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개인의 삶과 사회의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고자 다양한 공익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우리 모두를 위한 사회로 나아가는 데 마중물이 되어주는 공익 콘텐츠 제작 및 확산을 지원합니다. 본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국내 최초로 지방정부(대전광역시) 예산을 직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예산 감시 플랫폼 ‘모니’를 개발하였습니다.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김재섭 사무국장의 인터뷰를 전해 드립니다. 

Q1.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어떤 활동을 하는 단체인가요. 소개 부탁드려요.

A. 안녕하세요. 김재섭 사무처장입니다. 저는 노조나 정당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2021년에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에 함께 하게 되었어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는 1995년도에 만들어진 대전 지역의 권력 감시와 주민자치 활동을 하는 단체이고요. 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을 갖고 있으며, 보조금 없이 시민들의 재정으로만 운영합니다. 주로 지방의회와 지방 정부에 대한 감시 활동, 예산 감시 활동 주민들의 자치적인 활동들을 지원합니다.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이나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업의 연대도 하고 있어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활동가들

Q2. 2022년 뉴스레터 ‘띠모크라시’를 시작하실 때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에 참여하신 데 이어 올해도 예산 플랫폼 감시 플랫폼을 주제로 참여하고 있는데요. 지원하시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으실까요?

A. 2년 전에 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뉴스레터 <띠모크라시> 발행에 도움을 받았어요. 지금도 꾸준히 발행하고 있고 현재 구독자가 천 명 정도로 성장했어요. 사실 지역의 시민단체는 재정적으로 매우 어렵다보니 특히나 새로운 계기를 만들기가 좀 어려운 게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사업을 초기에 시작할 때 비용이 들어가기도 하고 홍보를 위해 디자인을 하고 콘텐츠를 만드는 데 예산 투여가 필요한데요.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면 투자가 필요한데 단체의 열악한 재정 여건상 시작이 어렵고, 그러다보니 많은 지역의 단체는 기존에 해오던 것을 하는 것만으로도 급급한 부분이 있어요. 더군다나 정부 보조금을 안 받는 저희 같은 경우 정부 보조금 사업도 못하는 와중에 아름다운재단 같은 민간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이 있어요. 이번에도 ‘예산 감시 플랫폼’이라는 그간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면서 지원했습니다.

Q3. 이번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제작한 ‘예산 감시 플랫폼’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만들게 되신 동기를 소개해주세요. 나아가 시민들이 플랫폼을 활용하며 삶의 어떤 변화를 만들길 기대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A. 지역의 참여연대 등 권력감시 단체들이 예산 감시를 진행하는데 평소에 일상적으로 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대전광역시의 경우 예산안이 확정된 후에야 PDF버전으로 공개 되다보니 물리적 시간상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공개된 파일 형태의 예산안의 경우, 예산의 세부 정책 사업을 확인하려면 다시 상위 페이지를 찾아봐야 하는데 보기 어렵게 되어 있기도 하구요. 10~11월 경 지방 정부에서 예산안을 만들어 의회에 올리기 전에, 시민사회단체가 검토하고 입장을 내야 하는데 자료 형식 자체가 분석이 어려운 형태이다 보니 힘들었어요. 지방재정 365라는 곳에 거칠게 공개가 되어 있긴 하나, 막상 디테일한 정보나 내가 원하는 정보는 찾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그래서 좀 더 보기 편한 형태의 엑셀 문서 예산안을 정보 공개 요청했는데 거절되었구요. 데이터베이스 형태는 정보 공개 청구로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시민들이 각자 이해관계가 있는 예산들이 어떻게 운영/집행되는지 궁금할 텐데, 해당 데이터를 기반으로 원하는 내용을 어떻게 하면 보기 쉽고 재밌게 만들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시작했어요. 

정부에서 제공한 예산 데이터,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예산 감시 플랫폼은 사업별 예산 및 집행 부서를 시각화로 보여주며 접근하기 쉬운 형태로 구현되었어요. 데이터는 지속적으로 업로드 할 예정이에요.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들이 각자가 관심 있는 부분을 볼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자영업자인 경우 소상공인 관련 사업에 예산이 얼마나 비중을 두고 있는지, 노인이나 관련 직종에 있는 경우 노인관련 정책이나 돌봄에 어떤 사업과 예산이 있는지 등등을 살펴볼 수 있어요. 지금은 보기 어려운 문서 형태의 예산안을 쉽고 보기 좋게 만들면 시민이 지금보다 관심을 더 갖게 될 거라 생각해요. 시민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될 때 시에서도 예산을 편성하거나, 집행을 감시할 때 높은 수준으로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요. 많은 시민이 지켜보고 있으니 정부도 정책 수립 시 좀 더 신경을 쓰게 되겠죠.

예산감시프로젝트 <모니> 첫 화면

예산감시프로젝트 <모니> 플랫폼

Q4. 이번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예산감시 플랫폼>을 개발하면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A. 개발자가 아니다보니 ‘그냥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개발자에게 자문을 구하러 다니다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더라고요. 5년치 세출만 10만행 데이터가 되는데(세입은 별도) 완결성 있게 데이터베이스화하고 독자적 시스템에서 검색 기능을 구현하는 게 어려웠어요. 공익적 가치 부분에서 필요한 건 알겠으나 아주 확산성이 높거나 대중적이지 않다 보니 함께 하는 업체를 찾는 것도 어려웠어요. 비용을 많이 준다하더라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정보값을 계속 업데이트 하는게 쉽지 않았을 거라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어요. 그러다보니, 어떻게 시작할 건지 고민하고 논의하는 데 오래 걸렸어요. 요즘에 시각화 개발툴들이 워낙 잘 나와서 데이터를 시각화를 하는 데 적합한 툴인 ‘구글 루커스티디오’로 진행하게 되었어요. 개발업체 외에도 빅데이터/사회학과 전공자/프론트엔드 개발자 자문을 통해 ‘무엇을 보여줘야 유의미할까’ 논의하며 프로토타입으로 구현했어요. 개발하다 보니 향후에라도 이런 공익적 가치를 담은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개발자와 대화할 수 있는 활동가 양성 필요성을 확인하는 계기도 되었어요.

Q5. 앞으로 <예산 감시 플랫폼>을 어떻게 활용하실 예정이신가요?

A.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분석과 올해 결산이 내년 2~3월 경 나오는데, 결산이 나오면 순세계 잉여금은 얼마나 남는지 등을 시민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예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예산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지, 어떤 부분을 더 늘려야 하는지 등을 좀 볼 수 있다면 굉장히 유용해질 거라 기대해요. 시민들이 똑똑해지고 예산 감시에 더 효과적으로 활용되길 바라고 있어요. 현재는 대전광역시 예산을 보여주고 있지만, 더 나아가서는 자치구별로 셋팅하고 싶어요. 처음에 일반 시민보다 기자와 활동가, 연구자, 의원 등이 먼저 활용할 수 있을 거 같아요. 1년에 3번, 많으면 4번 정도 예산 추경을 하는데 현재 예산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늘려야 할 건 뭔지 등을 파악할 때 굉장히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Q6.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이 단체 활동에 있어 어느 부분에 도움이 되었을까요?

A. 서울 제외하고 비수도권 지역의 많은 단체들은 상근활동가 1명도 없는 곳도 많고, 많아야 3~4명의 인력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초기 투자비용을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걸 하는 건 쉬운 선택이 아니에요. 벤처 기업의 유니콘 투자처럼, 100만 원이나 500만 원이나 비용이 있다면 ‘무엇을 해 볼 수 있겠다’ 조금 더 고민을 시작할 수 있는 거 같아요. 막상 지원단체로 선정이 안 되더라도 아이디어의 시작점이 될 수 있는 거 같아요. 예를 들면, 친구들이랑 ‘로또 1등 되면 뭐할래’라는 질문에서 수많은 상상을 할 수 있듯이, 지원금으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어요. 선정 되면 해보자, 안 되더라도 우리 수준에서 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는 동기부여가 되기도 해요. 만약에 지원사업조차 없었다면 아예 고민을 시작하기 어려웠을 수도 있어요. 어쨌든 선정된 이후에는 사업을 좀 더 완결성 있게 보일 수 있도록 디자인이나, 기술적인 것들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의미 했어요.  홍보를 위한 포스터 디자인이나 일러스트를 쓰고 싶어도 비용이 드는데 2022년도 스폰서 지원사업으로 띠모크라시 뉴스레터 캐릭터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었어요. 사업 퀄리티를 높이는 데 필요한 영역에 재정을 투여할 수도 있었고요.

김재섭 사무국장 활동 모습

Q7. 아름다운재단의 기부회원 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지요? 

A.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시는 많은 분들이 ‘시민사회단체의 변화가 필요하다’, 또는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을 거에요. 마찬가지로 새로운 변화에 대한 욕구를 갖고 다양한 시도를 하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가 있어요. <변화의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은 비수도권 지역에서 작지만 의미있는 활동을 하는 단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지원사업이 있어서 오래된 단체도 새롭게 변화하고 시도해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고, 변화의 마중물이 되고 있어요. 또한 이런 지원사업은 시민사회단체에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활동을 지속해 나갈 힘이 되고 있어요.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앞으로도 변화의 고민들을 같이 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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