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인권플랫폼 파랑은 ‘사람의 권리를 향한 파동’이라는 이름처럼, 부산·울산·경남 지역의 다양한 인권 이슈들을 모으고, 말할 수 없었던 이야기들을 만들고 있어요. 아름다운재단은 이런 뜻깊은 실험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공익단체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을 통해 파랑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중에서도 인큐베이팅 3년차를 맞은 파랑이 지난 시간을 어떻게 채워왔는지, 어떤 질문을 품고 새로운 활동을 기획하고 있는지 전해드리려 해요. 지역의 경계를 넘어 파동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기록, 함께 만나볼까요? |
안녕하세요! 지속가능한 지역인권운동을 위해 부산지역 인권활동가와 단체들을 지원하기 위해 2022년 창립해 부산지역 인권운동 중간지원조직으로 역량을 키워가고 있는 사단법인 부산인권플랫폼 파랑(波浪)입니다.
파랑은 부산지역 인권운동 활성화를 위한 핵심활동으로 교육·연구·지원·배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지역 인권활동가들의 쉼과 성장, 연결과 연대를 위한 교육과 재충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작은 인권단체들의 안정적인 운영을 함께 고민합니다. 다양한 방식의 기금 조성과 배분사업을 기획하는 한편, 지역인권현장에 대한 연구조사를 통해 지역에 밀착한 인권의제 발굴 및 인권담론 생산과 공론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한 변화를 온몸으로 밀어가는 활동가들이 지치지 않고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건강돌봄 지원, 명절선물나눔, 소모임 지원, 인권활동 지원 등으로 인권운동현장의 사람을 지켜 운동의 미래를 열어가고자 합니다.
아름다운재단의 든든한 지원으로 부산지역 인권운동 중간지원조직으로 성장해온 파랑은, 1차년도 지역인권운동 플랫폼으로 조직기반과 사업기초를 다지고, 2차년도 인권운동현장 지원을 위한 목적사업 추진을 본격화한 데 이어, 3차년도에는 2년간의 사업경험과 문제의식으로 다져온 중간지원조직으로서의 전문역량을 발휘하여 지역 인권활동가와 단체에 실질적으로 힘이 되는 사업들을 더욱 체계적으로 펼쳐가고자 애썼습니다.
안전한 공간에서, 더불어 만나고, 함께 성장해가는 환대와 우정의 플랫폼
우선, 지역에서 인권활동을 도모하는 활동가들을 위해 연중 무료로 활짝 열려있는 파랑의 공간은 ‘부산인권액션그라운드’로서의 의미를 십분 살려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30인 교육실, 10인 회의실, 로비 겸 북카페를 갖추고 있으며, 장애 접근성과 젠더중립화장실 등 모두의 인권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더해가며 연간 총 214회, 2,200명의 활동가들의 이용하는 곳이 되었어요.
모두의 인권을 위해 시간과 열정을 아끼지 않는 활동가들이 편안하고 안전하게 느끼는 공간에서 얼마나 소중하고 다양한 활동들이 모색되는지, 그러다 새로운 단체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이 정말 큰데요. 파랑의 공간을 귀하게 써주는 활동가들은 파랑에 감사를 표하지만, 파랑의 힘만으로는 결코 기획할 수도 꾸려낼 수도 없는 멋진 활동으로 파랑의 공간을 채워주는 활동가들이 있어 파랑의 공간은 그 품과 깊이를 나날이 더하고 있답니다.

활동가공동교육_리더들의이야기
인권단체 활동가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실시한 세 차례의 <리더양성교육>은 교육 후 활동가들간 네트워크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동료지지체계가 형성되는 성과가 있었고, 지역 인권활동가 재생산을 위한 공동교육 프로그램 마련을 위한 결의를 다지기에 이르었어요. 재정적으로 불안정한 소규모 단체의 안정적인 재정확보를 함께 모색한 <모금기획 워크숍>은 교육프로그램으로 그치지 않고 공동모금캠페인으로 연결하여 활동가의 모금역량 강화와 단체의 재정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었답니다. ‘쉼과 성장’이라는 핵심활동에서 ‘쉼’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평가로, 2023년부터는 동료 활동가들과 우정을 나누는 네트워킹 워크숍을 정례화하고, 2025년에는 ‘활동가들의 쉼을 위해 사용할 것’을 특별히 요청한 기부자의 뜻에 따른 기금 조성으로 활동가 재충전을 위한 배분사업도 시작될 예정이에요.
활동가들이 아니었다면 기록되지 못했을 부산·울산·경남 퀴어단체·커뮤니티의 역사
파랑은 지역인권현장에 밀착한 인권 의제를 발굴하고 이론화해 지역 현실에 기초한 인권 담론을 생산·확산하기 위한 연구조사사업도 매년 진행해왔는데요. 2024년에는 지역의 구체적인 인권 현안이자 현재 한국사회의 가장 치열한 이슈의 하나인 퀴어를 주제로 <2024 부산·울산·경남지역 퀴어 단체 및 커뮤니티 현황조사>를 진행했어요. 부산·울산·경남지역 17개 퀴어단체 및 커뮤니티의 설문조사와 15명의 퀴어활동가 인터뷰를 담은 이번 보고서는 지역 퀴어운동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라는 점에서 소중한 가치를 가질 뿐 아니라 퀴어활동가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작업이었는데요.
무엇보다 이 보고서가 부디 지역의 퀴어활동가들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위로이자 응원이 될 수 있기를, 그리고 새롭게 활동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요. 다행히 연구조사사업이 부산·경남지역 퀴어활동 활성화에 작은 계기가 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소중합니다. 앞으로도 파랑의 연구조사사업은, 지역인권현장에 대한 조사와 기록을 통해 인권활동가의 역량 강화 및 인권운동현장 활성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해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어요.

연구조사 결과보고회
가장 먼저 살피고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귀한 사람들, 활동가들의 곁이 되어
파랑이 가장 먼저 고민하고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것은 사람, 바로 활동가들인데요. 활동가 한 사람 한 사람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부산·경남지역 해고노동자 및 공익활동가 건강돌봄지원사업>은 2023년 부산지역에 한정했던 사업 범위를 경남지역으로 넓혀 총 154명의 해고노동자와 활동가들의 건강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지역의 공익적 건강안전망 구축을 위한 기초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2년간 <건강돌봄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했던 심리검사와 심리상담은 2025년부터 <마음자리>라는 별도 사업으로 특화하여, 고통의 곁을 지키며 소진과 트라우마를 경험하기 쉬운 활동가들의 마음을 지속적으로 보살피는 사업으로 운영할 예정이며, 자기성찰과 팀워크 진단 도구를 활용하는 그룹별 마음돌봄 워크숍과 활동의 전망을 열어가는 비전워크숍도 요청에 따라 꾸준히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1년에 2번, 설과 추석에 해고노동자와 인권활동가를 응원하는 <명절선물나눔사업>은 2023년 136명에서 약 60명이 늘어난 195명(설날 90명, 추석 105명)에게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지역 활동가들의 사회적 지지체계를 형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추석 모금 캠페인
‘오늘의 인권’을 열어내는 지금-여기 우리의 현장을 조명하기 위하여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는 국회와 광화문이 아닌 지역의 인권운동현장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도 어렵고, 힘이 되는 지원을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지역에도, 인간의 존엄과 인권의 가치가 도전받는 수많은 현장이 있습니다. 지금-여기 고통의 곁을 지키며 ‘오늘의 인권’을 열어내는 지역인권현장을 지원하는 사업이 인권현장 지원사업 <오늘의 인권>과 인권활동가 소모임 지원사업 <모여랑>인데요. 사업의 취지에 공감한 후원자들의 특별기금으로 운영되는 소규모의 배분사업임에도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과 모임을 꾸리는 활동가들은 작은 지원금을 아끼고 또 아껴 꼭 필요한 현장에서 의미 있게 사용해주어 매번의 활동공유회에서 사업에 참여한 활동가들과 기금을 출연한 후원자 모두 큰 감동을 나누었습니다. 앞으로는 지역인권운동현장의 소중한 활동들을 기록하고 좀더 많은 이들과 공유할 수 있는 자리도 만들어 가보려고 합니다. 모두의 인권을 고민하는 활동가들이 ‘모여’ ‘오늘의 인권’을 열어낸 기록들이 우리 사회의 인권의 역사가 될 테니까요.
“파랑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파랑이 있는 부산이 부러워요!”
파랑은 ‘여럿이 함께, 더 힘차게, 오래 멀리 갈 수 있는 인권운동을 위해’ 부산에서 인권운동을 해온 인권활동가들이 오래 꿈꾸고 함께 가꿔온 인권운동 플랫폼이기에, ‘우리가 기다려온 사람은 바로 우리’라는 생각으로 지난 3년간 지역 인권단체와 활동가들의 필요를 살피고 요청에 응답하려 노력해왔는데요. 어느덧 파랑의 곁에는 파랑의 사업을 기대하고 기다리는 동료 활동가들이 “파랑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응원을 보내주고, “파랑이 있는 부산이 부럽다”는 타지역 활동가들의 격려도 들려온답니다. ‘하나의 파랑’이 태어나고 성장하기까지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은 아름다운재단에 다시 한번 깊은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파랑은 스스로 운동의 동력이 되어 더 나은 세상을 향해 자신을 밀어나가는 활동가들의 곁에서, 쉼 없이 움직이는 바다와 같이 부산지역 인권운동의 크고 작은 물결을 아울러 인권의 가치를 확산하고 인권의 경계를 확장해가고자 합니다. 그리고 부산지역에 인권운동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간직하고 있는 파랑과 같이, 모두의 인권으로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어가는 ‘천 개의 파랑’이 이 세상 곳곳에서 다채롭게 피어나기를 힘차게 물결치기를 꿈꿉니다. 더 나은 세상을 굳게 믿고, 함께 꿈꾸는 모든 분들께 참 고맙습니다.

공동모금캠페인 기금전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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