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60만번의 트라이 공식 페이스북>

 

오사카 조선 고급학교(고등학교) 럭비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60만 번의 트라이>를 봤습니다. 상영관이 많지 않아 시간을 맞추기가 어렵더라고요. 겨우 시간이 맞는 광화문에 있는 독립영화전용 극장 인디스페이스에 갔었습니다. 표를 끊고 카드 결제가 이루어 지는 짧은 어색한 시간 동안 고개를 돌려 옆을 바라 봤더니 낯익은 스티커가 붙어 있더라고요. <기억0416> 스티커 였습니다. 가끔 다른 분들은 밖에서 스티커를 봤다고 했었는데 전 밖에서는 처음 봤었습니다.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스티커 붙여준 이름 모를 분께 감사 드립니다.

<인디스페이스 매표소에 붙어있는 기억0416 스티커>

<기억0416 스티커>  관련글 ‘일상속에 부착하여 기억하기’ 스티커 신청하세요! 

 

얼마 후 시간이 되어 영화를 보러 들어갔습니다.

오사카 조선 고급학교(이하 오사카 조고)의 럭비부 학생들은 럭비 성지인 ‘하나조고’에서 최초로 전국제패를 하겠다는 꿈을 꿉니다.

이들의 경기장은 하나조고 만이 아닙니다. 현실에서 차별과 편견과도 싸우고 있습니다. .

오사카 시장은 일본의 모든 고등학교 지급되는 무상교육 지원금이 오사카 조고만 제외하려고 합니다.  국제대회에서 만난 한국 럭비 대표팀 선수는 “너는 코리안이 아니다. 우리가 리얼 코리안이고 너희는 재패니즈다.” 라는 말로 상처를 줍니다.

일본, 한국 어느 쪽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합니다. 현실에서 차별과 편견에서 승리하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럭비만큼은 그들이 누구든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 듯 했습니다.  

이들의 럭비는 정말 순수합니다. 이들의 구호는 ‘하나-믿음-승리’ 인데 이들의 럭비는 정말 그것뿐이 였습니다. 하나가 되고 서로를 믿고 승리하는 것. 대체 그 승리를 왜 하려고 하는 것인지. 그 경기에서 나에게 어떤 이득이 있을 수 있는지 그런 건 전혀 고려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럭비부 주장 관태는 오사카 조고의 무상 교육비 지원 삭감을 막기 위한 기자회견장에 긴장된 표정으로 어색하게 서서 간곡히 말합니다.

“럭비에는 노 사이드(no side) 정신이란 것이 있습니다. 경기 중에서는 승리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싸우지만 경기가 끝이 나면 더 이상 니편도 내편도 없이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노 사이드 정신입니다.”

한국, 일본 어느 편에서도 받아 들여 지지 못한 채 차별 받는 오사카 조고 학생들이 편을 나누지 않는다는 ‘노 사이드 정신’을 말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60만번의 트라이 공식 페이스북>

 

영화가 끝이 나고 매표소에 붙은 <기억0416> 스티커를 다시 봤습니다. 그리고 버스정류장을 가는 길에 광화문 광장에 노숙을 하고 있는 세월호 유가족분들을 봤습니다. 그 앞을 가로 막은 경찰들도 봤습니다. 광화문 광장 건너편에는 세월호 특별법 반대를 위한 서명을 받고 있는 단체들의 천막도 봤습니다..

우리의 정치적 선호도는 다를 수 있습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의 내용이나 순위도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기억해야 한다는 것에는 니편도 내편도 없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노 사이드 정신. 노 사이드 정신. 노 사이드 정신. 

집에 돌아 오는 동안 그 말이 머리 속을 계속 맴돌았습니다.


"함께 할래요" ⑤ Daum 카페 소울드레서
<기억0416> 캠페인 바로가기

글 | 이창석 간사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