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아동복지시설 퇴소 후 생계를 위해 경제활동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비진학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배움의 기회 제공을 통해 선택권을 확장하고, 지지체계 형성을 통한 심리정서적 안전망 마련하고자 ‘청년배움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은 생활 금융 플랫폼 카카오페이의 지원으로 진행되며, (사)파이나다운청년들과 협력사업으로 운영되었습니다. |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이 4년제 대학교를 졸업하는 비율은 2020년 기준 12.9%였으며,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다. 진학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는 85.2%가 경제적인 사정 때문이었다. 재정적인 고충 속에 자립준비청년들의 절반은 세상살이가 외롭고 두려워 삶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 현실에 주목해 아름다운재단은 자립준비청년들을 대상으로 2023 청년 배움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은 단순한 지원금 지급이 아니라 자립준비청년마다 소망하는 삶을 위한 배움, 풍요로운 일상을 위한 개인 상담과 재정 컨설팅, 정서적인 지지를 위한 또래 커뮤니티 활동 등 통합적인 지원으로 그들의 자립을 전심으로 응원하고 있다. 실제로 그 진정성에 힘입어 장태형 청년(가명)과 윤지민 청년(가명)은 다채로운 배움의 여정 속에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며, 힘차게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중이다.
희망찬 미래를 향한 용기
윤지민, 장태형 청년은 배움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다. 그래서 윤지민 청년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 미디어 관련 학과로, 장태형 청년은 특성화고 인턴십 이후 바이오 관련 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다. 그들은 학업과 취업이라는 갈림길에서 주위의 권유보단 자신의 소신에 따라 대학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그런 만큼 그들은 대학에서 충실히 학업에 열중하고, 다양한 경험을 축적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결코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저는 대학교 4학년 때 마케팅 관련 회사에 취업할 수 있었는데요. 업무가 제 생각과 다르고, 강도도 무척 세서 점점 지쳐만 갔어요. 그래서 퇴사한 후 진로를 다시 고민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아무래도 제가 동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사업도 고려하고 있어 수의학과에서 공부한 다음 연관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윤지민 청년)
“저는 특성화고 시절의 전공을 살려 비슷한 계열의 학과로 대학에 진학했는데요. 인턴십에서도 체감했지만 제 전공이 적성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내내 회의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고심 끝에 예전부터 마음에 두었던 사회복지사와 직업상담사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장태형 청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에 성공하면 온전히 자립을 실현할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현실이 앞을 가로막자 그들은 당황했고, 방황도 했다. 그 속에서 그들은 다행히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었다. 다만, 준비하는 과정이 여간하진 않았다. 그러던 중 윤지민 청년은 인터넷 검색으로, 장태형 청년은 사회복지사 추천으로 청년배움지원사업을 접하고 동참하게 됐다. 그들은 이 사업으로 새로운 목표를 향한 배움에 집중할 수 있었고, 미래를 향한 용기를 북돋을 수 있었다.
“일단 수의학과에 진학하기 위해 저는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치러야 했는데요. 이 사업을 통해 온라인 학습, 교재 구입, 독서실 등록 등이 가능했고, 공부에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9월 모의고사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점수를 받았고요. 지금은 11월 본 시험의 결과를 기다리는 중인데요. 문제를 푸는 시간이 부족해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윤지민 청년)
“그동안 저는 사회복지사와 직업상담사란 진로의 틀만 잡아놓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사업에 함께하며 사회복지사와 직업상담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수 있었고요. 유관 스펙을 향상시키기 위한 본격적인 배움도 시도할 수 있었어요.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장태형 청년)
안정적 자립을 위한 변화
저마다 희망하는 미래를 위해 오롯이 배움에 매진한 윤지민 청년과 장태형 청년.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와 자격증 취득을 위한 공부 외에도 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배움을 아울러 수행할 수 있었다. 이는 청년배움지원사업이 배움활동비는 물론 기초자립비와 배움활동보조비도 지원하며, 청년들이 자립을 위한 폭넓은 경험을 쌓아가도록 권하는 까닭이다. 그래서 윤지민 청년은 영상을 제작한 후 공모전에 출품해 입상하기도 했고, 장태형 청년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며 체력을 강화하고 있다. 그 가운데 그들은 개인 상담과 재정 컨설팅도 받으며 마음을 정돈하고 삶도 정비해 나갔다.
“제게 개인 상담은 의미가 특별했어요. 사실 퇴사한 후 우울증에 시달려 힘들었는데요. 개인 상담을 통해 현실을 회피하려는 저를 발견했고요. 조금씩 부정적인 감정을 직면해 나가며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재정 컨설팅을 통해 통장을 구분하고 지출을 정리하는 등 자산을 계획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되새기게 돼서 무척 좋았습니다.” (윤지민 청년)
“올해로 들어서며 저는 자립과 취업 문제로 머리가 복잡했어요. 진로는 사회복지 계열로 변경했지만, 완전히 만족할 수 없어서 이것저것 따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개인 상담으로 차근차근 생각이 정리됐고, 우선순위에 따라 배움에 몰두할 수 있었어요. 그런가 하면, 그간 저는 재정 관리에 대해 별다른 의식이 없었는데요. 재정 컨설팅으로 제 자산 현황을 확인하고, 소비 패턴도 점검할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장태형 청년)
개인 상담과 재정 컨설팅의 고무적인 영향력 속에 또래 활동도 설렘으로 참여했다. 관심사에 따라 팀을 구분해 진행된 또래 활동에서 자립준비청년이라는 공감대 위에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지지하는 존재로 자리했다. 그래서인지 또래 활동이 더욱 확장되길 소망했다. 이를테면 지금처럼 팀별로 수행하는 또래 활동과 함께 이 사업의 청년 모두가 깊이 교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대했다.
“또래 활동 관련 프로그램이 보다 늘어나면 좋겠지만, 이대로도 이 사업에 만족하고 감사하고 있어요. 실제로 이 사업으로 다양한 배움과 활동을 경험하면서 제 계획을 추진하고 변경할 수 있었고요. 안정을 회복하며 내면을 다졌고, 마음이 통하는 친구도 만났어요. 그러면서 제 가치관도 변했어요. 예를 들어 예전에는 저의 부족한 부분을 철저히 관리하고자 했다면 이제는 인정하고 수용하며 보완하고 있어요.” (윤지민 청년)
“저 역시 지원사업 참여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는데요.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단계별로 성취해 나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게다가 비슷한 환경의 자립준비청년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어 진심으로 기뻤죠. 그 가운데 저는 이 사업이 트램펄린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신의 의지만 충분하면 점프하는 만큼 뛰어오를 수 있으니까요.” (장태형 청년)
윤지민 청년과 장태형 청년은 그간의 배움과 활동 속에 삶의 갈피를 잡을 수 있었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며 그것을 이루고자 정성을 기울였다. 그사이 스스로 인지할 만큼 성장했고, 성숙했다. 사고는 긍정적으로, 행동은 적극적으로 변모했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에 따르면 사고와 행동이 바뀌면 습관과 인격이 바뀌고, 궁극적으로 미래가 바뀐다. 이는 움틔운 사고와 행동의 변화가 성공적인 자립으로 결실 맺을 수 있다는 뜻이다. 지속적으로 배움의 깊이를 확장해 나가고, 지지 체계를 형성해 나가는 중인만큼 앞으로 당당히 실현할 그들의 세상이 사뭇 기대된다.
글. 노현덕 l 사진. 이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