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3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들꽃청소년세상 전북지부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사회를 변화시키는 이들
2023년 12월, 유스아고라가 진행되었다. ‘유스 아고라’란 고대그리스 시민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굥환하고 토론을 벌이던 광장처럼 사회의 문제를 찾고 해결하기 위한 청소년들의 공론장 활동을 의미한다. 올 한 해 동안 ‘나는 너다’ 프로젝트를 통해 대한민국의 군산, 익산, 정읍과 미얀마, 네팔, 인도네시아의 청소년ㆍ청년들의 사회문제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천활동을 진행해왔다. 각 지역의 활동을 나누고 또 청소년활동가로서 실천을 이어가기 위한 다짐을 만들어보는 시간이다.
먼저 변화활동 발표가 있었다. 정00 청소년은 ‘시민성아카데미’에서 진행되었던 수라갯벌과 성대골전환센터에서 견학에 대한 느낀 점을 말했다. “환경운동가 분들을 만났을 때, ‘인간은 자연을 틀면 나오는 수도꼭지라고 생각하며 동시에 함부로 버려도 되는 하수도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듣고 성찰하게 되었다.” 처음으로 자신을 마주했다고 했다. 이어서 “미래를 살아가는 세대들이 계속해서 현실을 회피하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직접 해결책을 찾고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라고 하며 청소년들이 직접 문제에 관여하고 공부하며 해결책을 찾아가는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00 청소년 또한 ‘시민성아카데미’를 통해 장애인 이동권 침해는 단순히 이동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에서 배제당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뉴스에서 접하던 갈등과는 달리 사람의 생존과 권리에 대한 투쟁이란 것을 만날 수 있던 시간이었다.
최00 청소년은 ‘변화한발짝’과 ’시민성아카데미‘를 통해 학생인권조례와 청소년인권운동가를 만나며 새로운 관점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교권추락이 학생인권으로 인하여 일어난 일인줄만 알았다는 것이다. 인권은 나누어 먹는 파이가 아니라며 “앞으로 나도 학생인권을 지키기 위한 시위에 참여도 해보고, 내 인권을 보장받기 위해 남의 인권을 깎아내리지 않고 서로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는 소감을 밝혔다.
미얀마 00 청년은 성교육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미얀마 사회의 실태를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성교육 자료를 만들어 배포할 계획에 있다. 성인지감수성을 높이고 성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미얀마 국민이 원하지 않는 정부와 싸우고 있다는 것을 국제사회가 알고 도움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후 환경/건강과 인권분과로 나누어 사회를 향한 고민은 실천다짐이 공론장 활동으로 이어졌다. 주요 대화내용을 뽑아보았다. 문답이다.
- 내가 아닌 남을 도와주었을 때, 혹은 관심을 가져서 그 문제가 좋아졌던/해결되었던 경험이 있나요?
– 어렸을 때, 태국에 갔는데 버스를 타려고 하던 때였어요. 어떤 군인 분이 목발을 짚으시고 모자에 돈을 받고 계시더라고요. 목발을 짚고 계셨는데, 다리 한 쪽이 없으셨어요. 그 분이 버스를 타시는 걸 도와드렸던 경험이 있어요.
– 익산에 잘 몰랐던 장점마을을 알리면서 지역주민들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사람들의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 sns에서 서명운동에 동참한 적이 있다.
-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더 우리가 원하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 점점 많아질수록 더 깊은 주제에 관해서도 정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시에서 도, 도에서 전국까지 점점 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는 만큼 국가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우리나라 외에도 다른 국가에서도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문제와 해결의지를 공감하고 실현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나타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은 무엇일까요?
–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영상을 찾아본 적이 있어요. 지구는 시간만 있으면 사라지지 않고 보존된대요. 결국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피해는 모두 우리에게 돌아온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지구에서 못 살 수 있는 거죠.
– 미얀마의 어르신들은 우리와 상관없다며 정치를 따로 떨어뜨려놓고 봐요. 그래서 이런 최악의 상황이 일어난 것 같아요. 전국이 구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싸우고 했다면 살기 좋은 나라가 됐을 텐데, 시민들이 나서지 않아서 저희에게 총 소리와 폭탄 소리가 들리고 있어요. 저희보다 최악의 상황에 있는 시골의 사람들도 있거든요. 이미 돌아가신 분들도 많이 있고요. 여기서 더 최악의 상황은 2023년에도 나서지 않고 우리와 상관이 없다고 했다면 저희는 전혀 민주주의를 얻을 수 없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다짐했어요. 지금 이겨내야 해요. 다음 세대의 아이들에게 이런 상황을 넘겨주면 안 된다고 다짐했어요. 지구온난화와 수질오염 등, 우리가 나서지 않는다면 지구가 사라질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러한 논의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는 실천선언을 만들었다. 참여와 연대, 관심에 대한 내용이다. 청소년들 모두 활동을 넘어 세계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였다. 단순히 활동공유를 넘어, 질문을 던지고 함께 의견을 나누는 과정을 통해 공통의 방향성을 만들었다. 지속적으로 활동하는것, 외면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는 것, 같은 의견을 가진 이들을 모으는 것이다. 시간과 장소는 달랐지만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은 같았다. 한국의 청소년이 말한 내용에 미얀마 청년이 새로운 자극을 받으며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진심으로 임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니 올해 상반기, ‘나는 너다’ 프로젝트를 시작했던 때가 떠오른다. 청소년들은 ‘왜 해야 하는 거지?’하는 의문을 던지기도 했고, ‘빡센 여름활동’에 지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질문과 고민과 실천의 과정을 지나오며 청소년들은 자연스레 활동의 주체가 되고, 사회문제는 곧 ‘나의 문제’가 되었다. 각 주체가 ‘우리의 문제’에 고민하니 대화의 시간은 진지하고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진심인 사람들 사이에 있으니 활동가인 나에게도 동력이 채워지는 듯 했다. 청소년이 변하면 사회도 변한다. 지펴진 변화의 불씨들을 더 널리 퍼뜨려지길 소망하며, 그들의 열정과 용기에 함께하고 바람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활동가가 되어야겠다.
글, 사진 : 들꽃청소년세상 전북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