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2022년부터 한부모여성이 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발생하는 자녀의 돌봄 공백 해결을 위해 ‘한부모여성가족 아이돌봄지원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1:1 돌봄선생님을 매칭해 한부모가정을 위한 무상돌봄지원 및 상시 사례관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2024년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와 함께 진행한 한부모여성가족 ‘아름다운 아이돌봄 지원사업’은 23가정 30명의 아이들에게 돌봄을 지원했습니다. 이번 사업은 어떤 이야기를 남겼을까요? 지원사업에 참여한 다섯 명의 엄마들을 만나 지난 1년을 돌아보았습니다.

아름다운 아이돌봄이 선물해 준 평온한 일상

다섯 명의 엄마들은 모두 워킹맘이다. 계약직, 프리랜서, 자영업 등 근무형태는 다르지만, 생계와 양육, 가사를 병행하기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엄마들은 한목소리로 말한다. ‘아름다운아이돌봄을 만나고 숨통이 탁 트이는 것 같았다’고. 

“전업주부로 지내다 사별 후 여성한부모이자 워킹맘이 되었어요. 혼자서 초등 2학년 아이를 키우면서 일도 해야 하니 무척 힘들더라고요. 출근길에 학교 도서관으로 보내고, 하교 후엔 지역아동센터를 활용해 버티긴 했지만, 다수의 아이와 함께 생활하는 것이다 보니 돌봄에 한계가 있었어요. 아름다운아이돌봄은 돌봄선생님이 집에서, 일대일로 아이를 케어해 주시니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어 좋았어요.” -이은주

“카페를 운영하면서 중학교 3학년, 중학교 1학년, 초등 4학년까지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제가 퇴근할 때까지 아이들끼리만 있는 게 마음이 불안하더라고요. 새봄선생님이 오시고 어른이 집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었어요. 전에는 밥은 잘 챙겨 먹는지, 숙제는 했는지 사소한 걱정으로 가득했었는데 선생님께 아이들을 맡기고 카페 일에 집중하게 되니까 손님들을 대하는 제 말투와 표정도 밝아지더라고요.” -박**

🌱새봄선생님은 한부모여성가족 아이돌봄지원사업에서 아이들의 돌봄을 담당하는 선생님을 부르는 말이다. 2023년 돌봄선생님과 시간을 보낸 어린이들이 직접 붙여줬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오는 것처럼 돌봄선생님이 집에 오고난 후 가족이 더 밝아지고 행복해졌다’는 뜻을 담고 있다. 

새봄선생님과 함께 색칠놀이를 진행하고 있는 어린이

“중학교 3학년, 중학교 1학년, 초등 3학년 아이 셋을 키우고 있는 여성한부모입니다. 강직성 척추염, 안면마비 등으로 몸이 불편해서 프리랜서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둘째 아이가 ADHD와 정서불안이 있어 그 아이에게 집중하다 보니 막내를 돌보는 게 쉽지 않아 아름다운아이돌봄을 신청하게 되었어요. 돌봄 선생님께서 막내의 학교 숙제부터 놀이, 식사까지 섬세하게 챙겨 주셔서 막내가 한결 밝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진 걸 느껴요. -박인해

“꽃집을 운영하면서 초등 3학년 아이를 키우고 있어요. 꽃집 특성 상 근무시간이 딱 정해져 있는 게 아니다 보니, 일하면서 아이를 돌보는 건 어렵더라고요. 새봄선생님이 오시고부터 아이와 선생님이 종이접기도 하고, 신나게 뛰어놀며 즐겁게 지냅니다. 선생님 성향이 저와도 잘 맞아서 아이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서 마음이 편한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임경아

“초등 2학년, 일곱 살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입니다. 이혼 소송 중이라 자격요건이 충족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한 마음으로 신청했는데 선정이 되어 아름다운아이돌봄을 이용할 수 있었어요. 아이들이 새봄선생님을 너무 좋아하고 따라요. 주로 둘째를 돌봐주시는데 한글도 뗄 수 있게 도와주시고, 축하파티로 떡볶이도 사 주셨어요. 호떡 재료를 가지고 와서 같이 만들어 먹기도 하고요. 자연스레 첫째도 선생님 오시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요. -정승남

엄마의 공백을 채워 준 🌱새봄선생님은 특별해요

주 3회, 오후 3시간. 새봄선생님이 여성한부모가정에 방문해 숙제 지도, 위생안전 돌봄, 정서 돌봄, 간식 및 식사 챙김 등 돌봄 공백을 채워 주었다. 아이가 안전한 돌봄을 받게 되면서 엄마들의 저녁 일상은 달라졌다. 회식이 있는 날에도 마음 편하게 참석할 수 있게 되었고, 갑작스레 아이가 아프다는 연락에도 발을 동동 구르는 대신 새봄선생님께 부탁드려 진료를 볼 수 있게 됐다. 엄마들은 믿을 수 있는 어른이 아이를 돌봐준다는 안정감과 다양한 상황에 맞춤으로 대응하는 새봄선생님들의 유연성을 장점으로 뽑았다.

“나라에서 운영하는 아이돌봄은 선생님이 불을 이용한 음식조리도 할 수 없고 아이와 함께 차량이동 등이 제한되어 있어요. 위험성을 이유로 달걀후라이도 만들어 줄 수가 없고 아이가 학교 가는 버스를 잘 탔는지 확인도 힘든 거예요. 이해는 하지만 보호자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죠. 아름다운아이돌봄은 달랐어요. 서로 합의를 통해 간단한 조리도 해 주시고, 버스를 함께 타고 이동도 해 주셨어요. 엄마의 피드백을 들어주시고 유연하게 활동해 주신 새봄선생님께 감사해요. -임경아

“저도 아름다운아이돌봄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한부모여성가족 맞춤 돌봄’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좀 더 인간적인 느낌이 든다고 할까요? 이혼 후유증과 질병, 육아라는 삼중고를 겪고 있는 제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을 해 주신 분이 새봄선생님이에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둘째에게도 ‘넌 정말 멋있는 아이야.’라고 북돋워 주시고, 아이들 생일도 챙겨 주시고요. 우리에게 새봄선생님은 가족과도 다름없어요.” -박인해

아이에겐 보호자, 엄마에겐 멘토가 되어 준 새봄선생님

박인해 씨의 아이는 얼마 전 새봄선생님과 단둘이 서울투어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그만큼 깊은 유대감과 믿음이 있다.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존재에게 엄마가 마음을 여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 엄마들은 새봄선생님과 함께 한 시간을 통해 스스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고 말한다.

“새봄선생님은 늘 말씀하셨어요. 엄마가 마음이 편해야 아이도 잘 키울 수 있으니 자기만의 시간을 꼭 가지라고요.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문화생활을 하면서 힐링도 하고, 나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어요. 사는 게 참 막막하게만 느껴졌는데 새봄선생님을 통해 용기와 힘을 얻은 것 같아요. 아이는 물론이고 저도 만남의 시간이 끝나간다는 게 아쉽기만 해요. -이은주

“퇴근하고 집안 문을 열면 새봄선생님과 아이들이 환한 얼굴로 저를 반겨줘요. 그 순간 하루 동안의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더라고요. 아름다운아이돌봄 덕분에 좋은 기회에 좋은 분을 만나 아이를 편하게 키운 것 같아요. -정승남

한가족문화체험_전등사

한가족문화체험_강화루지체험

새봄선생님의 처우가 더 좋아지길 바라요

안정적인 돌봄을 통해 가정을 재정비하고, 긍정적인 자신과 마주할 수 있었기에 새봄선생님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는 엄마들은 아쉬운 마음을 담아 아름다운아이돌봄에 바라는 것이 있다고 했다.

“사업과 사업 사이에 3개월의 공백 기간이 있는데, 너무 긴 것 같아요. 대부분의 한부모가정 아이들은 타인에게 마음을 여는 게 쉽지 않거든요. 막내도 이제 막 선생님과 친해졌는데 선생님이 한동안 오시지 못하면 너무 서운해 하진 않을까 걱정스러워요. 매칭된 가족과 새봄선생님의 케미가 잘 맞는다면 사업 공백 없이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또, 이용하는 엄마들도 이 사업의 중요성과 감사함을 이어갈 수 있게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오늘처럼 온라인을 통해 교육을 받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박인해-

“현재는 주 3일만 선생님이 오시는데 주 4일이나 5일 정도로 이용시간이 늘어났으면 해요. 또, 한부모 가정이다 보니 아이와 여행을 가는 것에 한계가 있거든요. 아이와 새봄선생님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해요. 엄마와 아이, 새봄선생님이 공유한 추억이 서로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아요.” -이은주-

“새봄선생님의 처우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새봄선생님께 활동지원금이 따로 책정되는 것도 좋을 것 같고요. 계속 지원사업이 이어져서 많은 한부모여성가족이 새봄선생님을 만나는 행운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박**-

새봄선생님과 함께 ‘강점나무 키우기’ 활동중인 어린이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아이돌봄 지원사업의 롤모델 되길

다섯 엄마는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에 걸쳐 아름다운아이돌봄과 함께 하며 힘들어도 아이를 키울 수 있으며, 자립할 수 있는 기반만 마련된다면 누구보다 빠르게 자립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아름다운아이돌봄이 이어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엄마 자격이 있나 싶을 정도로 힘들고 막막한 순간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주신 새봄선생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또, 이 자리를 통해 혼자가 아니고, 의지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쉽게 털어놓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할 수 있어 속도 시원했고요. 아이돌봄 지원사업을 이끌어 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리고, 한부모여성가족들도 같이 힘냈으면 합니다. -정승남-

“누구보다 아름다운아이돌봄 사업이 오래 유지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봄선생님과 엄마가 서로 배려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제 3년 차를 맞이하는 아름다운아이돌봄이 계속 이어져서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아이돌봄 지원사업의 롤모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인해-

                                                                                                                                                                                                                              글: 김유진 / 사진: 이광복(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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