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KT&G장학재단 지원으로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와 함께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은 가정에서 필요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이 쉼터에서 학업을 유지하고 진로를 탐색하며 안정적인 자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교육비와 학습보조비를 지원합니다. 청소년들 곁에서 사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강원특별자치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소장님과 함께 지원사업의 의미와 성과를 나누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이에 대한 스토리를 공유드립니다.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청소년쉼터에 입소하는 청소년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2019년에는 32,400여 명에 이르렀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잠시 급감했지만, 2021년 이후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 그동안 청소년이 가정을 벗어난 주요인은 ‘이혼 및 비혼 부모’에 기인했으나 2015년 이후에는 ‘학대’와 ‘방임’ 관련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심리·정서의 문제 속에 학업 수행이 여의치 않고, 자립 의지와 준비도 부족했다.
실상을 파악한 아름다운재단은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와 협력해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을 진행했다.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와 협력해 진행한 이 사업은 많은 청소년에게 미래의 희망을 선사했다.
본 사업에 참여한 강원특별자치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 윤옥현 소장은 사명감으로 청소년들을 헤아리며 지지하고 격려했다. 지식과 경험이 녹아있는 경륜으로 청소년마다 특화된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진정성을 다해 청소년들의 행복을 소망했다.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총체적 지원 필요
윤옥현 소장은 2021년 강원특별자치도 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에 부임한 이래 가정 밖 청소년이 안정을 회복하고 능력을 계발해서 어엿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활발히 활동했다. 대외적으로는 상담센터나 장학재단 등과 다각적으로 협약했고 대내적으로는 보호상담원 선생님들과 협업하며 가정 밖 청소년을 살뜰히 보살폈다.
“가정 밖 청소년은 일반적인 특성상 라포, 그러니까 유대감이나 공감대를 형성하기가 어려워요. 대부분 우울과 불안 속에서 자신감과 자존감이 결여되어 있죠. 이는 친권자의 학대나 방임 등으로 상처가 깊기 때문인데요. 청소년쉼터에서도 보호상담원 선생님께 관심받고 싶어는 하지만 표현에는 서툴러 일부러 못되게 행동하기도 해요.”
현재 강원특별자치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의 정원은 8명이며 입소자는 2명이다. 인원은 적지만 청소년의 사례에 따라 보호하는 과정은 항상 녹록지가 않다. 보호상담원 선생님들의 에너지가 소진돼 역량을 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가정 밖 청소년을 둘러싼 총체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윤 소장은 그 정책이나 제도가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 무척 안타까웠다.
“여성가족부에서 청소년보호시설 내 청소년의 자립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는 있지만 항목이 세분화되어 있다 보니 활용이 어려워 반납하는 경우가 많고요.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보호시설 관련 보조금도 충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어요. 그 때문에 청소년을 위한 전문 상담과 교육 그리고 보호상담원 선생님들을 위한 환경 개선이 절실한데도 시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죠.”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지원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윤 소장은 그 열악한 현실을 파악한 만큼 청소년쉼터에 머무르는 청소년들에게 더욱 정성을 기울였다. 부족한 지원은 넘치는 지지와 격려는 물론 새로운 지원을 부단히 발굴하며 대신했다. 청소년들은 처음에는 시큰둥했지만 결국 윤 소장의 진심을 깨달았다. 강원특별자치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의 청소년들은 윤 소장을 비롯한 보호상담원 선생님들의 애정 어린 지원 속에 2명이 자립에 성공할 수 있었고 머잖아 1명도 자립을 앞두고 있다.
“가정 밖 청소년은 자신감과 자존감만 향상돼도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가정 밖 청소년의 자립은 청소년쉼터의 주요 목적이다. 그러나 윤 소장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그 삶에 행복이 녹아들길 바라고 있다. 그래서 의미가 특별한 후원 기관이나 사업을 지속적으로 물색하던 중 지원금이 적잖고 활용도도 유연한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을 접했다. 당시 강원특별자치도여자중장기청소년쉼터에서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대상자는 1명이었지만 사업을 통해 성장한 해당 청소년의 사례는 울림이 상당했다.
“지원사업에 참여한 청소년은 교육비를 지원받아 자동차운전허증을 취득했는데요. 그간에 자격시험을 치를 때마다 필기시험에서 떨어져 낙담이 심했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교육비 지원으로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었고 보호상담원 선생님들도 용기를 북돋는 가운데 마침내 필기시험에 붙었죠. 게다가 실기시험은 한 번 만에 통과해 다들 엄청나게 기뻐했어요. 그 여세를 몰아 지금은 제과제빵기능사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자격증이라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체득한 지식과 경험은 살아가는 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치가 아주 특별하죠.”
해당 청소년은 자격시험을 치르는 가운데 크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기효능감을 내재해 나갔다. 이는 청소년이 근무 중인 카페에서 확연히 확인할 수 있었다. 일전에 윤 소장은 이 청소년의 초대로 카페에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곳에서 그동안 몰랐던 청소년의 밝고 맑은 모습을 발견했다. 더구나 손님을 응대할 때 자신감과 자존감도 엿볼 수 있었다.
“가정 밖 청소년은 자신감과 자존감이 무척 낮아 그 부분만 향상돼도 다방면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요.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이 그 사실을 증명한 것 같아요. 다만, 뜻깊은 사업인 만큼 자격 요건이 보다 확장되면 좋겠습니다. 청소년쉼터의 경우 청소년들은 만 12세 이후, 즉 중학교에 들어서는 연령을 기점으로 입소하곤 하는데요. 이번에 한 청소년은 만 16세였는데도 이 사업에서 제시한 나이 제한으로 지원받지 못해 너무 아쉬웠어요.”
윤 소장은 더 많은 청소년이 이 사업에 함께할 수 있길 희망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청소년의 미래는 무궁무진하기에 가치가 특별한 지원은 그에 고무적인 결실이 맺히는 까닭이다. 실제로 <2023 청소년 교육비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강원특별자치도여자중창기청소년쉼터의 청소년은 자신감과 자존심의 고취 속에 꿈마저 생겨났다. 바로 베이커리카페 창업이다. 그뿐 아니라 최근에 이 청소년은 윤 소장과 보호상담원 선생님들에게 감사의 선물도 했다. 이제 자신을 넘어 주변을 향한 배려와 나눔의 마음도 움튼 것이다. 이러한 감동적인 변화는 청소년쉼터의 선후배에게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마련이다.
그런 만큼 윤 소장은 한결같이 애틋한 심정으로 귀중한 지원을 선사하며 내내 청소년들의 삶을 응원했다. 정년퇴직이 예정되어 있지만 청소년을 향한 애틋한 심정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애틋한 심정은 행복의 씨앗과 같아서 청소년들이 오롯이 간직한다면 자립과 더불어 반드시 행복을 꽃피우리라 기대되는 바다.
글 | 노현덕
사진 |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