 함게 느꼈습니다. 고향 갱상도를 떠난지 16년때인 저를 포함해서요.


 

<이뜨레의 몽골 노래… 제목을 들었는데 알아들을 수 없었음. 플레이를 눌러보세요>


 


다문화 바베큐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안 먹습니다. 힌두교인은 소고기를 안 먹고, 믿음이 깊은 불교인과 채식주의자들은 고기를 못 먹습니다. <AMC – Factory>의 식단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서 준비됩니다. 오늘은 삼겹살, 닭갈비, 버섯과 야채로 구성된 다문화 바베큐를 준비했습니다.

 

이뜨레와 가나가 고기를 잘 굽고 있길래… 역시 몽골 사람은 칭기즈칸을 닮아서 고기를 잘 굽는다고 하니까… “몽골에서 고기, 물에 삶아 먹어요” 라고 합니다. -_-;… 미안합니다. 몽골 사람은 모두 육식에 강하다는 저의 편견이었나 봐요. 양송이를 구울 때는 버섯물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는 한국식 법은, 제가 가르쳐 주기도 전에 산타가 나서 알려줍니다. 


커리와 뒤풀이 

 

바베큐를 맛있게 먹고 난 후에, 추워서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저마다 한 솜씨 한다는 사람들이 안주를 만드는데요. 이선아 간사가 자신은 ‘주부 9단’이라며 주방 쉐프를 자초합니다. ‘자처’가 아니라 ‘자초’합니다. 물론 선아씨의 음식도 ‘맛있었다고 말해줄 수 없지 않을 수 아니하지 아니하게 인정해줄 수‘ 있지만…
하일라이트는 로빈이 만든 방글라데시 커리였습니다. 하지만 오래간 만에 즐거운 뒤풀이에 빠져 커리 사진을 찍지를 못했군요. 만일 훌륭한 로빈의 커리를 맛보시려면… <AMC – Factory>의 회원이 되시면 됩니다.



우리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자인 이효리님이 광고하는 ‘처음처럼’이 아니어서 아쉬웠지만… 월남쌈과 커리와 함께하는 즐거운 뒤풀이가 이어졌습니다. ‘달다’의 졸업 축하 써프라이즈도 있었습니다.

저는 평소 술이 세다고 믿고 있었는데… 가끔 가나가 “형 담배피러가요”라고 하면 몇 번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고, 이뜨레와 칭기즈칸 얘기 하다가. 로빈과 산타의 청춘상담도 했다가, 정소희 국장과 앞으로 사업 얘기도 하다가, 마붑 대표와 다문화 관련 얘기도 하다가… 대충 군대군데 기억이 나는 것도 같지만, 결국 필름이 끊겼습니다. 이제 마포일대 선술집을 주름잡던 저도 다됐나 봅니다.

청평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 <AMC – Factory>의 멤버들은 저마다 명함과 후원신청서를 챙겨들었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2012 변화의 시나리오 – 인큐베이팅>의 첫번째 선정단체 <AMC – Factory>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AMC -Factory 블로그 : http://www.amcfactory.org/
이주민문화예술센터 Free Port 카페 : http://www.freeport.or.kr/

 

 

 

댓글 3

  1. 백설엄마

    진지하게 읽던 중, 백진희가 내 스타일이라는 글에 꽂혀서 웃음이 나왔네요 ㅎㅎ AMC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자주자주 소식 전해주세요^^

  2. 기대연

    우와~잘 봤습니다.앞으로도 열심히 하세요.AMC 화이팅~

  3. 지글지글 구워지는 생생한 바비큐 사진에서 멈칫~ ㅋㅋ 완전 맛나겠네요.먹고 싶음..;;생생한 MT후기 넘 잘봤습니다. AMC – Factory도 무한 성장~ 하시길 바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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