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아름다운재단 공익마케팅팀 김태형 매니저입니다. 광고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네, 여러분의 소중한 5초를 뺏어간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그래도 너무 미워하지는 말아 주세요. 저는 이게 직업인 걸요. 그리고 여러분에게 나눔을 요청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부터 더, 잘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기부해달라는 사람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나누고 있는지, 기부 라이프를 공개해 봅니다!

전국을 다니며 모은 버스킹 팁으로 인생 첫 기부

학교에서 강요 아닌 강요로 했던 크리스마스 씰 구매나, 사랑의 빵 저금통 기부 말고. 처음 스스로 기부를 결심하고 실천한 건 스물여섯 살 때였습니다. 그 해, 취미로 버스킹을 시작했습니다.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이었던 저는 버스킹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는데요. 나중에는 전국 무전 버스킹 여행을 계획하기에 이릅니다. 공연 팁을 받아 여행 경비로 쓰고, 일부는 기부하기로 마음먹었죠. 부끄럽지만 100% 선한 마음은 아니었습니다. 기부를 하겠다고 하면 공연 팁이 조금이라도 더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전국 무전 버스킹 여행 당시 사진과 버스킹 안내판

전국 무전 버스킹 여행 당시

착한 마케팅이 먹힌 건진 모르겠지만, 25개 도시를 돌면서 약 130만 원을 모았습니다. 여행 경비로 쓰고 남은 돈에 사비를 보태 40만 원을 기부하기로 했죠. 어디에 기부할지 결정하는 게 쉽지 않더군요. 여러 사회 이슈로 ‘기부 포비아’라는 말이 유행하던 때였거든요. 전 국민이 십시일반 모아준 기부금이니 잘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직접 방문해서 둘러보고, 직원분들과 깊은 대화를 나눈 끝에 집 근처 보육원에 기부했습니다. 인생 첫 기부, 그 뿌듯함이란! 이 날의 경험 덕분에 아름다운재단에서 일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국 버스킹 여행 수익금 기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전국 버스킹 여행 수익금

땀도 나누고, 마음도 나누자! 축구 팀원들과 함께 기부하기

나눔의 기쁨을 알게 된 후, 그 기쁨을 주변 사람들에게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습니다. 그러나 조금 조심스럽습니다. 나눔이란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부 한 번 해 봐!” 말하는 순간 억지로 하는 게 될까 봐서요. 심지어 저는 기부가 가능한 단체에서 일하기 때문에 영업처럼 느껴질까 더 조심스럽답니다. 어떻게 지인들에게 부담은 주지 않고, 나누는 기쁨을 알게 할 수 있을지 고민 끝에 아주 작은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여자풋살동호회 하이볼프렌즈

저는 축구를 아주 좋아합니다. 직접 하는 걸로 모자라, 3년 전부터 여자축구동호회를 만들고 감독이자 구단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어느 날,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기모임 시간 외에 훈련 없이 경기만 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따로 시간도 내고, 참가비까지 내야 하는 게 부담스러웠는지 참석률이 저조해서 몇 번 무산되었습니다.

멤버들의 참석을 독려하면서, 참석한 멤버들에게 축구 이상의 의미를 줄 무언가가 필요했습니다. 그때 선택한 부분 전술이 바로 ‘나눔’이었습니다. 참가비 중 구장비를 제외한 비용을 소액기부하겠다고 했습니다. 전술은 대성공이었습니다. 축구도 하고, 나눔도 하고! 일석이조 프로그램으로 멤버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주 작은 돈이었지만, 함께 나누는 기쁨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그게 벌써 작년이네요. 올해도 기회가 된다면 진행해 보고 싶습니다.

창단 1주년이 되던 해, 팀 이름으로 1주년 기념 기부도 했었는데, 어느새 4년 차 팀이 되었습니다. 5주년, 10주년까지 팀으로 함께하고 있다면, 팀 이름으로 다시 한번 기부하고 싶은 마음도 있답니다!

여자풋살동호회 팀원들과 함께한 기부

드라큘라는 아니지만 피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나눔’이라 하면 많은 분들이 돈을 생각하지만, 세상에 나눌 수 있는 것은 정말 다양합니다. 물품을 나누는 사람도 있고, 재능을 나누기도 하죠. 저도 돈 말고 꾸준히 나누고 있는 것이 있는데 바로 ‘피’입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헌혈 이야기랍니다.

간식이나 기념품 때문에 헌혈을 시작했지만, 헌혈은 기념품 이상의 큰 기쁨을 줬습니다. 취업 준비할 때는 헌혈 덕분에 받은 봉사시간을 이력서에 써낼 수 있었고요. 체중이나 빈혈 때문에 헌혈을 못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꾸준히 하고 있으니 그것도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고요. 헌혈을 하면 피검사 결과를 통해 건강을 확인할 수도 있답니다.

헌헐하고 있는 모습

헌혈하면서 찰칵

그러나 헌혈을 하고 가장 기뻤을 때는 따로 있습니다. 차곡차곡 모아놨던 헌혈증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때였어요. 헌혈증서를 제출하면 수혈 비용을 차감해 주기 때문에, 지인들이나 그들의 지인이 헌혈증서가 필요하다고 하면 주저 없이 연락해서 보내드립니다.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다는 게 저에겐 아주 큰 기쁨이더라고요!

그 기쁨에 취해 어느덧 73번의 헌혈을 했더라고요. 헌혈을 200번 하면 대한적십자사에서 ‘명예대장’이라는 유공패를 주는데요, 앞으로도 꾸준히 피를 나누어 명예대장을 받는 게 목표입니다.

헌혈 유공장 은장, 금장

헌혈로 받은 유공장 은장, 금장

아름다운재단 모금 담당자의 기부

아름다운재단 모금 담당자이기 때문에 기부를 하게 되는 때도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좋은 비영리단체를 지원하는 중간지원조직입니다. 재단 구성원으로서 ‘좋은 비영리단체 없이는 아름다운재단도 없다’는 말을 새기고 있죠. 그래서 제가 생각하는 좋은 비영리단체 두 곳에 정기기부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대화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디지털 광장을 만드는 ‘빠띠’, 이동약자들의 접근성을 위해 계단정보를 모으고 지도를 만드는 ‘계단뿌셔클럽’입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시행되었을 때, 제 고향 마산에 기부를 해보기도 했습니다.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이전에 없던 새로운 기부가 생겼다는 호기심에 소액기부해 봤죠. 아무래도 지역에서 긴 세월을 살아왔던 사람이기 때문에 지역 소멸 문제의 심각성을 더 크게 느끼고 있는데요. 고향사랑기부제가 하나의 해답이 되길 바라고, 아름다운재단 담당자로서 나중에는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캠페인을 기획해 보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하는 것입니다. 저는 저희 팀에서 새로운 캠페인이 시작되면, 그 캠페인에 일시기부라도 하고자 합니다. 담당자를 넘어서 실제 기부회원이기 때문에 이 캠페인에 더 진심을 담아 일해야 한다는 마음이 생기게 되기 때문이죠!  

(왼쪽) 아름다운재단 기부내역 (오른쪽) 빠디 기부내역

(왼쪽) 아름다운재단 기부내역 (오른쪽) 빠디 기부내역

이렇게 꾸준히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받은 나눔을 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저는 참 많이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가난한 한부모가정에서 자라오면서, 국가, 사회, 학교, 이웃으로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죠. 그래서 저는 늘 마음에 빚이 있습니다. 어떻게 갚아야 할지도 모르는 빚을 갚기 위해, 조금이지만 꾸준히 나누고 있습니다.

아주 작은 나눔이라도 그 나눔이 모인다면, 어린 시절의 저처럼 도움이 필요한 누군가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 일을 사랑합니다. 더 많은 분들이 나눔의 기쁨을 알 수 있도록 하루하루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저의 눈물 젖은 광고를 봐주시는 모든 분들과 일상에서 나눔을 실천하고 계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상 아름다운재단 김태형 매니저였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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