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0416> “함께 할래요” 말씀해주신 아름다운 동행자들 ①

유민 아버님이 46일동안 이어오셨던 단식을 그만 두셨습니다. 세월호의 슬픔이 치유되기 위해서는, 이 참사의 원인이 명백하게 가려지고 해결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46일이 아니라 더 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얼마나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걸까요. 세월호 참사 136일째, 유가족들은 기약없이 광화문에서, 국회에서, 안산에서 버텨내고 있습니다.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찾아내지 못한지도 어언 40일이 넘었습니다. 세월의 더께는 그렇게 소리 없이, 아프게 쌓여갑니다.

이대로 모든 것이 잊혀지지 않을까 순간순간 두렵기도 합니다. 일상으로 돌아가 삶을 살아내는 것이야 말로 당연한 일일진대, 그로 인해 치유되어야 할 세월호 트라우마의 중요성도 일상에 묻힐까 그저 겁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단이 호흡을 가다듬고 힘을 내어 지원사업을 행할 수 있게 하는 이유는 “함께 하겠다”고 해주시는 분들 덕분입니다. 조그마한 흐름들이 모여 더 큰 물줄기가 되기를, 들불처럼 번져나가기를 바라는 것이 욕심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희망이 싹틉니다. 

 

위로는 비올라 선율을 타고

 

 :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 그리고 아름다운 팬들

 

 

 

지난 7월 24일, 세월호 참사 100을 맞이해 시청광장에서 진행된 <세월호참사 100일 추모 시낭송 그리고 음악회>에서 아름다운재단은 뜻밖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무대 옆 행사 부스에서 분주히 준비하고 있던 재단 간사들에게 조심스레 다가오신 한 여성분. 100일 추모행사를 위해 기꺼이 재능을 기부하신 비올라 연주가 ‘에드가 노’님의 팬카페 <기대고 싶은 공간>의 회원이셨지요. 팬카페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세월호를 위한 기부금을 응원하는 아티스트의 뜻을 담아 기부하고 싶다며 노오란 봉투를 수줍게 내미시고, 종종걸음으로 자리를 뜨셨습니다.

봉투에 담긴 적지 않은 금액에 현장에 있던 간사들은 깜짝 놀랐고, 동봉된 ‘에드가 노’님의 친필 편지에 쓰인 메시지에 그만 눈물을 뚝 흘리고 말았네요. 행사의 초반부에 흐르던 비올라의 아름다운 선율, 그를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과 함께 가슴 깊숙한 곳에 위로로 남았습니다. 

 

 

 

 

저는 오늘 일부러 악보를 보고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이자리에 멋부리려고 나온 것이 아닙니다.

 시인이 종이에 적혀있는 글을 보면서 

 한 음절 한 음절 입으로 읊어 내려가듯이

저은 종이에 적혀있는 음표를 보면서

한 음정 한 음정 활로 긁어 내려가겠습니다.

 

힘내세요. 힘내세요…..!

 

-비올리스트 에드가 노 편지 전문-

 

 

 

 

기억0416 – 아름다운재단, 한겨레21 공동캠페인

글 : 아름다운재단 박초롱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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