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더위캠페인 배분(사업지원-선풍기/여름이불 지원)에 앞서 아름다운재단의 선풍기와 이불이 어떤 어르신들에게 전달이 되는지 살펴보기 위해 이번에 선정된 홀로사는 어르신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을 다녀왔습니다.
대체로 어르신들이 지내고 있는 집은 지붕 개보수가 시급한 곳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장마에 또 비가 새기라도 하면 그 습한 기운을 약해진 체력으로 어떻게 감당해 낼 수 있을까요.
이렇게 낙후된 골목길을 지나고 또 지나 도착한 홀로사는 어르신들의 공간
창문이 하나 같이 모두 자그마했습니다.
모기장은 둘째 치더라도 무더위, 방안의 열기를 빼내기에는 턱없이 작은 창문과 오른쪽의 저 창살이 빼곡한 창문도.
창문은 바깥 세상을 향한 통로인데 저렇게 작은 창문을 보다보면 삶에 대한 희망도 창문만큼 작아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엌이라는 공간이 따로 없어 어르신이 방 앞에 마련한 간이 부엌. 냉장고마저 없습니다. 여름철, 건강하고 신선한 음식을 조리해서 먹기란 불가능한 부엌이네요.
빌딩의 1층 조그마한 가게를 거주지로 삼고 있는 어르신. 오른쪽에 놓인 하얀 선풍기는 이웃에게 잠시 빌린 것이라 합니다. 안락한 집이 아닌 가게를 방으로 삼아 생활하는 고달픔. 그 고달픔을 짐작하는 것은 어르신에 대한 결례라는 생각이 들어서 생각을 접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공간이 집이라는 생각이 안들어서인지, 아니면 정리할 여력이 없으신건지 그냥 여기저기 널린 물건들로 누울 틈조차 챙기기 힘든 공간이었습니다.
가건물로 지어진 집. 사진과 같이 창문이 하나 뿐이어서 맞바람은 꿈도 꿀 수 없답니다. 그래서 집문을 열어두었더니 바깥의 먼지는 물론이고 오고가는 차량에서 뿜어져나오는 열기로 좁은 방은 더 더워질 뿐입니다.
컨테이너. 그러니, 가건물에서 생활해본 사람들은 대번에 짐작할 수 있겠지요. 가건물은 여름철에는 그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흡수해 버려 안은 바깥보다 더 더워지고, 겨울에는 그 세찬 바람을 다 받아들여 그 어떤 곳보다 추운 골방이 되어 버린다는 사실을요.
저도 일을 하면서 행사 시에 컨테이너에서 지내 본 경험이 있어서인지 어르신의 더위에 대한 그 힘든 마음이 배가 되어서 다가왔습니다.
수납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결국 공용 마당으로까지 나온 세간살이. 그리고 방치된 겨울이불들. 그냥 그 방을, 그 환경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덥습니다. 더위를 날려버리기 위해서는 ‘시각적 요소’도 참 큰데 말이지요.
선풍기 고장으로 습한 기운을 말릴 수 없었던 할머니는 급기야 전기장판의 온도를 높이고 계셨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택한 최선일 뿐인거지요. 방 안에 앉았더니 전기장판의 열기가 후끈합니다. 이열치열이란 말도있지만, 이건 앓아눕기 쉬운 환경입니다.
그나마 그날 본 아이템 중 제일 반가웠던 이 전화기! 시력이 나쁜 어르신들을 위한 다이얼이 엄청 큰 전화기였는데요. 그런데, 한 번 닦아서 사용하면 훨씬 더 좋을것 같은데 어르신은 그럴 여력이 없으셨나 봅니다.
작은 단칸방으로 가기까지 꼭 거치게 되는 좁은 통로와 복도. 지나다니다 낮은 천장에 머리를 부딪히기도 했었어요.
이런 통로에 바람이 잘 들리 있을까요. 덥다. 덥다를 연발하게 되었던 현장.
곰팡이를 덮으려고 위에 벽지를 바르고, 또 발라도 이런 습한 장마에 곰팡이를 이길 수는 없습니다.
골목을 지나다보니 이렇게 폐허가 된 집들이 보입니다. 아래와 같이 굳게 창문이 닫힌 집도 있고요.
이런 집들 사이에 살다보면 정말 숨막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가장 나중에 방문한 곳에서 희망을 발견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폐지를 수집하는 어르신을 만나 뵈려고 했는데 때마침 외출이셔서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만
앞에 노인 상자가 무엇이냐고 그 지역을 담당하는 사회복지사 님께 여쭸더니
이 홀로사는 어르신이 폐지 수집한다는 것을 알고 이웃들이 가져다 준다는 거였지요.
이 광경을 보고 이 상자야 말로 우리 이웃들의 ‘관심’이기에 그래도 홀로사는 어르신들이 힘을 내서 살아갈 수 있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홀로사는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함께하고 있는 우리들이 있다는 ‘관심‘
기부자의 편지가 담긴 생필품 세트를 홀로사는 어르신께 전해드렸을 때에도 그 어르신께서는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니...”하고 연신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이런 물품 지원이 단순한 지원이 아닌 ‘관심’의 표시로 올해 무더위를 버틸 수 있는 희망의 끈이 되어드릴 수 있습니다.
original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있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