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잡해질수록 우리 사회의 의제들도 다양해집니다. 그에 발맞춰 공익활동 또한 새로운 영역에서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신생 공익단체들이 꾸준히 등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에 선정단체인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의 지원 2년차 활동소식을 전해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인권활동가와 단체들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부산인권플랫폼 파랑(波浪)입니다. 2022년 2월 출범 이후 2년차를 맞은 파랑의 2023년은, 부산지역 인권운동현장을 실질적·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자 교육·연구·지원의 부문별 목적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 해였습니다. 출범 1년차 단체의 설립과 사업수행기반을 튼튼히 하는데 집중했다면, 2년차에는 파랑이 정말 하고 싶었던 지역 인권활동가와 단체에 힘이 되는 사업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데 온 힘을 기울였습니다.
‘쉼과 성장’ – 활동가와 단체들의 욕구에 기반한 쉼과 성장을 꾀하다
△ 활동가 성장프로그램 <내일의리더>는 인권운동의 비전과 조직 내 팀워크에 초점을 맞춘 파랑의 교육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는데요, 올해는 부산지역 주요 인권단체를 이끌어가는 중견 책임활동가를 위한 도약프로그램으로 1박 2일 워크숍을 포함해 진행했어요. 활동 경험과 고민이 비슷한 중견활동가들이 조직 내부와 부문별 운동현장에서 리더십을 강화하고, 지역에서 오래 활동하면서도 활동영역이 달라 만나지 못했던 동료활동가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계기가 되고 있어요. △ 단체별 <비전 워크숍>은 3차년도부터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내일의리더> 참여 활동가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총 5회를 진행했어요. 해당 조직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상호신뢰가 수반되어야만 개입이 가능한 <비전 워크숍>은 상당한 준비가 필요한 작업이지만 요청이 있는 한 파랑의 역할을 다하고자 합니다. △ 소진과 트라우마가 염려되는 인권활동가들의 마음을 돌보기 위한 <활동가 마음돌봄 워크숍> 역시, 공개모집이 아니었음에도 지역 안팎의 활동가와 단체들의 지속적인 요청으로 총 10회를 진행하였습니다.
△ 만성적 재정난과 모금기획의 어려움을 겪는 작은 인권단체들에게 실질적인 힘이 되는 <모금기획 워크숍>을 고민한 끝에, 단체별 욕구에 맞춤한 단체별 1:1 워크숍과 참여단체 간 교류를 통한 시너지를 꾀하는 전체 워크숍을 진행했는데요. 모금기획이 단체의 재정난을 극복하기 위한 부담스러운 과제가 아니라, 단체의 활동을 정확히 설명하고 충분히 설득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임을 이해할 수 있어 참여단체는 물론 파랑에도 모금사업에 대한 관점의 터닝포인트가 되었습니다.
△ 부산지역 인권활동가 인터뷰기록집 『나, 활동가』의 출간과 이어진 네트워킹 워크숍은 활동가들은 물론 파랑에도 큰 기쁨을 안겼는데요. 전문출판사가 아닌 파랑이 8명의 활동가를 인터뷰한 단행본을 1년 만에 만드는 작업이 과연 만만치 않았지만, 2022년 연구조사사업 <부산지역인권단체 및 활동가 현황조사>의 후속사업으로 부산지역에서 처음으로 활동가 인터뷰기록집 『나, 활동가』를 출간하고 활동가·청년·시민들과 다양한 형식의 네트워킹 워크숍을 개최하며, 인권운동과 그 운동을 밀어가는 활동가를 지지하고 부산지역의 멋진 활동가들을 널리 알리는 사업으로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영역에서 힘껏 활동하면서도 지역의 동료들과 교류할 기획가 많지 않은 활동가들과 1박 2일 네트워킹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만남을 통해 서로 배우고 연대하는 기회가 꼭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되어 활동가 네트워킹 워크숍은 매년 정례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을 세웠어요.
△ 부산지역 인권활동가들의 세미나에서 출발해 활동가와 연구자, 동료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열린인권강좌로 진행되고 있는 <부산인권아카데미>는 ‘평화’와 ‘법치주의’를 주제로 한 연속강좌와 토론으로 총 7회를 진행했는데요, 우리 사회의 시의성 있는 주제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는 작지만 귀한 공론장으로서 운영되고 있어요. △ 부산지역 인권활동가와 청년·청소년의 만남을 꾀한 <청년 인권배움터>는 일방적 강의 형식이 아닌 직업이나 세대적 공통점을 기반으로 인권활동가와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만나며 인권운동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나의 고민과 역량과도 맞닿아있음을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답니다.
‘연구’ –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흐름을 살피다, 지금 여기 인권운동현장의 쟁점과 과제를 만나다
파랑은 부산지역 인권운동현장에 기반한 현안 발굴과 담론 생산을 위한 연구조사사업도 진행하고 있는데요.1차년도 <부산지역 인권단체 및 활동가 현황조사>로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현황을 횡적으로 펼쳐보았다면, 2차년도에는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흐름-주요인권운동단체 활동연혁 조사(2000~2003)>를 통해 2000년대 이후 부산지역 주요 인권단체의 활동연혁에 기반한 활동내용을 통해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전반적인 흐름을 짚어보고, 20여 년의 지역인권운동의 흐름의 연장선에서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현안을 가늠해보고자 하였습니다. 전문연구자로 꾸려진 연구팀이 선정한 16개 인권단체의 활동연혁을 정리한 조사결과를 기초로 하여, 조사대상 단체의 의견을 수렴한 원고와 결과보고회에 참여한 활동가들과 토론내용까지 수렴하였습니다. 이번 연구조사사업 과정을 통해 지역인권운동현장의 현안 및 쟁점 사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깊이 있는 성찰이 요구되고 있음을 파랑의 과제로 인식하고, 인권의 불가분성과 교차성에 기반한 지역인권운동현장의 연대를 위한 모색을 지속해가고자 합니다.
‘지원’ – 활동가와 단체들에 힘이 되는 직접지원과 인권운동의 활력을 더하는 배분사업을 본격화하다
2023년은 부산지역 인권단체 및 활동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 지역인권운동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지원사업들을 기획하고 추진하는데 주력한 해였습니다. 1차년도 시범사업으로 운영했던 △ 인권활동 소모임지원사업 <모여랑>과 △ 인권현장 지원사업 <오늘의인권>을 정규사업으로 운영하면서, 소규모 배분사업임에도 인권활동가들의 활력을 더하고 현재진행형의 지역인권활동에 대한 응원으로서 배분사업의 의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와 함께, 지역의 인권운동현장을 지키온 활동가들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직접지원사업의 규모를 크게 확대해 △ <부산지역 해고노동자 및 인권활동가 명절선물나눔사업(총 136명에게 설·추석 선물 전달)>과 △ <부산지역 해고노동자 및 공익활동가 건강돌봄 지원사업(총 160명에게 건강검진, 치과치료, 심리상담 지원)>을 추진하면서 지역의 인권단체 및 활동가들에게 파랑의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여가고 있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 역량강화를 위한 파랑의 노력에 뜨거운 연대로 응원하는 동료들이 있기에
지역인권운동현장에 힘이 되는 사업들을 힘차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중요한데요. 이를 위해 파랑의 비전과 미션에 대한 설득력 있는 제안으로 민간재단의 사업지원 기금을 확보하고, 기업·기관·단체·개인 등 다양한 기부처와의 소통과 협력으로 크고 작은 기금을 조성하고 한편, 2차례 대중 모금캠페인으로 모금사업의 경험을 축적하면서 재정자립도를 높이며 지역인권현장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지원체계를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파랑의 가장 든든한 지기들인 후원회원들과 올해 파랑의 교육·연구·배분사업에 참여한 동료활동가들과 함께 출범 2년차 부산지역 인권단체·활동가들을 위한 중간지원조직으로 성장한 파랑의 성과를 공유하고, 감사와 응원을 나눈 <2023 순항보고회>로 파랑의 존재 이유와 나아갈 바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파랑의 항해에 돛이 되고, 등대가 되고, 순풍을 빌어주신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 언제나 파랑의 순항을 일순위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아름다운재단>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지역의 인권현장을 지키고 버텨온 수많은 인권활동가들과 인권단체들이 있기에 파랑이 존재할 이유를 갖습니다. 사단법인 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활동가들의 삶이 건강하고 풍요로운, 그런 인권운동을 꿈꾸며 인권운동을 자신의 몫으로 삼은 이들과 함께 오래 멀리 걸어나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글 | 사진 부산인권플랫폼 파랑
부산지역 인권현장의 활동가와 작은 인권단체들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돕고, 부문별 운동, 현장과 이론, 시민의 연대를 참여로 견인해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고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