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통해 함께크는여성울림은 완경 인식 개선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 ‘폐경이 아닌 완경’,‘완경, 기대하는 만큼 온다’를 기치 아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완경기 여성을 만나고 완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영상을 제작했다. |
당신의 완경 이야기
“완경? 환경?” 완경을 아느냐고 묻는 질문에 많은 여성들이 다시 물어본다. ‘폐경’은 아느냐고 물어보면 그것은 다 안다고 한다. ‘폐경’하면 어떤 느낌이 드느냐는 질문에는 ‘뭔가 안 좋은 느낌이다’, ‘폐광을 연상시킨다’, ‘여자로서 끝났다’ 등. 좋은 얘기가 하나도 없다. ‘완경 캠페인’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단법인 함께크는여성울림에서는 지역의 완경기 여성들을 대상으로 완경 질문지를 중심으로 한 완경 인식 조사와 건강정보를 제공 했다. 완경에 대한 부정적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완경 다큐 영상물을 제작하기 위해 캠페인 과정을 촬영했다.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중요한 과정이자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과정인 ‘완경’이 ‘폐광’을 연상시키는 ‘폐경’으로 불리면서 부정적으로 인식되어왔고 여성자신들도 그렇게 내면화되어 스스로의 몸, 마음에 대한 기대치를 낮췄다. 이는 호르몬 변화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데 호르몬은 감정에 밀접하기 때문이다. 부정적 감정은 호르몬 변화에 안 좋은 영향을 미쳐 건강도 좋지 않게 된다. 완경기 여성 건강에 대한 부정적인 기대는 사회적 의료적 비용을 높게 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된다. 그래서 본 회에서 진행한 완경 프로그램의 기치는 ‘완경, 기대하는 만큼 온다!’이다. 실제로 그렇다. 제대로 된 건강정보와 몸에 대한 이해는 완경기 삶의 질을 매우 높일 수 있다. 미국 산부인과의사인 제니퍼 건터의『완경선언』에서 강조하는 내용이다.
본 회에서는 다양한 완경 프로그램(완경춤테라피, 완경타로테라피, 완경잔치, 완경캠페인)을 진행했다. 그 과정을 촬영하고 참여자들을 개인 인터뷰했다. 그녀들은 하나같이 말했다. ‘완경’이라고 부르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존중받는 느낌이라고. 단어 하나 바꿨을 뿐인데 훨씬 긍정적으로 마인드가 바뀌더라는 것이다. 촬영하는 우리도 놀랐다. ‘완경’. 명칭 하나 바꿨을 뿐인데 이렇게나 효과가 좋다고? ‘폐경’이라고 하지 않고 ‘완경’이라고 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좀 더 많은 완경기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완경기 여성들의 수다모임을 진행했다. 두 개의 모임을 구성해서 완경 수다모임을 가졌다. 그녀들은 자신의 완경기를 신나게 얘기했다. 너무나 아픈 몸과 몰이해한 가족에 대해 분노가 끓어올라 화산처럼 폭발하며 내면의 욕구를 분출시키면서 몸과 마음이 안정되더라는 이야기. 그동안 일방적이던 돌봄 노동의 위치에서 탈출한 이야기. 여성단체에서 완경공부를 하면서 자신의 몸을 준비시켰다는 이야기. 그녀들의 완경수다는 끝이 없었다. 그녀들의 이야기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혼자서는 힘들다. 함께해야한다. 건강한 거울역할을 해주는 여성들과의 연대가 삶을 자유롭게 한다고, 고통의 크기를 줄여준다고. 그녀들의 얘기를 듣노라니 함께여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색다른 인터뷰도 기획해봤다. 부부인터뷰였다. 프로그램 참여자인 한 여성이 자신의 남편 이야기를 한 것이 시작이었다. 남편이 ‘나도 완경잔치 해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남편은 완경기 아내의 아픈 모습을 보면서 본인도 같이 완경을 겪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갱년기 남자들도 생식기가 마무리되니 부부가 결국 같이 완경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도 말했다. 이 부부도 ‘완경’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크다고 했다. 폐경이라고 불렸을 때보다 뭔가 대접받고 인정받는 느낌이라고 했다.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모든 부부에게 완경잔치를 해주면 좋겠다고.
완경 촬영은 ‘완경잔치’를 하면서 피날레를 가졌다. 완경기 수고한 당신에게 꽃다발을! 그녀들은 자신에게 선물할 꽃다발을 만들고 채소김밥을 만들어서 같이 먹고 서로의 완경을 축하했다.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그녀들은 말했다. 완경을 축하한다는 말을 처음 들어서 낯설지만 기분 좋았다고. 남한테 말하기 어려워 감추었던 완경에 대해 이렇게 드러내고 축하한다는 것이 너무 좋다고. 앞으로도 이렇게 축하하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완경기의 다른 여성들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촬영을 진행했던 우리 모두는 얘기했다. 그래, 그러자 우리. 단어 하나 바꿔서 ‘완경’이라 불렀을 뿐인데 존중받고 인정받는 기분이 든다니 까짓거 뭐 힘든가. 우리 더 많이 더 자주 말하자. 완경. 완경. 완경. 축하해요~ 당신의 완경을~^^
글, 사진 | 함께크는여성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