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많은 비영리 공익단체들이 변화를 이끌 수 있도록 기회의 문을 넓게 열어두고 1%가 100%가 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3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에 참여한 환경교육센터의 활동을 전해드립니다. |
기후위기를 마주한 우리의 교차하는 시선들, 여기서 기후정의를 꿈꾸다
소소기록 희망의숲 학교 (1) – 청소년
기후재난의 소식은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고, 기후생태위기에 대한 감각은 점점 더 선명해집니다. 이 상황을 되돌릴 수 없을 것만 같은 절망과 무력감이 온몸을 덮쳐오기도 합니다. 무엇을 해보기도 전에 코앞에 위기를 마주한 청소년들은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이러한 질문으로부터 <기후생태위기를 마주한 청소년의 시선>이 시작되었습니다.
청소년은 여느 누구와 다름없이 기후생태위기의 온전한 당사자입니다. 지구를 그 누구보다 오랫동안 돌봐야 할 주체이기도 하죠. 하지만 우리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얼마나 귀 기울여 들었을까요? 예의 바르게 요구하면 그저 기특한 학생으로 여겨지거나, 집회라도 참여하면 학생의 본분을 다하지 않는다고 외면받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매 순간 치열하게 기후생태위기를 겪어내고 있는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꺼내놓고 싶었습니다.
기후생태위기를 마주한 몸과 마음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냉철한 시선, 나아가 우리의 선택으로 만들어 나갈 세상의 모습까지. 청소년들과 함께 기록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마는 귀한 이야기들을 붙잡았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거센 파도를 거스르는 작은 힘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소소기록 희망의숲 학교 (2) – 시민사회 활동가
거대한 자본과 권력 앞에서 생명, 평화, 정의, 공존과 같은 아름다운 단어들은 희미해져만 갑니다. 끝없이 밀려오는 위기의 물살에 휩쓸려 희망을 그만 잃어버릴 것 같은 마음이 울컥 들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것들이 자꾸만 사라져가는 이 시대에 그럼에도 물러서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요. 이러한 절실한 마음으로부터 <시민사회활동가들의 교차하는 시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의 위기를 외면하지 않고 균열을 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시민사회 곳곳에 발 딛고 있는 활동가들은 다른 존재들과 연결되기를 주저하지 않고, 지켜야 하는 것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죠. 각각의 목소리는 서로 다른 빛깔이지만, 생명의 편에 서 있다는 점에서 모두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요? 활동가들의 이야기들이 교차하며 무지갯빛으로 빛날 거라 기대하게 되었어요.
활동의 씨앗이 되었던 각자의 내밀한 이야기부터 치열하게 마주하는 활동의 순간들, 나아가 다른 존재들과의 연대를 바라는 마음까지. 활동가들은 어디서도 쉬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내어놓았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끝이 보이지 않는 긴 여정을 함께할 용기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소소기록 희망의숲 학교 (3) – 반려종: 사랑과 돌봄
이 세상에 홀로 존재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요? 지구라는 행성은 마치 공동의 집 같아요. 지구라는 집에서 반려하는 우리의 모습을 풀어내기 위해 도나 해러웨이의 ‘반려종 선언’ 으로부터 도움을 얻었어요. 우리는 동물과 식물, 균류, 심지어는 쓰레기가 되어버린 물건까지도 반려종으로 긴밀히 관계 맺고 있지요. 그러나, 우리는 다른 존재들과의 연결고리를 외면한 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듯 해요. 단절된 관계를 쌓아올리기 위한 절실한 마음으로부터 <반려종의 시선: 1장. 사랑과 돌봄에 대하여>가 시작되었습니다.
끝없이 물질적 풍요를 갈망할수록 우리가 잃게 되는 것들을 둘러봅시다. 택배를 더 빨리 받고 싶은 욕심이 택배 기사와의 관계를 단절시키고, 높은 아파트에서 살고 싶은 욕망이 본래 그곳에 살고 있던 존재들과의 관계를 단절시키지요. 스스로를 ‘반려종’으로 인정하고, 주변으로 시선을 돌려 다양한 존재들과 관계 맺기에 나서는 이들의 목소리로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사랑과 돌봄으로 쌓아가는 관계만이 진정한 풍요로운 삶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말이에요.
반려종으로서 고군분투하는 일상부터 반려 관계 속에서 발견한 사랑의 모순적 모습들, 사랑과 돌봄으로부터 시작되어 끝나지 않는 이야기까지. 반려종들과 함께 여느 때보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이야기들을 모아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가 치열한 관계 맺기의 여정 속 이정표가 되어주길 바랍니다.
소소기록 희망의숲 학교 (4) – 반려종: 아픔과 돌봄
점점 더 심각해져만 가는 기후위기, 반복되는 재난과 참사, 그리고 막을 수 있었던 죽음들. 지금 이 순간에도 스러져가고 있을 수많은 생명들의 무게에 덜컹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위기에 쉽게 무너지고 마는 이 사회를 바라보자면, 마치 균열이 난 기둥 위에 위태롭게 지어진 집과 같아요. 아플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꾸만 스스로를 탓하며 고립되어 가곤 합니다. 이번 <반려종의 시선: 2장. 아픔과 돌봄에 대하여>는 아픔을 나눌 반려 관계를 기꺼이 찾아 나선 이들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의 아픔이 나의 돌봄을 필요로 하고, 반대로 나의 아픔이 누군가의 돌봄을 전제하는 뒤얽힌 시간들을 풀어봅니다. 문득 들여다보니, 다른 이에게 의지하지 않고서 살아갈 수 없는 나의 존재가 곧 반려종임을 깨닫게 되어요. 각자의 아픔을 꺼내어 돌봄으로 빚어가는 이들이 있어요. 서로를 돌보는 반려종이 하나둘씩 모여 깨어진 기둥을 감싸 안는다면 흔들리는 와중에도 우리의 집을 지켜낼 수 있을 거라 기대하게 되었어요.
아픔이 돌봄을 만들어내는 순간, 죽음으로부터 사랑을 되새기는 마음, 아픔과 돌봄에서 시작해 끝나지 않는 이야기까지. 반려종들과 함께 떨리는 목소리로도 끝내 멈출 수 없는 이야기를 모아냈습니다. 이들의 목소리가 폐허 속에서도 빛나는 별이 되어주길 바랍니다.
글, 사진 : 환경교육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