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KT&G장학재단 지원으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와 함께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은 가정에서 필요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쉼터에서 학업을 유지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안정적인 자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학습보조비를 지원합니다. 청소년들 곁에서 사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전국 청소년 쉼터 관계자들과 함께 지원사업의 결과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다양한 지원사례들이 공유되었고 앞으로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말씀을 전해주셨습니다. 이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드립니다.  

청소년기의 생활 환경과 성장 기회는 삶의 향방을 결정한다. 하지만 가족의 폭력, 학대, 방임 등에 의해 가정 밖으로 내몰린 청소년들은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 삶의 갈피를 놓치고 어찌할 바를 모르기도 한다. 그러한 곤경을 파악한 아름다운재단은 가정 밖 청소년들이 한껏 진로를 탐색하고, 오롯이 자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와 협력해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2023 청소년교육비지원사업 평가회의 모습

평가회의에 참석 중인 쉼터관계자들의 모습

평가회의에 참석 중인 쉼터관계자들의 모습

 

사업을 통해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은 삶의 생기를 찾았고, 꿈의 나래를 펼쳤다. 고무적인 변화는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 평가회의에서 확인됐다. 지원 사례를 발표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며, 그 성과와 의미를 조명하는 평가회의는 지난 1월 26일 페럼타워에서 개최됐다. 서울부터 제주까지 전국에서 모인 청소년쉼터 관계자는 사업을 수행하며 청소년들과 함께한 현장의 기록을 생생하게 공유했다.

지원 사례를 나누다 – ‘꿈을 향한 첫발’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 평가회의’는 청소년쉼터 관계자들이 그간의 지원 경과를 상호 보고하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들은 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청소년들의 소망을 지원했고, 그 결과 대다수 자신감과 자존감이 상승하며 성장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저희가 지원한 청소년은 언어활동이 원활하지 못해 평소 학업적인 좌절감이 컸는데요. 교육비 지원으로 제과제빵에 관심을 갖게 됐고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가운데 성취감과 행복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부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저희는 애니메이션 학과에 재학 중인 대학생을 지원했어요. 개인사 때문에 그동안 수업을 쫓아가지 못했지만 교육비 지원으로 미술학원에 등록해 실력을 보완할 수 있었고 지금은 대학생활에도 집중하고 있어요. 게다가 대학교 위치상 거리가 상당한데 학습보조비로 교통비가 지원돼 크게 도움되었습니다.” (군산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저희는 2명의 청소년을 지원했어요. 그중 1명은 연기자 지망생인데 교육비 지원을 통해 연기학원에서 교습받게 됐고 올해 성공적으로 연기학과에 진학했어요. 또 다른 1명은 원래 꿈이 없었지만 교육비 지원으로 진로를 탐색하게 됐고 현재 성실하게 캐드를 배우는 중입니다.” (수원남자단기청소년쉼터)

“저희가 지원한 청소년은 국영수 중심 보습학원에 다니고 있어요. 처음부터 공부에 대한 열의가 강했지만 부모님께서 학원비를 지원해 주지 않아 무기력감이 상당했는데요. 아름다운재단 교육비 지원으로 학원을 다닐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워하더라고요.” (시흥여자단기청소년쉼터)

“저희는 미용고등학교의 학생을 지원했는데요. 교육비 지원으로 미용학원에서 자격시험 연관 역량을 쌓아갈 수 있었어요. 그러면서 미용 실력이 늘고 학교에서 칭찬도 받으며 자존감이 높아졌고요. 부정적이었던 사고방식도 긍정적으로 변화했습니다.” (천안여자단기청소년쉼터)

“저희는 필라테스 강사가 꿈인 청소년을 지원했어요. 이 청소년은 교육비로 필라테스를 지속적으로 강습받는 한편, 학습보조비는 필라테스 의복이나 도구에 활용했는데요. 필라테스를 체계적으로 접하게 됐다며 너무 기뻐했죠.” (인천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청소년쉼터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교육비와 학습보조비 지원을 통해 희망적으로 변모한 청소년들의 모습을 언급했다. 그렇게 지원 경과를 전반적으로 살펴본 데 이어 이제는 지원 사례를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순서였다. 발표는 대표로 강원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사례관리자가 준비했다. 사례관리자는 쉼터 내 청소년이 교육비 지원을 통해 꿈의 청사진을 구체화하고 자립의 발판을 마련하는 과정을 세세하게 풀어냈다.

강원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지원사례 발표

강원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지원사례 발표

강원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사례관리자에 따르면 해당 청소년은 부모의 방임으로 적절한 교육이 이뤄지지 못해 사고력과 이해력이 부족했다. 그래서 헤어, 메이크업, 네일아트 등의 자격시험을 수없이 치렀으나 필기시험을 통과하지 못했고, 좌절 속에 자기 비하가 잦았다. 그 가운데 아름다운재단 교육비 지원을 통해 자동차운전면허 자격시험에 새롭게 도전하게 됐다. 이번에도 필기시험은 어려웠다. 하지만 끊임없는 시도로 네 번 만에 합격할 수 있었고 실기시험은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하며 마침내 자동차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이 청소년의 마음에는 포기하지 않으면 실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자존감이 움텄다. 그 자신감과 자존감으로 지금은 제과제빵사 자격시험을 공부하고 있다.

“이 청소년에게 사업의 가치에 대해 물어봤는데요.
‘친구들은 부모님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지만 저는 그러지 못하는 만큼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은 특별한 경험의 기회로 다가왔다. 지원을 통해 확신을 갖고 베이커리카페 창업을 꿈꾸고 있다’며 연신 감사한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현재 이 청소년은 레스토랑을 겸한 카페에서 2년째 성실하게 근무하고 있어요. 6개월 내 자립을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강원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사업 발전을 논하다 – ‘청소년을 위한 진심’

지원 경과와 사례를 발표하며 회의장의 분위기는 한층 무르익었다. 지금부턴 사업의 발전 방향을 다각적으로 논의할 차례였다. 청소년쉼터 관계자들은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개선점과 제안점을 개진해 나갔다. 우선 사업의 시의성이 수면 위에 올랐다. 교육비 지원 일정은 2023년 9월부터 2024년 1월까지였다. 이는 청소년쉼터에서 거주하는 가정 밖 청소년 대상자의 유동성을 고려한 기간이었다.

지원사업이 꿈꾸는 청소년들의 자립

지원사업이 꿈꾸는 청소년들의 자립


“단기청소년쉼터의 경우 청소년이 부정기적으로 입소하다 보니 사업의 신청 기간이 분기별로 진행되면 좋겠어요.” (시흥여자단기청소년쉼터)

“그런가 하면 청소년들은 보통 1월 전후나 7월 전후의 방학 동안 학습을 보충하며 자격증을 준비하곤 하고요. 대학생들도 그쯤 학비나 기숙사비를 감당해야 해서 사업이 그 시점을 아울러 적용할 수 있다면 아주 유용할 것 같아요.” (성남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청소년쉼터 관계자들은 다양한 청소년이 적시 적소에 교육비를 활용하길 희망하며 지원 일정에 대한 의견을 활발히 주고받았다. 다음으론 지원 방식이 거론됐다. 본 사업은 교육비가 2회, 학습보조비가 매월 지급되며, 지원금 중 일부는 청소년쉼터에 또한 일부는 청소년에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청소년의 자율성과 경제성을 키우기 위한 취지도 담겨 있었다.

“저희는 청소년에게 지원금이 지급된 후 적절히 사용될 수 있도록 교육하며 사이사이 점검했고요. 청소년도 자신의 생각을 밝히며 곧잘 활용했어요. 다만, 학습보조비의 경우 청소년에게 목돈이 필요할 수도 있어 분할 지급이 아닌 합산 지급의 방식을 취해도 한층 실효적일 것 같습니다.” (강원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사례마다 다르겠지만 청소년에게 직접적으로 지원금이 지급되면 관리가 어려운 측면도 있었어요. 이를테면 지원금만 수령한 후 추가적인 지도 없이 기관에서 벗어날 우려도 있어요. 그래서 보통은 기관을 통해 지원금을 전달하는 편이 청소년의 보호에도 무난할 듯합니다.” (강서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저는 지원금이 더욱 유연하게 적용되길 바라는데요. 올해 교육비는 2회로 구분해 지급됐고 지원하는 청소년이 중도에 쉼터를 이탈하면 교육비를 반납해야 했어요. 하지만 그보다는 동일 기관 내 타 청소년에게 추가 지원이나 연장 지원으로 대체할 수 있다면 교육비의 활용도가 훨씬 높아질 것 같아요.” (서울시립청소년자립지원관)

지원 방식에 대한 일선의 목소리에 회의의 열기는 점점 고조됐다. 다음은 지원 대상 증빙서류가 화젯거리였다. 이유인즉 명백한 지원 대상이지만 부모를 위시한 친권자가 증빙서류를 제공하지 않아 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청소년이 적잖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청소년쉼터 관계자들은 부득이한 경우 기존의 증빙서류 대신 쉼터기관장 추천이나 사례 기록지로 갈음하는 방안을 제의했다. 지원 대상 증빙서류 관련 대안에 대부분 공감하면서 어느새 행사는 막바지에 다다랐다. 

여기까지 이상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며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 평가회의’는 매듭을 맺었다. 청소년쉼터 관계자들은 사업의 성과와 의미를 되짚으며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했다. 각 상황에 따라 자그마한 이견이 있기도 했지만, 그 중심에는 하나같이 청소년을 위한 진심이 가득했다. 그러한 그들의 진심이 적절히 반영된다면 가정 밖 청소년을 위한 새로운 진가를 발현하리라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글 | 노현덕
사진 |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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