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화장실’ 이야기

지난 5월 ‘모두를위한화장실’ 집담회를 개최했습니다. ‘그냥’ 화장실에 대해 이야기하는 자리였습니다. 다르거나 낯설거나, 특별하거나 ‘유별난’ 존재만 이용하는 화장실이 아니라 누구든, 언제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에 대해 나누었어요. 어떻게 ‘모두를위한화장실’을 만들 수 있었는지 또 ‘모두를위한화장실’이 설치되고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그 시간과 노력을 톺아보는 일로 함께 더 멀리, 여러 갈래로 나아갈 용기가 전해지는 듯했습니다.

‘화장실, 상상하기’ 온라인 전시장 바로가기 https://diversity.or.kr/toilet-exhibition

《모두를위한화장실 집담회: 그냥 화장실》 포스터]

화장실 상상하기, 반대를 넘어서기

처음 모두를위한화장실 전시회를 기획했을 때는, 한국과 영국, 미국이나 일본의 사례를 나누는 사진전을 떠올렸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우리’가 하게 된 것은 각각 경험해 본 적 있으나 깊이 이야기 나누지 못했던 불편하고 어려운 경험을 마주하고, 나의 특권을 인식하며 ‘모두’에 포함되지 못한 이들의 존재를 호명하고 함께 만들어갈 사회의 모습을 상상해 보는 체험형 전시였어요.

모두를위한화장실 전시는 8월부터 9월까지 서울(다가치학교 강서양천), 울산(송정생활문화센터), 공주(공주시여성회관) 총 세 지역에서 각각 일주일에 조금 못 미치는 기간 동안 문을 활짝 열어두었습니다. 전시를 개최한 공간을 원래 자주 찾던 주 이용자로서 거뜬히 머물러주신 분들부터 전시 소식을 듣고 기꺼이 시간을 내어 방문해주신 분들까지, 총 132분의 경험 덕에 전시가 더욱 풍부해질 수 있었답니다.

‘화장실, 상상하기’ 서울 지역 전시장 전경

전시 일정 중에는 모두를위한화장실 설치 확산과 설득을 위한 교육·워크숍 역시 진행되었는데요. 한국다양성연구소가 기획하고 제작한 ‘토끼똥 게임’을 통해 내가 경험해 본 적 없는 다양한 사회적 정체성에 대해 이해하고, 비장애 시스젠더 성인 중심의 공공화장실이 배제하고 있는 ‘몸’과 ‘경험’을 인지하며 모두를위한화장실을 ‘왜’, ‘어떻게’ 만들 수 있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체인징 플레이스 Changing Places 도면 (번역 : 한국다양성연구소)

그리고 덧붙입니다! 모두를위한화장실 전시 ‘화장실, 상상하기’는 온라인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제 사례와 활동 사진을 살펴보고 싶으신 분들에게 방문을 요청드립니다.

‘화장실, 상상하기’ 온라인 전시장 바로가기 https://diversity.or.kr/toilet-exhibition

『당신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를 나누며

한국다양성연구소는 사업을 마무리하며 한 권의 책자를 제작하였습니다. 책의 제목은 『당신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입니다. 4편의 인터뷰와 3편의 짧은 글, 4편의 긴 글 수록되어 있는 이 책은 모두를위한화장실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설치 논의를 진행해 본 적이 없는 단위부터 모두를위한화장실를 설치한 단위 등 여러 층위의 경험을 포함하고 있어요.

책자에도 실렸으나, 이 사례집을 제작하며 저자 분들로부터 “제가 글을 써도 되나요?”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요. 그렇게 말씀해주신 분들의 원고 역시 사례집에 소중한 한 꼭지가 되었어요. 참 감사한 일입니다. 모두를위한화장실에 대한 논의 역시 ‘나’로부터 시작해, ‘당신’이 누구든, 어떤 정체성을 가졌든, 누구와 함께 살든, 누구로부터 돌봄을 받고 누구를 돌보든 더욱 활발히 이야기되어 ‘우리’ 모두의 일로 여겨지면 좋겠습니다. 한국다양성연구소도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습니다.

[모두를위한화장실 사례집 『당신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목차]

[다운로드]
모두를위한화장실 집담회 ‘그냥, 화장실’ 속기록 / 사례집 ‘당신이 걱정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글, 사진 : 한국다양성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