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3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참여연대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정전 70년, 전쟁을 끝내고, 지금 평화로!
“전쟁은 국가에 의해 선포되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평화를 이룰 사람들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평범한 시민들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전 70년 국제 심포지엄 참여자
“70 years is enough(70년이면 충분합니다). 저는 이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서명합니다. 저는 평택에서 근무하는 주한미군입니다.” – 거리 서명부스에서 만난 분
“한 번의 전쟁보다 천 번의 대화가 낫습니다.” –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대회 추진위원 참여자
2023년은 한국전쟁 정전협정 체결 70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한국전쟁은 잠시 멈추었을 뿐,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긴 휴전 상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끔 우리가 무감각해졌을 수 있지만, 한반도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은 평생을 전쟁의 위협과 함께 살아온 셈입니다.
불안한 휴전이 끝나지 않은 가운데 또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금 한반도의 위기는 언제라도 접경지역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할 수 있을 만큼 심각합니다. 한반도 문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연구자들 역시 입을 모아 ‘유례없는 전쟁 위기’라고 표현합니다. “대피 준비를 하라”는 위급 재난 문자와 사이렌이 울렸던 새벽, 비록 오발령으로 밝혀졌지만 시민들은 높아진 전쟁 위기를 절감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북한의 강대강 대치 속에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핵 전쟁 위기도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남북의 대화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에서 우발적인 충돌이라도 발생한다면 재앙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한국전쟁을 끝내기 위한 하나의 목소리
이 오래된 전쟁을 끝내고 불안한 휴전을 평화로 바꾸는 것은 우리의 권리이자, 또 책임이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으로 2020년 출발한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과 2023년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한국전쟁을 끝내고 휴전에서 평화로 나아가자!”는 목소리를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모아가는 국제 캠페인입니다. 참여연대는 사무처를 맡아 활동 전반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한국전쟁 발발 70년이었던 지난 2020년부터 ▷적대를 멈추고 남북·북미 관계를 개선합시다 ▷한국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합시다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와 세계를 만듭시다 ▷제재와 군사 위협이 아닌 대화와 협력으로 갈등을 해결합시다 ▷한미일 군사협력 중단하고 한반도·아시아 평화공존 실현합시다 ▷군비 경쟁의 악순환에서 벗어나 시민 안전과 환경을 위해 투자합시다 라는 요구사항에 대한 한반도 전쟁 반대 평화 실현 서명운동(Korea Peace Appeal)을 진행해 왔습니다. 3년 동안 전 세계 180개국이 넘는 지역에서 206,629명이 온·오프라인 서명에 동참했습니다.
정전 70년이라는 상징적인 시기를 맞아, 2023년에는 더욱 집중적인 활동을 펼쳤습니다. 6월~8월에는 <전 세계 400곳 동시 평화행동 Global Action Month for Korea Peace>을 진행했습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지금, 평화!’를 외치는 목소리들을 하나로 연결한 것입니다. 지도 기반의 웹페이지를 제작하여 사진들을 하나로 모으니 근사한 평화의 물결이 만들어졌습니다. 더불어 평화행진과 집회, 토론회와 심포지엄,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 촉구 활동, 온라인 액션과 각종 한/영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활동도 이어왔습니다. 그리고 2023년 말, 평화행동 대표단은 20만 명의 서명과 글로벌 시민평화운동의 성과를 한국, 미국, 중국 정부와 유엔에 직접 전달하여 전쟁 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무력 충돌 예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촉구하였습니다.
특히 2023년에는 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덕분에 공감대 형성을 위해 힘을 쏟을 수 있었습니다.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이 남긴 것들, 휴전을 평화로 바꿔야 할 필요성에 대해 다양한 시각으로 담아낸 영상 컨텐츠 11편을 한국어와 영어로 제작하여 Youtube 채널 등을 통해 널리 알렸습니다.
<한반도 종전 평화 캠페인>과 <정전 70년 한반도 평화행동>은 3년 동안의 꾸준한 활동으로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문제를 환기하고, 적대 관계 개선과 평화협정 체결이 한반도 갈등을 해결하는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습니다. 전국에서, 국경을 넘어, 수많은 사람의 정성스러운 마음이 모였습니다. 한국인뿐만 아니라 해외 동포와 전 세계 시민들이 함께해 온 여정이었습니다. 그렇게 평화행동은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운동, 한반도 평화를 원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욱 크고 신나게 울려 퍼지도록 하는 확성기이자 네트워크의 네트워크가 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정전 70년의 한반도는 지금 다시 ‘전쟁’과 ‘평화’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고, 우리가 평화를 말하지 않으면 평화는 오지 않습니다. 평화의 희망은 그 누구도 아닌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 그 단순한 지혜를 거리에서, 온라인에서 만난 수많은 분들이 증명해주었습니다. 지난 70년 오지 못했던 미래를 만들어가는 여정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글, 사진 :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