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3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농촌 마을의 어제와 오늘
올해 초 경남 김해의 한 마을에서 주민들이 거주지와 인접한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공장 허가에 반발하는 기사가 지역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마을 주민 반발에 대해 행정은 ‘공장’ 하나는 ‘공단’이 아니라서 주민의견 수렴절차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주민들은 이미 마을 주변으로 공장이 빽빽하게 둘러싸고 있어 공단과 다를바가 없는데 ‘공장’ 건축물 하나로 보는 행정의 허가에 울분을 토했습니다. 이런 위기의 농촌 마을은 기사에 나온 마을 한 곳이 아니라 둘러보면 너무나 많습니다.
개발과 성장 위주의 정책으로 각종 규제가 풀리면서 농촌 마을은 급속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환경위험 시설은 규제가 느슨해진 틈을 타 농촌마을로 몰려들더니 집보다 공장이 많아져버린 마을이 있습니다.
사라진 갯벌과 뒷동산
산아래쪽에 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아랫마을. 어머니의 고향입니다. 서울서 건축일을 하던 딸은 연로하신 어머니 고향으로 귀촌을 결심하고 직접 집을 지었습니다. 과거 기억속에 마을은 앞으로 노을이 아름다운 갯벌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작은 동산이 있는 참 예쁜 마을이었습니다. 어느날부터 갯벌 자리에 땅이 메워지고 공장과 산단이 들어서더니 집 뒤 동산에는 폐기물 처리시설이 들어왔습니다. 언제 어떤 공장이 들어오는지는 공장이 들어오고 운영될 때야 알게되었습니다. 점점 공장이 많아지고 마을을 감싸고 공장이 빽빽하게 들어서자 악취와 소음이 심해지고 주민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가까운 이웃들이 떠나고 몇집 남지 않은 마을이 되었고 그 자리는 다시 공장이 들어왔습니다. 직접 집을 짓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딸은 귀촌하고 오히려 천식이 심해져 마을을 떠나 더 시골로 가야할 것 같다고 합니다. 2023년 액션리서치 활동을 하면서 가장 여러 번 방문했던 댁 이야기 입니다. 공공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방문하고, 주민을 만나 생활 속의 피해를 듣기 위해 방문하고, 그 피해를 일으키는 위험은 어떤 종류의 시설 때문인지 또 얼마나 가까이 붙어있는지 다시 방문해서 확인했습니다. 시설이 이렇게 주택 옆으로 밀려드는 동안 허가를 낼때나 시설이 운영되는 동안 오염관리를 하면서 왜 마을 주민의 삶의 질은 고려될 수 없었을까요?
농촌마을에서 주민과 함께 액션리서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액션리서치는 현장에서 주민을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농촌환경오염마을 개선을 위한 액션&리서치’는 농촌마을의 공동체 문화에 해가되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주민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주민에게 무리한 부담이 되지 않으면서 현재 환경문제를 진단하고 구체적인 개선과제를 찾아나가려는 시도였습니다. 이미 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지역 대책위원회와 마을 주민 대표 그리고 오랫동안 마을의 변화를 지켜봐온 주민들이 직접 증언하고, 설문에 참여해 구체적인 피해와 개선의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데이터 분석과 현장조사, 설문조사 결과를 모아 피해 실태 진단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의논하는 지역사회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지역 여건에 맞는 다음 스텝을 구상하였습니다.
변화와 희망을 만드는 연결의 힘
공익연구센터 블루닷은 2023년 농촌의 작은 마을에서 겪고 있는 환경피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실행과 연구를 동시에 진행하였습니다. 고령자 비율이 높은 농촌마을에서 환경위험 시설 밀집으로 인해 발생하는 차별적 노출은 우리사회의 환경불평등 문제의 단면을 보여줍니다. 작은 마을에서 어르신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마을과 마을을 연결하고, 농촌 마을과 시민사회가 연결되면 작은 변화를 이루는 희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글, 사진 : 공익연구센터 블루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