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청소년공익활동지원사업 나눔교육X유스펀치>(이하 유스펀치)는 청소년의 시민성을 증진하고, 더 나아가 공익활동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2024년에 6월에 힘차게 시작한 2024년 유스펀치는 청소년 활동가의 역량강화를 위해 워크숍을 진행했는데요. 역량강화워크숍은 다양한 사회참여 방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사례를 학습하고 팀 별 캠페인 구체화와 확산도구를 제작합니다. 워크숍에 참여한 청소리 팀의 활동 내용을 공유합니다.

청소년 우울증,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많은 학교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자전거 등교를 금지합니다. 위험하다고 자전거를 금지할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학교는 학생을 보호 대상으로만 여기며 일률적으로 모든 학생의 선택권을 박탈합니다. 청소년들은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자기 삶의 주인인 시민적 주체’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으며, 자기결정권보다는 통제하고 통제받는 데 익숙해져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같은 청소년기의 과도한 통제와 보호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하고 심각한 질환 중 하나로, 무한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로 인해 청소년들 사이에서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충동적인 시기와 맞물려 자살로 이어질 위험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 5명 중 1명이 한 번 이상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등의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에 비해 정신건강 서비스인 치료나 상담을 이용해 본 청소년은 단 5.6%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보건복지부 2022, 정신건강 실태조사)

1) 참고캠페인: 2012년 여름 토론토의 광장을 뒤덮은 31,000개의 버튼 설치물. 다양한 기분을 묘사하는 버튼을 선택하도록 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공유할 수 있도록 한 Not Myself Today 캠페인의 핵심은 감정을 숨기지 말고 드러내고 표현하는 것을 통해 자신의 정신건강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 캠페인의 또 다른 목표는 정신 건강에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 대한 태도와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꿔주는 것이다.

우울증은 신체칠환과 마찬가지로 초기 진찰과 개입 등 조기치료가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진료를 받지 않는 이유로는 ‘아직까지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60%)’,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해결될 것 같아서(52.8%)’를 꼽습니다. 대부분이 스스로에 대한 자기혐오, 자기책임(자책)으로 돌리는 반면 주변에서는 부인과 비난, 의지박약과 비교로 이 질환을 바라봅니다. ‘사춘기에는 원래 그래’, ‘사춘기에 모두 한 번 쯤은 겪는 문제야’ 등 흔히 사춘기, 중2병 정도로 치부하고 넘어가거나 정신적 문제로 다그치다 증상을 심각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출처 : 인스타그램 @affirmationsandaccessibility

2) 참고캠페인: Mental Health check in, 학교 게시판을 활용해 감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만든 고등학교 교사 Erin Catillo, 학생들 상호간 대화의 어려움에 주목하고 다양한 감정상태, 정신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항목에 자신의 이름을 적어 감정을 드러내고 나누고 극복하자는 취지로 Mental Health check in 게시판을 운영한다.

청소년 우울증 문제에 주목하고, 청소년의 목소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팀을 구성한 청소리 팀은 ‘내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알아차려 자신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찾도록 돕자’는 취지로 ‘마음풀이’를 개발했습니다. 우울증 치료의 첫 번째 장애물은 ‘나는 우울증이 아니다’라는 생각이라고 합니다. 신체 질환과 달리 정신장애는 당사자가 자신의 병의 정도를 인식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시기에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하게 하는 막연한 편견, 부모와 주변의 반대, 그리고 스스로 느끼는 망설임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친숙하고 자연스러운 도구를 통해 일상에 스며들어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알리고 교육할 수 있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을 한 청소리 팀은 ‘시험지’에 주목했습니다. 시험으로 인해 발생하는 우울증을 시험지를 통해 치유하고 위로하자는 생각으로, 청소년 우울증의 원인인 무한 경쟁과 학업 스트레스의 정점인 시험지를 역설적으로 활용하여 우울증에 대한 편견과 망설임을 없애는 도구로 삼고자 했습니다.

3) 참고캠페인: 2015년 EBS 다큐프라임 제작진과 제일기획이 협력하여 청소년들을 위로하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기획한 ‘힐링 모의고사’ 프로젝트입니다. 오늘은 수능 모의고사를 보는 날입니다. 1교시는 국어 영역이며, “다음은 수능을 앞둔 자녀를 위해 부모님이 쓴 편지글이다. 이 편지를 읽고 느낀 마음을 적으시오”라는 문제를 본 학생들은 여느 때처럼 정답을 찾기 위해 집중하여 편지글 지문을 읽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이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 학생들이 생겨나고, 교실은 순식간에 눈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시험지에 나온 지문의 편지는 각 학생의 부모가 자녀들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실제로 쓴 편지였던 것입니다. 부모님의 진심이 담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이 시험문제를 접한 학생들은 이제 답을 쓸 차례입니다. 그 답은 바로 부모님께 드리는 편지의 답장입니다.

청소년에게 위로를 담아 ‘마음풀이’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청소년 불행지수 1위이며, 청소년 자살률 또한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많은 청소년들은 시험을 스트레스로 여기면서도, 시험을 치를 때는 그 어느 때보다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그리고 시험 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기꺼이 자신의 시간을 할애합니다. 시험으로 인한 문제를 시험으로 해결하려는 접근 방식은 같습니다.

청소리 팀은 시험지에 부모의 편지 대신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쓴 베스트셀러작가 백새희 작가의 글, ‘나는 오늘 행복할거야’ 등 시사IN등에 그림을 연재하면서 독자들에게 위로를 건내는 일러스트레이터 정켈 작가, 수원에서 청소년자살예방센터장을 역임한 행복한우리동네의원 안병은 정신과 전문의 등의 글과 직접 청소년에게 건네는 편지를 실었습니다. 청소년들이 지문을 읽고 해석하며 스스로 답을 찾기를 원하는 방식입니다. 시험지와 시험이라는 형식을 차용하였지만, 우울증에 관한 정보나 정답이 아닌 시험지를 접하는 청소년들에게 또래의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청소년 공익활동에는 정답이 필요 없다고 생각합니다. 사회 문제에도 정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양한 활동과 시도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그 실마리를 누군가가 이어가며 결국 그 문제의 끝에 도달할 것이라 믿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상상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러한 상상이 언젠가는 변화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마음풀이’는 청소년들의 새로운 시도로, 때로는 너무 어렵게 느껴질 수 있으며, 이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위로가 잘 전달되는지 파악할 수 없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풀이’에 대해 직접 청소년 활동가와 만나 자문해 주시고, 자신이 쓴 책 속의 지문 사용을 허락해 주신 안병은 선생님은 “이 문제는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 청소년들은 너무 진지하면 안 되며, 다양한 시도가 존재하는 것 자체로 이 문제에 접근하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마음풀이 문제지에 문항이 보여지고 있다

청소리팀의 마음풀이 문제지(출처 : 오늘의행동)

청소리팀의 마음풀이 문제지위에 펜이 한자루 놓여있다

청소리팀의 마음풀이 문제지(출처 : 오늘의행동)

정켈 작가님이 이 땅의 청소년들에게 준 소박하지만 울림이 있는 편지 중 일부입니다.

“안녕, 얘들아! 잘 지내고 있니? 내 이름은 정켈이야. 나도 너희들처럼 청소년기를 보내고, 지금은 성인이 되어 만화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단다.성인이 되었다고 청소년기를 아예 잊은 건 아니야. 난 그때의 기억을 토대로 지금의 내가 될 수 있었고, 지금 내가 하는 이야기들도 여전히 그때의 경험으로부터 출발할 때가 많아. 그만큼 중요한 시기라는 거야. 갑자기 들이닥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어쩔 줄 몰라 나도 많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어. 그럴 때마다 누군가 내 마음을 공감해주고 함께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 너희들이 서로 그런 선한 영향력이 되어주기를 나는 바란단다. 친구의 곁에 조용히 있어주고, 그저 친구의 손을 잡아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로 시작하면 어떨까? 그러면 분명히 그 친구에게도 힘이 될 거란다.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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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I 오늘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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