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활동가 안전망 지원사업’은 공익활동 경력 3년 미만 청년 활동가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지원금을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활동에 꼭 필요한 선배, 동료 활동가와의 사회적 관계망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지원사업을 마무리하며, 청년활동가의 목소리로 서로 연결되는 것의 힘과 의미를 되짚어 봅니다. 

※ 본 지원사업은 아름다운재단과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의 협력사업으로 진행했습니다. 아래 인터뷰 글은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왼쪽) 성윤서 활동가, (오른쪽) 이민희 활동가 / 사진. 혜영

Q. 윤서님, 민희님 반갑습니다. 어떤 활동 하시는지 소개하며 시작할까요?

성윤서(이하 성) : 반갑습니다. 사단법인 개척자들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평화 활동을 하는 단체예요. 재난 지역이나 군사기지를 반대하는 곳에서 함께 행동하고 평화를 실천하고 있어요. 평화 캠프나 세계평화대학을 운영하기도 해요. 저는 작년 말부터 발룬티어(Volunteer)로 상근활동과 공동체 생활을 함께했습니다. 

제가 개척자들을 만난 건 2022년 4월부터 3개월간 제주 강정마을에서 열렸던 ‘피스파인더(세계평화대학)’에 참여하면서였어요. 피스파인더는 강정마을에 살면서 평화를 배우고 프로그램이었고 이걸 계기로 강정마을과 개척자들에 인연이 닿았어요. 발룬티어로 지난 11월까지 활동했습니다.

이민희(이하 이) :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민희입니다(웃음).디딤은 대구 청년들이 스스로 만드는 신뢰와 협동에 기반한 대안 은행이자 서로에게 위안과 공감을 주는 위안의 공동체예요. 청년 부채 문제를 개인의 문제만으로 보지 않고 코로나, 주거, 경제 문제 같은 사회 현상으로 인한 사회 문제로 정의하고 해결하려고 합니다. 

디딤에서 맺는 청년과의 관계 신용을 바탕으로 소액대출, 실태조사, 부채상담, 인터뷰 등을 통해 청년들을 만나고 있고요. 조직 형태는 비영리 임의단체이지만 협동조합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조합원을 모아 대출도 진행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열고 있습니다.

Q. 활동을 시작한 계기도 궁금해요.

 : 사실 시민사회나 공익활동에 대해 잘 몰랐어요. 전혀 다른 일을 하다 쉬면서 우연히 모임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디딤에서 청년금융매거진을 만드는 모임이었어요. 발간에 참여하는 서포터즈로 청년들에게 금융 지식이나 이슈들을 정리하는 활동을 하게 되면서 디딤을 알게 됐습니다.

그러면서 디딤 활동에 약간 빠져들었다고 할까요(웃음). 디딤 식구들도 너무 좋았고요. 대표님의 제안으로 디딤에 합류하게 되면서 조금씩 변화를 만들어가는 게 재미있고 보람도 있습니다.

 : 청소년기에 세월호 참사, 강남역 살인사건, 구의역 참사를 보면서 사회가 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게 바로 활동으로 이어졌다기보다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추모하고 참여하는 순간들이 있었고, 인권 관련 책이나 강의를 찾아 들으면서 쌓인 시간이 밑거름이 된 것 같아요.

첫 활동은 투명가방끈이라는 단체에서 반상근으로 시작했고, 네트워크 형태로 여성단체 활동도 했어요. 내 삶에서 가능할 거라 상상하지 못했던 부분을 활동으로 경험한 게 큰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저는 쭉 제도권 학생으로 커왔지만, 입시제도에 부조리함을 느껴도 표현하기 어려웠거든요.

Q. 평화 운동과 청년 부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뭔가요?

 : 활동을 정리하고 쉴 겸 제주도에 내려갔는데 강정마을에 간거죠(웃음). 강정에 직접 살면서 진행하는 세계평화대학 프로그램이라니, 재밌을 것 같았거든요. 실제로 가보니까 강정은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곳이더라고요. 코로나 이후에 연대자들이 다시 오기 시작했던 시점이었고, 3개월을 아주 밀도 높게 보냈어요.

오랜 기간 해군기지 반대 투쟁을 해온 곳이라 제가 잘 알지 못했던 투쟁 방식과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자극이 많이 됐어요. 평화, 군사주의라는 주제가 제 안에 들어온 걸 느꼈죠. 그리고 서울 외 지역 활동이 항상 궁금했었는데 잠시나마 찐득하게 느껴봤던 시간이었어요.

 : 디딤 활동을 처음 접했을 때 자율 이자라는 게 가능한지, 이자 없이 200만 원까지 빌려주는데 부채 상환이 진짜 되는지 궁금했어요(웃음). 디딤에서는 활동에 참여하면서 쌓은 ‘디딤돌’을 기반으로 대출을 해주는데 여기서 신뢰와 연대가 만들어지니 그게 가능하다는 걸 확인했죠.

 처음에는 청년 부채 문제라는 게 도박이라던가 뭔가 개인의 문제가 아닐까 싶었어요. 그런데 실제 청년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실태조사 해보니 생활비나 학비 문제, 취업 준비, 독립에 필요한 전세자금 같은 데서 문제가 생기는 거죠. 청년들은 신용도가 낮아서 제도적으로 대출이 어렵고 빚을 질 수밖에 없는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걸 알게 되면서 우리가 하는 활동이 정말 필요하고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했어요.

출처 / 개척자들 페이스북

출처 /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홈페이지

Q. 이 사업은 관계망 형성 지원도 큰 비중으로 있죠. 다른 활동가들과의 네트워킹에 어떤 기대가 있었어요?

 : 활동하면서 섬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서 다른 활동가들은 어떤 고민을 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정보도 얻고 싶었어요. 무엇보다 다양한 지역의 활동가들을 만날 수 있으니까, 위로와 공감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 제가 생각에는 개척자들이 다른 단체들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지 않을까 싶었어요(웃음). 단체 활동을 하면서 공동체 살이를 하니까요. 제가 가진 경험을 다른 분들한테 나눌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는 사람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Q. 각자의 활동에서도 네트워킹, 관계 맺기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시나요?

 : 계속 이어지는 관계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어요. 꼭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아니더라도 다른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참여하면서 만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해요. 올해 부채 문제를 파트별로 나눠서 그룹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인터뷰에 참여했다가 조합원 가입도 하고 매달 열리는 디딤데이나 다른 행사에도 오게 되는거죠.

그렇게 서로 얼굴도 익히고, 모여서 교육도 듣고 맛있는 것도 먹고 마음도 털어놓으면서 계속 이어지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참여해주시는거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요.

 : 연대하고 관계 맺는 경험은 직접 뛰어들어 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작년에 오키나와에서 열렸던 ‘평화의 바다 캠프’에 참여했는데 그때 사람들을 만났던 기억이 참 좋았거든요. 저도 사람들을 만나게 하고 연결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올해 8월 말에 열린 ‘평화의 바다 캠프’ 코디네이터를 맡아서 함께했어요. 제주, 오키나와, 대만이 매년 번갈아 가면서 캠프를 여는데 올해는 제주 차례였거든요.

언어가 다른 사람들 60여명이 3박 4일 모이는 거라 챙겨야 할 게 정말 많더라고요(웃음). 그래도 제가 지난 시간 연대하며 느꼈던 마음을 잘 녹여내고 싶었어요.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하는 동안 정말 많은 분이 도와주셨고 다 같이 행사를 채우는 느낌이 들어서 감동이 있었어요.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연대나 네트워킹은 직접 만들어 나가는 거구나, 많이 느꼈어요.

대구지역 청년 금융토크콘서트 ‘VOICE ON’ (출처/ 대구청년연대은행 디딤 홈페이지)

2024 평화의 바다 국제캠프 (출처 / 평화의바다 캠프 홈페이지)

Q. 활동가 개인으로는 평소에 어떤 방식으로 네트워킹하시나요?

 : 사실 저는 진짜 내향인이거든요. 밖에 돌아다니거나 사람 만나는거 별로 안좋아하고요(웃음). 적극적으로 나서서 네트워킹에 참여하는 스타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기회에 활동가분들 만나보니까 재밌더라고요(웃음). 지역도 다르고 단체 형식도 다양하니까 실무나 일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도 있었고 다양한 활동이 있구나 싶어서 되게 좋았어요.

 : 저도 단체 활동을 하며 인연을 만드는 것 같아요. 네트워킹 자리를 찾아간다기보다는 관심 있는 단체 행사에 참여해 보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방식으로 경험한 것 같아요.

Q. 행사 정보나 다른 단체 정보는 어디서 얻는 편인가요?

 : 전에는 트위터나 인터넷 뉴스 기사에서 봤던 것 같은데 요즘은 주변 활동가들이 홍보해 주시거나 공유해 주시면 살펴봐요. 관심 있는 단체들 홈페이지도 자주 들어가 봐요.

 : 페이스북도 많이 보고요.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홈페이지에서 공모사업 정보가 있는지 보기도 해요, 대구청년커뮤니티포털 ‘젊프’는 청년 관련된 행사나 정보가 많아서 자주 들여다봅니다. 최근에는 안전망 사업에 참여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에서도 소식 공유해 주셔서 많이 봅니다(웃음).

Q. 온오프라인으로 다양하게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진행된 걸로 들었는데 기억에 남거나 좋았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 오프라인으로 진행한 마음짓기학교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작년 말 개척자들에 합류하기 전까지 쉬는 시간이 있어서 활동가들과 만나고 새로운 이야기 듣는 게 너무 신나고 재밌었어요(웃음). 자기소개에서 단체소개, 활동 소개 듣는 것도 좋았어요.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를 만날 기회가 많지 않아서 더더욱요.

그리고 중간 네트워킹 데이에서 전쟁없는세상의 이용석 활동가님이 글쓰기 강의를 해주셨는데 인상 깊게 들었어요. 패들렛으로 각자 활동 근황도 나누고 밥도 같이 먹었는데 그날 식사도 너무 맛있었고요(웃음).

 : 저도 마음짓기학교에서의 경험이 제일 좋았어요. 3박 4일 동안 같이 지내면서 뭔가 소속감도 느끼고 친해지는 느낌을 받았어요. 활동 이야기나 고민도 나누고, 잘 알지 못했던 단체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되어서 좋았고요. 카톡방은 활동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게 되는게 있어서 좋지만 그래도 오프라인으로 만나는 게 제일 좋았어요.

Q. ‘마음짓기학교’라는 3박 4일 프로그램으로 지원사업을 시작하는 게 인상적인 것 같아요. 초반에 밀도 있게 서로 연결되는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 맞아요. 공식 일정이 끝나면 매일 뒤풀이 자리가 있었거든요(웃음). 확실히 활동가니까 같이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우리는 사회적인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보람으로 느끼고 일하는게 있잖아요. 그런 부분에서 서로 공감을 많이 했죠.

한편으로는 다른 주변 친구들이랑 나누기 어려운 고충이라거나 앞날에 대한 막막함, 각자의 어려운 점들을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서로 척하면 척 알아듣는 부분이 있다는 게 좋았어요. 자조 모임 같은 효과도 있고요.

 : 그리고 재밌는 분들이 있어서 분위기도 즐거웠어요. 가끔 그때 에피소드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기도 해요(웃음).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나눴던 대화가 있었는데, 생각하면 혼자 피식 웃음이 나는 그런 거요.

마음짓기학교’에서 자기소개를 하고 있는 성윤서 활동가(왼쪽), 이민희 활동가(오른쪽), (출처 /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사진 / 공익활동가 사회적협동조합 동행

Q. 사실 비슷한 경험치가 있는 또래 활동가를 25명씩 만나는 경험이 흔치 않을 수 있는데 기억에 남는 활동가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 ‘청년기후긴급행동’ 은빈님을 보면서 활동 범위나 에너지에 인사이트를 받았어요. 아, 저렇게 활동해야 하는구나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대안금융포럼에서 마주쳤는데 엄청 반갑더라고요. 평소에 궁금해하던 주제이기도 하고 배워두면 좋겠다 싶어서 오셨다는 거예요. 안전망 사업에 같이 참여한 동기인데 친구나 사촌 만나는 것처럼 반갑더라고요(웃음). 다른 행사장에서 아는 얼굴이 보이니까 뭔가 나도 이제 활동가로서 발이 넓어졌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 ‘걷고싶은도시만들기시민연대’의 선경님은 중간 네트워킹데이에 1인 노동 공간의 현황을 공유하는 홈페이지를 만들어서 보여주셨어요. 구축한 홈페이지에서 정성이 보였고 의미 있는 결과물이더라고요. 다양한 분야에서, 각자의 자리에서 작은 민들레 씨앗처럼 활동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열심히 일했을 그 시간들이 대단하기도 했고요. 이런 활동가들이 있어서 사회가 굴러간다며 서로 인정하고(웃음), 감사함을 느꼈죠.

Q. 민희님이 ‘동기’라고 말씀해주신 것도 인상적이네요. 그럼 이렇게 느슨하게 만들어진 네트워크가 계속 이어지려면 필요한게 뭘까요?

 : 일단 활동가들이 계속 활동가로 남아있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웃음). 네트워킹을 경험해 보니 활동가 자체가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되더라고요. 결국엔 사람이 제일 중요한 거니까요.

 : 1년에 한두 번이라도 만나는 날이 정해진다면 만날 것 같아요. 물론 아닌 사람들도 있겠지만 활동가들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 것 같거든요(웃음). 같이 만나서 쉬고 회포를 나누고 헤어지면 좋지 않을까요? 재충전에 대한 욕구도 클 것 같아요.

Q. <청년활동가 안전망 지원사업>에 앞으로 추가해보거나 고려해보면 좋을 프로그램이 있다면 제안해 주세요.

 : 오프라인 모임이 진행될 때 역량 강화 교육이 더 추가 되어도 좋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세무나 회계, 모금 관련한 것도 좋고요. 교육 내용이 단체마다 특성에 맞추기는 어렵겠지만 그런 건 네트워킹하면서, 밥 먹으면서 이야기 나누면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것도 있더라고요. 교육과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해도 좋을 것 같아요.


 : 저는 오프라인 모임이 좋았거든요. 온라인 활동은 약간 할 일에 추가되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쉬운 것 같기도 하고요(웃음). 전국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모이니까 다른 지역에 있는 활동가들이 있는 곳으로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이번에 전북 장수에 있는 교육 공동체 공간에 가보고 싶었거든요. 처음 모집 단계에서 지역으로 가는 일정을 정해두고 교통비 지원이 가능하다면 단체 탐방이나 지역 행사에 같이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사진 / 혜영

Q. 청년, 저연차 활동가로 한정할 필요는 없지만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해 필요한 건 뭘까요? 필요한 지원이어도 좋고요. 특히 윤서님은 당분간 활동을 쉬게 되면서 고민이 많으실 것 같아요.

 : 돈이죠(웃음). 사실 역량 강화도 필요하고 비전을 갖는 것도 너무 필요한데 경제적 안전망을 위한 지원이 제일 필요한 것 같아요. 약간 기본 소득 같은 개념으로요.

 : 심리 지원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물론 금전적인 지원도 필요하지만, 심리적으로 어려운 건 혼자서 빠져나오기 어려운 늪이잖아요. 꼭 저연차 활동가에게만 심리 지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지만, 제 주위와 이야기 나눠보면 바쁘고 지쳐서 덮고 살게 되는 마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 마음을 잘 다독이고 풀어낼 수 있다면 좋겠어요. 활동뿐만 아니라 삶의 고민들이나 답답함이 활동의 의미와 보람과는 별개로 계속 쌓이는 것 같은데 그런 것들이 활동을 지속하지 못하게 만드는 데 영향을 주니까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들어보면서 마무리하면 좋을 것 같아요. 꿈이어도 좋고요.

 : 내가 경험한 일의 비중에 활동이 너무 커서 다른 일의 재미를 잘 모르는 건가 고민해 본 적이 있어요. 많은 일을 해본 건 아니지만 활동을 쉬는 기간에 아르바이트하면서 ‘이 일의 의미는 내가 돈을 버는 거야!’ 이렇게 막 되뇌면서 했는데도 너무 재미가 없고 덩달아 삶이 확 재미없어지더라고요.

활동 분야나 방식은 달라질 수 있어도 활동은 계속할 것 같아요. 몸은 고되고 정신은 피로해도(웃음) 재미있거든요. 또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제 안에 있는 것 같고요. 개척자들 활동을 통해서 동아시아 연대에 관심이 생겼는데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고민되기도 해요. 우선 지금은 계속 알아가고 연대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생각해 보려고 해요.

 : 올해 인터뷰를 통해 많은 청년을 만났거든요. 그중에 당장 급하게 돈이 필요해서 디딤에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대출하신 분이 있어요. 그분이 며칠 전 조합원 교육 때 그날이 동지라고 빵이랑 단팥죽이랑 가져다주시는 거예요. 그때 괜히 너무 뭉클해지고 제가 디딤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 느꼈던 마음들이 느껴지더라고요. 연대하고 서로 챙겨주고, 받기도 하면서 연대하는 거요.

청년들을 만나다 보면 청년들이 많이 고립된다고 느껴요. 그래서 청년들을 발굴하고 저희 활동도 많이 알려서 이 문제를 사회적 문제로 담론화하고 해결하고 싶어요. 처음에는 재밌어서 시작했는데 활동하면서 의미도 있고 사명감도 느끼고요. 대구에서부터 더 연대하고 넓혀갈 수 있게 해보고 싶어요.

사진 / 혜영

글&인터뷰: 나혜수 
사진:
혜영 

댓글 정책보기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