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선배, 김연주 님의 바쁜 하루를 따라서👪
여러분, 조카나 자녀 있으세요? 아니면 매일 보는 어린이가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아이들과 함께 있는 양육자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아이를 기르기 시작한 시기가 각양각색이라는 것도 알게 돼요. 양육자가 된 시기보다 중요한건 양육을 하고 있는 지금인데도, 조금 일찍 아이를 낳은 청소년부모들의 경우 임신시기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도 큽니다. 원가정과 멀어지는 경우가 많다보니 살 집을 구하기가 어렵고 출산과정에서 위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청소년부모: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가 모두 만 24세인 이하인 당사자들을 의미합니다. 청소년부모 지원에 대한 법적근거가 마련되기 전에는 청소년부모라는 단어도 생소했습니다. 혼자 아이를 낳아 기르는 청소년한부모나 미혼모 지원에 편중되어 있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는 ① 청소년부모의 존재가 알려지고 있으며 ② 지원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고 ③ 청소년부모 당사자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X 청소년부모지원 킹메이커 ‘청소년부모 주거지원사업’
아이를 낳고 기르기로 결심하는게 어려운 일인만큼 잘 키울 수 있도록 응원해주는 게 어른들에게 필요한 자세라고 생각해요. 옆에서 질타만 하는 어른은 청소년부모 가정의 어떤 상황도 바꾸지 못하니까요. 실제로 어른들의 이해와 사랑 속에서 누구보다 멋진 육아선배로 거듭나고 있는 청소년부모들이 있습니다. 4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청소년부모 김연주(가명)님의 하루 일과를 따라가볼까요?
Q. 연주 님의 가족구성원을 소개해주세요.
이제 막 말을 시작한 41개월 남자아이와 덤벙거리는 저를 살뜰히 챙겨주는 남편과 살고 있습니다.
Q. 아이를 낳고 육아하는 일이 쉽지 않지만, 아이에게서 배우는 것도 많습니다. 아이를 양육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 많이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육아를 해보니 하나하나 어렵고 서툴렀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놀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고요. 그런데 아이를 양육하다 보니 점점 참을성이 생기더라고요. 전에는 무슨 일을 하든 금방 포기했는데 이제는 인내심과 끈기로 해내고 있습니다.
Q. 엄마랑 떨어지려 하지 않는 ‘껌딱지’ 순간이 있다보니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 때 가장 큰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A. 아이가 아프거나 제가 아플 때, 자격증 시험을 볼 때 잘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다행히 ‘청소년부모지원 킹메이커’에서 많이 돌봐주시다 보니 아이랑 간사님이랑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었는데요. 간사님들이 긴급 돌봄으로 집에도 오셔서 봐주시고, 밖에 나가서 같이 놀아주셔서 아이가 너무 잘 지내주었어요. 돌봄뿐만 아니라 제가 관심 있는 자격증을 딸 수 있도록 전산회계, 세무, 정리수납 자격증 학원비와 자부담비를 지원해주셨는데요. 감사하게도 전산회계 1급과 정리수납 2급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걱정 없이 잘 견뎌올 수 있던 거 같아요.
Q. 청소년한부모에게만 적용되었던 정부 지원이 청소년부모로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좀 더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어린 나이에 같이 부모가 되다 니 재정 관리와 주거 마련이 힘들었습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충돌도 겪게 되었고요. 일을 해도 나이가 어리고, 경력, 학업이 부족하니 안정적인 수입을 얻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지원단체를 알아봤지만 대부분 한부모, 미혼모 지원이라 지원해도 안 될거라 생각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청소년부모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고, 재정을 관리하고 주거지를 마련하는 방법에 대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도와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둘 다 어린 나이다 보니 서로에 대한 이해심을 갖고 존중하는 방법 등에 대해 잘 알지 못했어요. 그래서 부모코칭 같은 것도 있으면 더욱 좋을 거 같아요.
Q. 아이에게 요즘 가장 많이 하는 말은 무엇인가요? 아이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도 궁금합니다.
아이가 소위 말하는 미운 4살이 되었어요. 말 트인지 얼마 되지 않아 신나게 말하고 자기주장도 강해지고 의사표현도 늘었습니다. 활동적으로 변해서 이리저리 막 뛰어다니기 시작하니 아이에게 ‘이리와’, ‘안 돼’ 라는 말을 많이 쓰게 되고, 훈육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요즘 ‘엄마 싫어!’라고 말할 때가 있어요. 그러다 기분이 풀리면 다시 ‘엄마 좋아~’ 라고 하며 애교를 부리는데 너무 귀여운 것 같아요.
Q. 육아가 낯설었던 초반과는 달리 점점 육아선배가 되어가고 있을 텐데요, 이제 막 육아를 시 작한 이들에게 건네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처음에 ‘완벽하게 아이를 키워야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유식이나 발달단계 등을 신경썼는데요, 그러다보니 돌이 되고 벌써 4살이 되었어요. 아이 자체보다 그 외 다른 부분을 신경쓰다보니 지금에서야 ‘사랑을 더 줄 걸’하는 후회가 들어요.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아이와 눈맞춤을 더 하고 대화도 많이 할 것 같아요. 완벽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겠지만 지금 아이와 눈맞춤을 더 해보는건 어떨까요? ☺️
Q. 마지막으로 아이는 연주 님에게 어떤 존재인가요?
‘책임감을 갖게 해준 생명’인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기 전에는 뭘 해야 할지 고민도 많았고, 끈기도 없어서 일을 다니면 1년도 못 채우고 다 그만뒀었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고 나서 아이에게는 내가 전부라는 생각이 들어 책임감이 생기게 되었어요. 일을 하면서 양육도 잘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많이 찾아보게 됐고요.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해주고 싶고 더 많은 경험을 쌓아주고 싶으니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어요. 아마 아이가 아니었으면 이렇게 행복하고 열심히 살 수 없었을 거 같아요. 저에게 와줘서 너무 고맙게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