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이하 브컴팀) 신아베입니다. 여러분이 지금 보고 계시는 재단의 홈페이지 운영과 관리, 웹기획을 약 5년 간 담당해오다가 최근 홍보 업무를 총괄하는 팀장이 되었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 아름다운재단이 웹데이터를 어떻게 지켜보고, 그를 통해 어떤 인사이트를 얻으며 활용하고 있는지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브컴팀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보도자료, 기고문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발행합니다. 보시는 분들이 한번쯤은 아름다운재단의 홈페이지에 접속해보시길 바라는 마음을 꾹꾹 눌러 담아서요.(물론 콘텐츠 특성에 따라 1순위 목적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요.) 모금캠페인 페이지, 지원사업과 기부회원 소식, 행사 신청폼, 후후레터 구독란 등 다양한 자료가 홈페이지에 담겨있기 때문이지요. 브컴팀에게 기획의 이정표가 되어주는 웹데이터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데이터, 좀 어렵고 먼 이야기 같다면?

아름다운재단은 구글 애널리틱스(GA)를 활용해 웹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합니다. 직관적이지 않은 번역투 용어와 알 수 없는 그래프의 향연… GA는 일단 너무나 보기 싫게 생겼습니다.(미안해요 구글🥲) 저에게는 GA의 첫 화면만 익숙하던 시절도 있었답니다. 첫장만 시커멓게 때가 탔던 <수학의 정석> 책처럼 말이에요. 오늘은 일단 일상 속 데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첫 걸음을 떼볼까 합니다.

개인 SNS 채널을 운영하는 분들이라면 게시글을 올렸을 때 좋아요가 몇 개나 찍히는지 확인했던 경험 있으실 겁니다. 저는 소수의 지인들만 볼 수 있는 비공개 계정을 하나 갖고 있는데요, 하나의 게시글 당 많아봤자 15개 정도의 좋아요가 찍힙니다. 어떨 때엔 10개도 안 나오더라고요. 몇 년 지켜보니까 단순한 풍경보단 사람이 있는 사진이 더 좋아요를 많이 받는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혹시 저처럼 어떤 건 좋아요를 더 받고, 덜 받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미 웹데이터 분석가가 될 준비가 되어 있으신 겁니다!

구글 애널리틱스 데모 계정의 첫 화면입니다. 세션수 2.8만, 활성 사용자 2.3만, 주요 이벤트 1.7만, 구매 275 라는 지표가 떠있습니다. 우측에는 지난 30분 동안의 활성 사용자수 72 숫자와 함께 그래프가 있습니다.

구글에서 제공하는 GA 데모 계정 첫 화면

GA 기초 용어 알고 갑시다!

GA 세계에서의 알파벳이라고 할 수 있는 기초 용어입니다. 제 언어로 다시 쓴 버전을 아래에 적어보았습니다. 더 복잡한 개념이 있지만 오늘은 여기까지만 알고 넘어갑시다.😉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싶으시다면 전문가 선생님들의 자료를 검색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용어 의미
사용자수 웹사이트에 들어온 사람 (≒방문자수)
세션 수 웹사이트/웹페이지를 조회한 수(≒조회수)
이탈률 특정 위치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나간 경우의 비율
평균 참여 시간 웹사이트/웹페이지가 사용자의 브라우저 화면에 표시된 채로 머물러 있는 평균 시간 (평균 페이지에 머문 시간, 체류시간)
이벤트 사용자가 우리 웹에 들어와서 어떤 행동*을 한 수
*스크롤, 클릭, 동영상 재생, 첫 방문 등
주요 이벤트(전환) 사용자가 웹에 들어와서 우리가 가장 바라는 행동*을 실행한 수
*웹사이트 소유자가 사용자들에게 기대하는 핵심 행동
(재단의 경우, 기부금 결제가 대표적이며 해당하는 지표는 GA 관리자 화면에서 설정할 수 있음)

주요 지표 3개, 꼭 세트로 봐야 해요!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는 많은 상세페이지가 들어있어요. 각각의 상세페이지는 목적도, 특성도, 주요 타겟도 다르기 때문에 웹데이터의 양상 또한 다채롭습니다. 대표 사례 3가지를 가져와봤습니다.

*정확한 내부 데이터를 공개할 수 없어 근사치 기재

페이지 특성 조회수 이탈률 평균 페이지에 머문 시간
기부회원가입 신청 약 1만 건 약 19% 약 19초
게임 형태 프로모션 페이지 약 8천 건 약 30% 약 3분
모금 캠페인 페이지 약 3만 건 약 60% 약 30초

기부회원가입 신청 웹페이지의 경우, 다른 페이지들에 비해 이탈률이 낮고, 페이지에 머문 시간은 짧은 편입니다. 여기에 들어오는 사용자는 이미 재단에 기부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접속하신 경우가 많기 때문이에요. 또한 이분들은 페이지만 보고 창을 닫기 보다는, 결제 페이지로 이동하는 등 다음 단계로 순행했을 확률이 높아 이탈률은 낮은 편입니다.

브컴팀에서 제작했던 온라인 게임 형태의 프로모션 페이지들의 평균 값을 내보았는데요. 페이지에 머문 시간이 눈에 띄게 높더라고요. 기획자의 의도대로 접속자들이 게임을 열심히 참여하신 증거로 보여 담당자가 쾌재를 불렀더랬죠.🤭

캠페인 페이지의 경우, 대중 대상의 매체 광고를 집중 집행하고 있기 때문에 조회수는 매우 높지만, 비영리 섹터나 캠페인 아젠다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은 유입자수의 비율 또한 높기 때문에 그만큼 이탈률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초라는 긴 시간 동안 재단 캠페인 메시지를 읽어봐주신 분들이 있다는 사실에 매우 힘이 납니다.

위와 같이 페이지 조회수가 높으면 좋지만, 낮다고 마냥 슬퍼할 일만도 아니라는 사실 이제 아시겠지요? 만일 광고를 통해 신규 유입자수를 대폭 늘렸다면 상대적으로 이탈률, 페이지에 머문 시간은 성과가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목적으로 페이지를 제작하고, 또 어떤 대상을 고려할 것인지, 결과적으로 고관여자를 어떻게 늘릴 것인지 등의 기획적 고민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 꼭 잊지 마세요!

2024 연차보고서로 보는 웹기획 꿀팁

제가 기획해본 웹페이지 중 가장 어려운 건 단연코 연차보고서입니다. 기부회원님을 비롯한 이해관계자에게 한 해의 소식을 보기 쉽게 간결하면서도 알차게 담아야 하는 엄청난 미션이기 때문이에요. 마치 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다고 할까요?😅 결국 웹기획의 관건은 정보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중요도에 따라 적합한 도구를 사용해 표현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홈페이지 유입자의 기기 비율이 [모바일 7: 데스크탑 3]이라는 걸 GA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아무리 모바일이 대세라지만, 우리 홈페이지도 진짜 그렇겠어?’ 싶었던 의구심이 한방에 해결됐었지요. 특히, 연차보고서는 매년 기부회원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모바일 기기로 확인하신다는 것에 주목했고, 2024년부터는 모바일 최적화 방식으로 제작해오고 있습니다.

2023 연차보고서와 2024 연차보고서의 첫 화면(모바일)

최근에 제작한 2024 연차보고서는 재단과 함께하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는 방향을 잡고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잘 담아내면서도, 보시는 분들의 편의를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앞 부분에는 연결을 보여주기 위한 메신저 컨셉의 인트로와 함께 건너뛰기를 원하는 사용자를 위해 즉시 보고서로 이동할 수 있는 버튼을 배치했습니다. 열심히 힘 주어 만든 영역이지만 사용자 편의 또한 매우 중요하기에 택한 방법이었어요.

수입/지출 그래프와 사업 핵심내용은 잘 보이게 배치하고, 상세 내용은 (+)를 눌러야 볼 수 있게 한 단계 안으로 집어넣었다.

여기서 잠깐, 평소에 내가 데스크탑이나 모바일 화면을 어떻게 사용하시는지 생각해볼까요? 실제로 많은 온라인 사용자들이 스크롤 업/다운을 좌우 스와이프보다 훨씬 많이 한다고 해요. 저는 웹 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에서도 이미지 슬라이드를 잘 넘겨보지 않더라고요. 우리의 연차보고서를 보시는 분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정보의 우선순위를 나누어 중요한 내용은 스크롤 업/다운만으로도 보실 수 있게 아래로 배치하고, 덜 중요한 내용은 안으로 집어 넣었답니다.

우선순위를 정할 수 없다면 덜 중요하다 라는 말 대신 “봐주면 좋고, 안보면 어쩔 수 없는 내용”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아름다운재단 연차보고서에는 (+)를 배치해 상세 내용은 안으로 넣어 사용자가 관심 있는 주제를 직접 골라 상세 내용을 보실 수 있게 구성을 해오고 있습니다.

과몰입하기 쉬운 비영리, 이정표가 되어줄 웹데이터

최근 반가운 제안을 받아 특별한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비영리 조직의 디지털 모금 전략 컨설팅 기업 ‘누구나데이터’에서 주최한 <빅데이터 모금 트렌드 2025> 출간 기념 북써밋 행사였어요. 재단에서 웹데이터 기반의 웹기획 업무를 담당했던 제 경력을 아신 김자유 대표가 토크 패널로 저를 초대해주신 거예요. 행사에서는 다양한 규모의 비영리 단체의 디지털 활동으로 본 모금 트렌드를 비롯, 비영리 섹터에서도 이미 포화 상태가 된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기관이 어떤 방법을 찾아 잠재기부자의 마음을 설득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도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답니다.

마이크를 들고 한 여성이 웃으며 발언하고 있는 모습, 사진 속 여성은 이 글을 쓴 신아베입니다.

ⓒ누구나데이터

이 날 행사에 참여해 다양한 기관의 상황과 고민, 현실을 듣고 왔는데요. 우리만 하는 고민이 아니구나 싶은 안도와 위안 그리고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이 많다는 부담이 같이 느껴지더라구요. 또한 비영리는 각 기관마다 사업과 이슈가 너무 중대하고 시급하다 보니 객관성을 잃기 쉽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과몰입하기 딱 좋달까요? 그런 의미에서 객관적인 데이터의 존재와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맞나? 우리가 만들고 발행하는 웹페이지를 누군가 보긴 볼까?’하는 불안감과 막막함이 앞선다면 지금부터라도 데이터를 들여다보는 습관을 길러보시면 어떨까요? 어떤 일을 하라는 명확한 답을 주진 않지만, 나아가야 할 방향과 지표를 제시해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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