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물꼬 물음표에서 시작한 항해가 다다른 곳⚓
변화의물꼬 지원사업은 2024년 봄, 사회의 변화를 상상하는 질문에서 시작했다. 왜일까? 한번쯤 궁금했지만, 답을 찾을 때까지 깊이 고민해 본 적 없었던 우리 주변의 질문들.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은 이들이 변화의물꼬 지원사업에 도전했다.
변화의물꼬는 1단계 물꼬트기, 2단계 항해하기로 나누어 진행했다. 1단계 물꼬트기는 이름 그대로 사회문제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며 관계의 물꼬를 트고, 그 과정에서 사회문제에 대한 이해를 넓힌다. 1단계 물꼬트기에서는 질문의 답을 찾기 위한 만남이 이어졌다. 1단계 물꼬트기에서 16개 프로젝트를 진행, 158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만나는 이가 많아질 수록 답은 점차 선명해졌다. 흔들리던 나침반 바늘이 점점 잦아들며 분명한 방향을 가리키듯 물꼬트기 이후 도전할 방향도 분명해졌다.
2024년 10월 물꼬트기를 마친 7개 프로젝트는 나침반의 바늘을 따라 2단계 ‘항해하기’에 나섰다. 항해하기에서는 1단계 물꼬트기 과정에서 얻은 정보와 자원 등을 활용해 질문의 답을 찾아볼 수 있는 구체적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했다.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2단계 항해하기 : 우리들의 항해기
항해를 떠난 5개월 동안 순풍을 만나기도, 폭풍우를 만나기도 했다. 하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지 않고, 성공적으로 항해를 마쳤다. 그리고 지난 3월 13일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2단계 항해하기 결과공유회 <순풍에 돛 단 듯>에서 이들의 항해기를 들을 수 있었다.
2단계 항해하기 결과공유회는 이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이제 막 질문을 세상에 꺼내 놓았던 1단계 물꼬트기 결과공유회에서는 참가자들의 발표에 느낌표와 물음표가 가득했었다. 사람들을 만나 답을 찾아보긴 했지만, 경험에서 얻은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각자 생각한 답을 직접 실행해 본 항해하기가 끝났을 때는 주제에 대한 높아진 이해와 전문성이 분명히 느껴졌다. 항해기를 들려주는 이들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진하게 느껴졌다.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2단계 항해하기의 경험과 소감을 나누는 참가자
“의문 혹은 불편한 마음에서 시작한 프로젝트의 마무리가 이런 모습일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처음에는 인터뷰 부터 시작해서 궁금증을 풀고 문제를 이해하고자 했는데, 하다보니 다음 단계에 무엇을 하면 좋을지 자연스레 떠올라 항해를 계속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의문과 생각이 배 한 척이었다면 다양한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경험이 돛이 되었고, 그들의 응원이 순풍이 되어 항해를 할 수 있었습니다. ” – 참가자 결과보고서 중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이걸 할 수 있을까, 했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올까 걱정과 두려움이 많았지만 변화의물꼬와 한 약속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생각을 실행으로 옮길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어 감사합니다. 변화의물꼬에서 제안해주신 방법과 단계가 사고를 확장하고 깊이있게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탄탄한 탑을 하나 쌓은 기분이 듭니다.” – 참가자 결과보고서 중

아름다운재단 1층 대회의실에서 있었던 2024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결과공유회 <순풍에 돛단듯>
함께하는 것의 행복과 기쁨
자신감 뿐만 아니라 동료가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1단계 때 혼자 참여했던 이들이 2단계 항해하기에서는 2-3명의 팀이 되어 참여했다. 혼자였다면 쉽지 않았을 항해가 동료가 있어 더욱 든든해졌다.
“혼자 보다는 팀이 같이 움직이는 것이 좋은 성과를 낸다고 알고 있지만, 오랫동안 혼자 강사로만 활동한 나로서는 그 말을 실감하기가 쉽지 않았다. 2024 항해하기 과정을 통해 협업이 어떻게 좋은지, 뜻이 잘 맞는 사람과 같은 방향으로 함께 작업을 하는 것이 이렇게 행복하고 기쁨이 될 수 있다는 경험은 나에게 가장 큰 자산이 되었다.” – 참가자 결과보고서 중
“발달장애 자녀를 둔 같은 처지로 만난 어머님들이 처음엔, 살짝 부끄럽기도, 어색하기도 했었는데, 지금은 오래 만난 친구들처럼 편해졌다. 비슷한 상황을 겪고 같은 고민을 나누는 평생 동지가 가까이 있다는 게 큰 위로가 되었다. 시작은 심히 미약할지라도, 작지만 발달장애 부모 커뮤니티가 만들어진 것 만으로 우리에겐 큰 변화가 생겼다. (중략) 소박하지만 부푼 가슴으로 자녀와 함께 평생 밑 그림을 그려보는 시간을 갖고 앞으로도 이 밑그림을 지속적으로 수정하고 고치며 희망을 가져 본다. ” – 참가자 결과보고서 중

결과공유회에서 나눈 말선물 : 서로의 활동에 대한 생각과, 응원, 격려 등을 꾹꾹 눌러 적었다.
항해가 끝나는 곳, 그곳이 바로 변화의 시작
항해하기는 끝났지만, 변화의 시작은 이제부터다. 7개 프로젝트는 항해하기에서 진행한 활동을 계속 이어가며 꾸준히 변화를 만들어 갈 예정이다.
▲ 발달장애 자녀 평생교육을 위한 부모 커뮤니티는 발달장애인을 사랑하는 자들의 모임 ‘발사모’ 이름으로 모임을 이어나간다.
▲ ‘자식도 배우자도 없는 나를 존중하는 품격있는 죽음이 가능할까?’ 고민했던 이들은 ‘서로 맞장구 치는 사람들’과 오는 4월 18일~19일 죽음주간을 열어 더 많은 이들과 만날 예정이다.
▲ ‘우리 지역에서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환경모임’을 만들고자 했던 이는 워크숍에서 만난 이들과 주민참여예산에 지원할 계획이다.
▲ ‘1인가구 여성들의 자기방어 훈련방법’은 항해하기를 통해 교육안이 개발되었고, 앞으로 이를 필요로 하는 곳들과 만나 활용할 계획이다.
▲ 토론회를 통해 연기 입시 학원의 체중 관리 실태를 공론화 한 ‘편하게 말하고 싶지만’ 팀은 앞으로 창작 현장에서 이 주제를 계속해서 이어나갈 방법을 고민중이다.
▲ 고졸 청년들의 안정적인 사회 진입을 도와온 당근바게트는 우선 산업기능사 청년을 중심으로 활동을 집중하고, 점차 다양한 경우의 고졸 청년들을 만날 예정이다.
▲ 마지막으로 공공 벤치는 어디에 누구를 위해 설치되는 걸까? 질문했던 ‘우리동네 우리벤치’는 동네에 목공동호회와 함께 벤치 설치에 대한 계획을 공유하며, 지역 안에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변화의물꼬와 함께 한 지난 1년은, 모임 구성원들이 가진 문제의식을 어떤 말로 누구와 나눌지 찾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기획하기 위해 함께 토론하는 시간이 즐거웠고, 지식과 경험을 다시 엮어서 행동의 틀을 짜고, 계획을 수행하여 결과물을 내는 과정이 주는 성취감도 컸습니다. 이후 일상에서 다른 문제의식을 품게 되었을 때, 이를 다듬고 키워가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참가자 결과보고서 중
“인터뷰로 시작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결과물까지 도출하는 완벽한 프로세스를 경험했다. 1단계 물꼬트기에서 2단계 항해하기로 이어지는 여정이 매우 연결성이 높아서 처음에 생각한 문제제기를 이에 대한 해결법으로까지 이어간다는 점에서 매우 즐거웠다. 특히 평소에 갖고 있던 문제의식 중 하나를 직접 프로젝트로 풀어봤다는 점에서 뭔가 고민으로만 생각 한 켠에 자리잡고 있던 짐을 밖으로 꺼내놓고 풀어놓은 기분으로 시원하고 개운하다.” – 참가자 결과보고서 중
2단계 결과공유회는 용기있게 자신의 질문을 세상에 던지고, 또 끈기있게 답을 찾아온 서로를 향해 수고의 박수를 보내며 막을 내렸다. 그 박수 속에는 앞으로 해 나갈 도전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마음도 담겨있었다. 아름다운재단도 2024 변화의물꼬 지원사업의 경험이 이제부터 만들어갈 변화의 단단한 밑거름이 되었길 바란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공익활동을 이어나갈 이들의 앞으로를 계속해서 응원해 본다.

2024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2단계 항해하기 <순풍에 돛단듯>
⛵2024 변화의물꼬 지원사업 2단계 항해하기 프로젝트 후기 모음
⚓우리동네 우리벤치
⚓발달장애 자녀 평생교육을 준비하며 같이 성장하는 부모 커뮤니티 만들기
⚓생애 마무리 과정에서 모두가 자기결정권을 보장받으려면 꼭 해야 할 일
⚓무대에 서는 자긍심, BMI 뺏길 수 없다
⚓고졸 청년의 안정 사회 진입 지원센터
⚓우리동네에서 함께하는 지속가능한 환경모임
⚓나를 위한 레드카펫 – 1인 중장년 여성의 건강과 안전한 삶을 위한 자기방어 프로그램 만들기
글 / 최지은
사진 / 임다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