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후후레터에서는 사회복지사들의 일에 대해 다뤘어요. (전문보기)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마치 하나의 일을 하는 것처럼 여겨지곤 하는데요. 사실 하는 일도, 분야도 모두 달라요. 복지관이나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기도 하고,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문성을 살려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거든요. 오늘 후후레터는 각자 다른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이들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봤어요. 일의 가치에 대해 들어본 10문 10답 인터뷰도 준비했답니다. 그럼 함께 살펴볼까요?

학교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어른: 임세연 학교사회복지사

학교사회복지사, 들어보셨나요? 아마 모든 학교에 있는 분들이 아니어서 낯설 수도 있을 텐데요. 학교사회복지사는 학생들의 가정상황, 교우관계 등에서 어려운 점을 살피고, 필요한 지원을 연계합니다. 가정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지원사업 등 필요한 일을 기획해 실행하기도 하고요. 임세연 학교사회복지사에게 지금의 일에 대해 물어보았어요.

1. 지금 하고 계신 일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세요.

저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학교 사회복지사입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와 연결된 관계를 살피며 자기 삶의 주인으로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2.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학교생활을 좋아하고 즐겁게 했습니다. 친구들과 신나게 어울린 추억이 많고 힘들고 어려울 때 잡아준 선생님도 계십니다. 대학생 때 학교에서도 사회복지사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때부터 학교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준비했습니다. 경쟁이 가득한 세상에서 진심으로 전적으로 아낌없이 무조건 응원하고 지켜봐 주는 ‘좋은 어른’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좋은 친구와 어른이 있었던 것처럼 제가 만나는 아이들도 학창시절 잊지 못할 추억과 나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마주할 세상에서 자기만의 꽃을 피우며 씩씩하게 살아낼 만한 힘이 생길 수 있도록 말입니다.

임세연 학교사회복지사

임세연 학교사회복지사

 3. 친구 등 지인들에게 직업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나 반응도 소개해주세요.

학교사회복지사는 보건교사나 사서처럼 모든 학교에 있지 않습니다. 학교사회복지사라는 소개에 생소해하기도 합니다. 주변에서는 학교사회복지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해 합니다. 학교사회복지사는 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그 아이들이 학교와 가정과 지역에서 더불어 살아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이를 위해 아이를 개별로 만나 돕기도 하지만 집단활동에서 아이들의 관심과 강점을 살펴 관계를 잇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나아가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교사와 부모와 지역사회와 함께합니다.

4. 일하는동안 경험한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이와 가정에 작은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고, 그들의 삶에 생기가 돌기 시작할 때가 기억에 남습니다. 그 변화와 성장을 부모님, 교사, 관리자, 지역사회가 함께 경험하며 나눌 때 참 행복합니다. 그렇게 친구와 ‘우정으로’ 선생님의 ‘애정으로’ 부모님의 ‘사랑으로’ 아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는 모습을 함께할 때 이 일을 하기 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 이런 경험이 담긴 <함께 가는 걸음, 꽃피는 아이들> 책을 출판했습니다. 학교에서 만난 아이와 부모와 교사와 함께 이룬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모두 담지 못한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5.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인가요? (%로 표기)

100%의 마음으로 일합니다. 삶과 일이 따로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을 돕고 만날 때 진심으로 만나고 싶습니다. 때로는 퇴근하고도 아이들 생각에 깊이 잠기기도 합니다.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어른인지 성찰하기도 하고요. 바르게 실천하기 위해 여러 공부모임에 참여하거나 글을 쓰기도 합니다.

6. 오늘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한 일과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전화내용을 기재해주세요.

가장 먼저 한 일은 여러 사정으로 학교 오기 힘들어 하는 아이의 부모님과 통화한 일입니다. 아침에 잘 일어났는지, 오늘 마음은 어떤 지 안부를 살폈습니다. 가장 많이 받는 전화는 담임 선생님과 어려운 아이를 어떻게 도울지 나눈 통화입니다. 아이를 잘 돕고 싶어하는 담임 선생님을 응원하고 돕는 것도 학교복지사의 일이기도 합니다.

7.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이 고민을 해소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정책, 지원, 인식 등 무엇이든)

최근 학교에는 <금쪽 같은 내새끼> 프로그램에 나오는 아이들처럼 여러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갈수록 극단적인 행동을 하고 정서적으로 결핍된 아이들이 많아집니다. 때로 교사나 부모가 약물처방을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최우선으로 원하기도 합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아니라 이제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약 한 알이면 해결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있습니다. 특정한 상황에서 약물처방이 적절한 조치일 수 있지만 이런 저런 병명을 붙이는 대신 가정과 학교에 어려움은 없는지, 아이들이 충분한 관심과 애정을 받고 있는지 먼저 살피고 싶습니다. 때로는 정말 가정과 학교에서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는 아이도 있습니다. 정작 절실한 도움과 지원이 필요한 아이가 갈 수 있는 치료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학교 안에서 해결할 수 없을 때 국가적인 대책과 지원이 필요합니다.

8. 선생님의 일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학교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사 가운데서도 소수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일이 얼마나 의미 있고 매력적인지 많이 알려지면 좋겠습니다.

9. 일을 지속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건강한 체력과 소진되지 않기 위한 나만의 방법을 만드는 것입니다. 무슨 일을 하든지 체력이 중요합니다. 에너지가 많은 아이들과 신나게 함께 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체력이 필요합니다.어려운 아이들을 돕고 마음을 쓸 때 자신을 돌아보고 충전할 수 있는 방법이 있어야 좋습니다. 저는 주로 좋아하는 둘레사람과 자연에서 함께할 때 힘을 얻습니다. 산, 바다로 자주 여행을 다니며 충전합니다.

10. 누군가를 살피고 돌보는 일은 왜 중요할까요?

몇 해전 ‘응답하라 1988’드라마가 유행했습니다. 이런 저런 어려움이 있어도 한 골목 안에서 서로 돕고 나누며 어울렸습니다. 돕는 사람 받는 사람 없이 서로 정답게 삶을 살았습니다. 아무리 1인가구가 늘고 혼밥이 유행일지라도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만나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그런 정겨운 마을과 사회를 꿈꿉니다. 제가 있는 학교 현장도 마찬가지입니다. 교권 침해, 학생 인권, 줄어드는 학생 수, 돌봄과 교육 사이에서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더불어 함께하는 학교를 꿈꿉니다. 사회복지사는 약자도 살 만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우리가 꿈꾸는 사회를 위해 누군가를 살피고 돌보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어르신의 곁을 든든히 지키는, 이용우 본마을데이케어센터 센터장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이 마음 편히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이케어센터가 있어요. 직접 어르신들을 모시러 가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하기도 합니다. 어르신들을 위한 이 모든 일 너머에는 계약이나 평가 등 많은 행정업무들도 수반됩니다. 본마을데이케어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용우 센터장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

1. 지금 하고 계신 일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세요.

장기요양 등급판정을 받으신 어르신들을 하루 동안 케어 해드리는 데이케어센터에서 시설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데이케어센터의 역할 수행과 시설의 전반적인 관리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다.

2.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시절 생활시설에 방문하여 자원봉사활동을 했는데 그곳에 계신 분들이 삶의 의욕도 없어보였고 서로 대화조차 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며 이들을 위한 일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이후 사회복지 분야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민간위탁 재계약 현장심사에서, 이용우 센터장

민간위탁 재계약 현장심사에서, 이용우 센터장

3. 친구 등 지인들에게 직업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나 반응도 소개해주세요.

지인들은 봉사하는 직업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이케어센터에서 일한 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그 분들을 어떻게 케어하나?’였습니다. 등급판정을 받으신 어르신들에 대한 잘못된 편견이 있는 것 같아 하루의 일과와 센터를 이용하는 어르신들의 일반적인 상태 등을 안내해주어 어르신에 대한 편견을 해소해주려 하고 있습니다.

4. 일하는동안 경험한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장기요양분야는 3년에 한번씩 건강보험공단의 평가를 받게 됩니다. 평가일은 1주일전에 공개되어 평소에 준비를 잘 해야 합니다. 휴가였던 날 평가일이 통보되어 휴가를 취소하고 평가준비를 시작해서 1주일안에 3년치의 평가지표에 맞는 자료를 정리하느라 고생스러웠지만 이번 평가에서 저희 센터가 개관 최초로 A등급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었습니다.

5.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인가요? (%로 표기)

60% 이상인 것 같습니다. 작년 12월까지 센터 리모델링을 진행했는데 그것을 위해 3년간 생활의 모든 기준이 리모델링 이었던 것 같습니다. 어디를 놀러가더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사진 촬영을 하며 인테리어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민간위탁 재계약 기간이라 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6. 오늘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한 일과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전화내용을 기재해주세요.

가장 첫 일로 민간위탁 재계약 서류작성을 했습니다. 올해가 법인위탁기간 마지막 연도라 지자체와 시설 운영 재계약 진행 과정에 있습니다. 가장 많이 받는 전화내용은 ‘입소가 바로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습니다. 보호자들의 경우 가급적이면 빠른 입소를 원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문의 하시는 내용이지만 대기자가 많은 관계로 입소에 대한 양해를 구하고 다른 정보를 최대한 많이 제공하려 합니다.

7.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이 고민을 해소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정책, 지원, 인식 등 무엇이든)

장기요양기관들은 재정에 대한 고민이 많이 있습니다. 특히 24인 이하 소규모 시설들은 민감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이용 어르신의 등급별 장기요양수가 체계가 장기요양기관의 운영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특히 종사자 분들의 급여인상과 복리후생 향상에 영향을 주게 되어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이 해결되려면 장기요양수가체계, 급여제공지침이 변화되어야 하는 부분이라 센터의 역량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8. 선생님의 일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자신을 소모하는 직업으로 인식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을’의 입장이 되는 직업은 누구도 하려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를 케어한다는 것에 대해 존경받을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어야 누구나 선호할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 일을 지속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자신을 케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돌봄의 영역이라 나 자신보다는 이용어르신에게 우선적으로 케어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고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인해 내가 받게 되는 스트레스는 등한시 하게 됩니다. 누적되는 상황으로 인해 소진된다면 주어진 일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를 잘 돌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10. 누군가를 살피고 돌보는 일은 왜 중요할까요?

모든 돌봄을 가족이 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전문적이지도 않으며 케어서비스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가족 중 누군가는 케어를 위해 자신의 생활을 포기해야 합니다. 전문기관을 통해 케어서비스를 받는다면 돌봄이 필요한 대상자도 전문적인 케어서비스를 통해 관리 받을 수 있으며 대상 가족은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족의 순기능 유지 및 대상자에 대한 전문적 관리를 위해서라도 누군가를 돌보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의 존재는 매우 중요합니다.

 

공익캠페인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아름다운재단 유화영 매니저

사회복지사의 일은 ‘실천’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인식개선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자원을 모으는 일도 포함되는데요. 유화영 매니저는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 후 모금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은 마음으로 공익마케터가 되었어요.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캠페인 ‘열여덟 어른’을 비롯해 사회이슈를 다루는 다양한 공익캠페인을 진행해왔습니다. 유화영 매니저은 어떻게 일하고 있을까요?

1. 지금 하고 계신 일을 한 문장으로 소개해주세요.

아름다운재단에서 자립준비청년을 지원하는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담당하면서 외부 협업, 웹 페이지 제작, 캠페이너 팔로업 등 자립준비청년 이슈를 알리고, 재단의 캠페인 메시지를 확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저는 공익마케터라고 불러요!)

2. 이 직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 지역아동센터 내에 있는 아동들에게 엄마이자 친구 같은 존재가 되어 주시는 센터장님을 보고 센터장님 같은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꿈을 옆에서 응원해주고, 힘든 일에는 함께 위로해주시는 분이셨어요. 한 사람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옆에서 조력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그 때부터 제 꿈이었고 비영리 쪽에 종사하게 되었습니다.

3. 친구 등 지인들에게 직업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나 반응도 소개해주세요.

공익 마케터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아름다운재단 캠페인팀에서 일한다고 하면 ‘캠페인이 뭐야?’라는 질문부터 ‘좋은 일 하네’라는 반응을 많이 들었어요. 캠페인을 설명하기에는 거창해지는 것 같고, ‘좋은 일’이라는 표현은 왠지 제가 착한 사람이 되어야만 할 것 같아서 부담스럽더고요. 영리 분야에서 브랜드를 알리고,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여러 콘텐츠 활동을 하는 사람을 마케터라고 부른다면, 비영리에서 단체가 가진 메시지와 사회의 이슈를 알리고 참여를 동참시키는 일도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고(콘텐츠 제작, 외부 협업 등등) 무엇보다 메시지와 내용이 공익적인만큼 공익 마케터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열여덟 어른 캠페인 현장에서, 유화영 매니저

열여덟 어른 캠페인 현장에서, 유화영 매니저

4. 일하는 동안 경험한 잊지 못할 순간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열여덟 어른 캠페이너인 조규환 님의 땡큐 콘서트 때가 생각나요. 캠페이너의 재능을 살려 직접 노래를 하는 행사였는데요. 하루 전날 조규환 캠페이너가 급성 장염으로 입원하면서 행사를 변경해야 했어요. 제가 담당자는 아니었지만 매주 주말에도 땡큐 콘서트를 위해 진심을 다해 노래 연습을 하던 캠페이너, 모든 기획에 열정과 시간을 쏟았던 동료의 모습을 보면서 속상한 마음이 컸습니다. 동시에 행사 변경 확정되었던 순간부터 행사 당일 새벽 1시까지 프로그램를 변경해서 준비한 캠페이너, 팀원들과의 팀워크를 경험한 순간이었어요. 행사는 무사히 마무리가 되었고,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열여덟 어른 캠페인의 메시지를 궁금해하고 관심가져주신 대중분들께도 진심이 닿은 것 같아서 여전히도 그날 새벽 땀 삐질 흘리면서 분주했던 팀원들과의 추억이 생생합니다.

5. 삶에서 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정도인가요? (%로 표기)

50%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일상에서도 전시를 보면서, 방송을 보면서, 인플루언서를 보면서 우리 캠페인 메시지와 콜라보 할 수 있는게 있을까 잠깐씩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저희 팀 안에서도 콘텐츠 제작을 많이 하다 보니 마케팅 관련한 책이나 서로 보는 유튜브들도 많이 공유하거든요.

6. 오늘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한 일과 일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전화내용을 기재해주세요.

출근하면 가장 먼저 메일을 확인합니다. 오늘은 캠페이너 방송 출연 섭외 문의가 있어서 방송 기획안 검토하고 캠페이너 의사 확인해보는 일을 가장 먼저 했습니다. 예능, 뉴스 등 다양한 방송 출연 문의가 오는데 열여덟 어른 캠페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당사자의 주체성’이어서요. 캠페이너 분들의 이야기가 동정이나 편견의 대상으로 보이지 않도록 메시지 검토와 캠페이너의 의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소통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받는 전화는 멘토링 문의입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어른’으로 자립준비청년과 멘토링을 매칭하기를 희망하시지만 자립준비청년 당사자 분들은 대부분 멘토링을 희망하지 않아요. 서로에 대한 이해가 충분히 필요하고, 관계이기 때문에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해서요. 가까운 보육원이나 아동양육시설에서 단기가 아닌 장기로 아이들에게 먼저 신뢰를 줄 수 있는 활동들을 권해드리고 있어요. 아이들이 커서 자립할 때 옆에서 힘이 되어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요.

7. 일하면서 가장 많이 하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이 고민을 해소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정책, 지원, 인식 등 무엇이든)

‘기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영리가 상품을 판매하고 수익을 발생시켜 운영하는 것처럼 비영리 단체가 운영되기 위해서는 기부금이 필요합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발굴하고, 알리고, 해결하는 과정을 위해 ‘기부’한다기 보다는 불쌍한 사람을 돕기 위해 기부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보니 운영비나 단체에 대한 불신들도 생기는 것 같아요.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것에 동참한다는 생각으로 인식이 더 확산되면 좋겠습니다.

8. 선생님의 일이 사람들이 선호하는 직업이 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단순히 ‘기부금을 모으는 일’, 자선으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일을 통해 필요한 일을 사회에 알릴 수 있고, 누군가의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고, 정부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좀 더 넓은 시각의 인식이 필요합니다. 또 일을 하는 방식도 사례로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금의 한 방식이 아닌 당당하고 새롭고 진정성 담긴 방식들로도 가능하다는 것이 더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럼 이 일도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인식들이 생기지 않을까 싶어요.

9. 일을 지속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요?

당장 눈앞의 성과가 보이지 않아도 조급해하거나 꺾이지 않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일을 하다 보면 우리가 생각한 메시지와 다르게 전해지는 경우도 있고, 또 다양한 문의들을 응대하면서 감정적인 소모가 생기기도 합니다. 사람들의 인식은 한 순간에 바뀌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고 꾸준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꺾이지 않는 마음이 가장 필요한 것 같습니다.(그리고 꺾이지 않는 마음을 가지려면 옆에서 서로 격려하는 좋은 동료가 필수 요건인 것 같습니다^^)

10. 누군가를 살피고 돌보는 일은 왜 중요할까요?

열여덟 어른 캠페이너들과 함께 진행한 ‘살핌키트’ 프로젝트 에서 한 캠페이너가 ‘자립은 어느 한 순간에 되는 것이 아니라 살핌의 경험들이 쌓여서 스스로를 사랑하는 마음이 되고, 더 나아가 잘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누군가의 살핌과 돌봄을 받을 때 우리는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자신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그 느낌은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다고 생각해요. 온전히 자립을 하기 위해서 서로 살피고 돌보는 일은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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