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블로그 포스팅은 늘 모금활동 이야기만 풀었던 터라 개인적인 생각과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내는건 무척 쑥스럽고 어색합니다만, 이 이야기는 꼭 전해드리고 싶어서 용기를 내어봅니다. 🙂
우리가 배워 온 ‘예의’
때는 無더위캠페인이 한참 진행되던 지난 6월이었습니다. 홀로사는 어르신들을 좀 더 만나뵙고 어르신들이 처한 열악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조현○ 대리님과 서대문구노인종합복지관의 김민○ 사회복지사님과 어르신들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었습니다.
그 날따라 추적추적 내리는 비로 인해 공기는 습하고 무겁고, 푹푹찌는 장마철이서였는지 그리 기운나는 날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음습한 공기를 한방에 날려버릴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으니…
저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어르신들께 드릴 카스테라를 양손 가득 들고 갔었더랬습니다. 우리는 늘, 어딘가를 방문할 때에는 빈손으로 가기 보다는 자그마한 것이라도 준비해서 가는게 예의라고 배웠으니까요.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저는 그날도 별다른 생각없이 ‘어르신들께 빈손으로 갈수는 없겠는데 그나마 손이 좀 덜가고 부드럽게 먹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대한 답으로 부드러운 빵을 준비해 갔습니다.
그렇게 제 양손 가득 들려있는 쇼핑백을 보신 두 선생님(조현○ 님, 김민○ 님)과의 대화
“성혜경 간사님, 손에 들고 있는 그건 뭐예요?”
“어르신들께 드릴 카스테라요.”
“아, 정말요? 어르신들 너무너무 좋아하시겠다~! 정말 고맙습니다!”
라고 제게 꾸벅 인사를 하시는데… 제가 ‘어르신께 드릴’이라고 말을 꺼냈을 때 선생님의 표정을 영상촬영으로 남겨두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될 정도로 마치, 선생님 두 분이 우리가 함께 방문할 할아버지, 할머니의 손주인 마냥 폴짝폴짝 뛰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두 분의 미소를 보는데 우리 주위에 백개의 형광등이 한꺼번에 켜진 듯이 세상이 환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정말로요…
제게는요. 그 때 선생님들의 모습이 정말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면서도 저를 돌아보게 되는 부끄러운 순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저, 으레하던 마음으로 준비해갔을 뿐인데…
현장에서 일하시는 복지사 선생님들은 정말 진심을 다해 어르신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구나. 그렇기에 저렇게 힘든 현장도 웃음으로 지켜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진심을 다 하다. 진정성이 있다.
제가 몸담고 있는 곳이 그 무엇보다도 ‘가치’적인 부분이 최우선적인 분야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진심과 진정성의 함의에 대해서 더 생각하고 고민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진정성만으로 되는 일은 없겠지만 제가 몸담고 있는 분야는, 그리고 아름다운재단의 업무는 진정성으로부터 시작해서 업무의 기본기인 ABCD는 물론이고 거기에다가 내 능력과 능력 이상의 무언가를 발휘했을 때에만 그 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그래서 때로는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마음을 다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 진정성은 무엇일까? 내 마음의 어디가 부족해서일까?’ 라고 고민하는 제게 찰나의 미소만으로도 그 마음을 보여주신 사회복지 현장의 두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인사 꼭 이렇게라도 드리고 싶었답니다.
저도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닌, 찰나의 행동거지와 말 한마디에도 진정성을 담을 수 있는 간사가 되고 싶습니다. 될 수 있을지, 얼마만큼의 시간이 걸릴지는 알 수 없지만요. 🙂
진심을 다한 진정성으로 임하는 현장의 선생님들과 지역사회의 단체가 매일 이렇게 웃을 수 있도록, 그 마음 담아낼 수 있도록 캠페인 담당자인 저도 노력하겠노라 다짐해봅니다.
그리고 이런 측면에서 살펴보면… 이번 無더위캠페인의 결과로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를 통해 1,567명의 어르신께 선풍기와 여름이불을 전달해 드렸으니 결국 현장의 선생님들께서 홀로사는 어르신들께 선사해드렸을 웃음의 일부분은 우리 아름다운재단의 기부자님들께서 선물해 드린 것과 다름없지 않을까요? ^ ^
無더위캠페인에 참여해주신 기부자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두비두비(dobedobe)
진정성. 가슴으로 일해야하는 사람들에게 늘 고민해보게 되는 단어인거 같아요. 와 닿습니다. 가슴에 팍-!
팬
성혜경간사님 팬이에요. 간사님 냄새가 폴폴나는 글입니다. 너무 좋네요. 새삼 나의 진정성을 돌아보는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