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과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생계의 위협에 노출된 자립준비청년의 일상 회복 및 안정적인 사회정착을 돕고자 2024 청년 생활안정 지원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전국 아동양육시설 및 가정위탁 보호가 종료된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자립준비청년이 생계비, 주거비, 의료비 등 생활안정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원사업을 통해 새로운 일상을 맞이한 자립준비청년 김수지 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강해지고 싶어 새겼던 타투, 발목을 잡다

김수지 씨는 청년 생활안정 지원사업으로 ‘의료비’를 지원받았다. 보호종료 후 자신을 지키고 싶은 마음에 새겨 넣었던 ‘타투 제거’를 위해서였다.

강해보이고 싶어 문신을 했던 수지씨

“보호종료가 되던 해에 저를 키워주신 할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가족 간의 재산 분쟁으로 할머니와 살던 집에서 나오게 되었고요. 할머니를 잃은 상실감과 홀로 생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더해지니 참 힘들었어요. 어리고 보호자가 없다는 이유로 저를 무시하는 사람들이 생기니 나는 내가 지켜야 한다, 그러려면 강한 이미지가 필요하겠다 싶더라고요. 그렇게 타투를 새기게 되었어요.”

타투를 한 당시에는 만족스러웠다. 의도대로 만만하지 않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고, 타투가 스스로를 보호해주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만족감은 불안감으로 변했다.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꿈이 생기면서, 타투가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진로를 정하고, 실습을 나가게 되었는데, 설계나 디자인 능력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상담능력이더라고요. 클라이언트와의 대면에서 신뢰를 주는 이미지도 중요한데, 타투가 장애물이 되는 거예요. 나를 지키고 싶어 새긴 타투가 되레 저를 힘들게 만들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나자 지워야겠다는 결심이 들더라고요.”

꿈을 위해 타투를 지우기로 결심했어요

돌아가신 할머니의 선물 같았던 지원사업

타투와 헤어질 결심은 했지만, 실행은 만만치 않았다. 10번 넘게 치료해야 하고, 수 백만 원을 투자해야 했다. 생활비만으로도 빠듯하던 예지 씨에게는 그야말로 언감생심이었다. 타투 탓에 좌절하는 시간이 길어지던 중, 청년생활안정지원사업 공고를 보게 되었다. 눈이 번쩍 뜨였다.

“의료비 부문에 흉터, 문신 제거 등에 지출되는 비용을 지원해준다는 항목이 있었어요. 돌아가신 할머니가 더 힘들지 말라고 선물을 주셨나 싶게 나를 위한 지원사업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간절한 마음을 담아 신청서를 쓰게 되었고, 지원사업에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너무 좋아서 환호성이 나왔어요.”

예지 씨는 지원사업에 선정된 후 곧장 피부과로 달려갔다. 한 달에 1번씩 총 16번의 치료를 받아야 하는 대장정의 시작이었지만 그날 바로 결정하고, 첫 번째 치료도 받았다.

“제가 미소를 짓고 있으니까 의료진들이 ‘아프지 않냐’고 되물으시더라고요. 레이저 시술이 아파서 눈물을 보이는 환자도 많은데 어떻게 표정이 그렇게 밝냐고요. 아픈지도 모르겠고 오히려 시원하다고 대답했어요. 잘못된 선택을 바로잡는 기쁨이 고통을 잊게 해 줬던 것 같아요.”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꿈꾸고 있는 수지씨

더욱 단단해진 마음으로, 선명해진 내일을 설계해요

지원사업을 통해 예지 씨는 많은 것을 얻게 되었다며 웃어 보였다. 타투 제거로 불안감 대신 자신감을 얻었고, 앞으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하게 될 자신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그릴 수 있게 되었다.

“이제 나만 잘하면 되겠구나 싶어요. 디자이너 역량을 증명하고 싶어서 자격증 3개를 취득했고, 2개의 자격증을 더 따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타투 제거 치료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도전해 볼 생각이에요. 지원사업 덕분에 인테리어 디자이너 김수지로 불리게 될 날이 좀 더 가까워진 것 같아요. 청년 생활안정 지원사업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지원사업으로 선정해준 아름다운재단과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 수지 씨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자립준비청년에게도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주거, 의료, 취업준비, 심리상담 등 다양한 지원사업이 정말 많은데, 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혼자 고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움직여 보세요. 청년 생활안정 지원사업을 통해 제가 그랬던 것처럼 분명한 위로와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지원사업을 통해 불안감 대신 자신감을 얻게 되었다

자립은 스스로 일어서는 일이지만 그 과정에서는 누군가의 도움과 응원이 필요합니다. 아름다운재단과 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는 앞으로도 자립준비청년들의 온전한 자립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과 든든한 응원으로 함께 하겠습니다.

 

글. 김유진 ㅣ 사진. 임다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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