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전날까지 이어지던 비가 멈추고, 맑고 청명한 하늘이 드러났습니다. 마치 아름다운재단을 찾아오실 기부회원님들을 반기기라도 하듯, 햇살 가득한 날씨 속에서 ‘처음자리마음자리’가 열렸습니다.
‘처음자리마음자리’는 아름다운재단과 함께 기부의 여정을 시작하신 신규 기부회원님들을 재단으로 초청해, 재단의 사업과 캠페인을 소개하고 나눔 이야기를 함께하는 환영 행사입니다. 기부회원님들을 처음 뵙는 자리인 만큼, 오늘 하루가 더욱 특별하게 느껴졌습니다.
행사 준비가 마무리되자, 기부회원님께서 하나둘 재단을 찾아주셨습니다. 가족과 함께 오신 기부회원님, ‘아름다운Day 돌기부’를 통해 인연을 맺은 최연소 기부회원님, 지인과 함께 동행해주신 분들, 그리고 조금은 낯설 수 있는 자리에 홀로 용기 내어 참석해주신 기부회원님까지 귀한 주말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아름다운재단을 방문해주신 모든 발걸음이 참으로 소중했습니다.
서로를 잇는 첫 순간, 기부 닉네임 네트워크
행사는 아름다운재단이 새롭게 미션과 비젼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기부회원님의 나눔이 있었기에 이 자리가 가능하다는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재단이 앞으로 기부회원님들과 어떤 방향으로 함께 걸어가고자 하는지를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먼저 낯선 공간과 낯선 사람들 속 어색함을 풀어줄 ‘기부 닉네임 네트워크’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습니다. ‘기부 Dreamer’, ‘모임은 처음’, ‘친구 따라 온’, ‘소심한 참여자’ 등 오늘 하루 나를 표현하는 닉네임을 만들어 소개하며, 처음 만난 이들과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 수 있었습니다. 작지만 진솔한 이야기에 웃음이 이어졌고, 낯섦은 어느새 따뜻함으로 바뀌었습니다.
함께 만든 변화, 앞으로 만들 변화
이어진 시간에는 아름다운재단의 연혁과 주요 사업을 소개하며, 지금까지 기부회원님과 함께 이뤄온 변화들을 되돌아보았습니다. 기부회원님 한 분 한 분의 참여가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는지를 되새기는 의미 있는 순간이었습니다. 특히 올해 새롭게 시작한 기부문화캠페인 🔗<아름다운재단에는 우는 아이가 없습니다>의 기획 배경과 의미를 함께 나누며, 앞으로 아름다운재단이 기부회원님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 건강한 기부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은 지원 대상자를 동정이나 시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지 않으며, 누구나 변화된 환경과 작은 도움만 있다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그렇기에 어려움에 처한 이웃의 시급한 상황을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안타까운 존재로만 비춰지는 것을 지양합니다. 무엇보다 지속적이고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건강한 기부문화가 바탕이 되어야 하며, 우리 모두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함께 고민하고 조금씩 나아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에 많은 기부회원님들께서도 깊이 공감해주셨습니다.
나눔 이야기와 함께하는 아크릴 무드등 제작 체험, 빛나는 나눔
행사의 마지막은 체험 프로그램 ‘빛나는 나눔’이었습니다. 기부회원님들께서 직접 아크릴 무드등을 제작하며, 그 안에 ‘나에게 나눔이란 무엇인지’, ‘기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응원의 메시지’ 등을 담아주셨습니다. 완성된 무드등들이 하나둘 불을 밝히자, 공간 안은 은은한 빛과 함께 나눔 이야기가 퍼져나갔습니다.
다양한 삶의 이야기와 나눔의 이유를 나누며,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고 공감하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아이를 낳기 전에는, 그냥 내가 사회의 규칙을 잘 지키며 살아가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기를 낳고 나니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더라고요. 내가 모르는 사람에게도 도움을 받게 되고, 서로 돕는 순환의 세상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아기 이름으로 처음 기부를 했어요. 아기가 살아갈 세상이 조금 더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에서요. 여러 단체를 알아봤지만, 오늘 아름다운재단에 와보니 내가 선택을 참 잘했구나 느끼고 갑니다.”
“나 혼자만 잘 사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다 같이 잘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여러 단체에 기부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고 싶어요. 기부는 그저 불쌍한 사람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사회 변화를 이루는 데 내가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해요.”
“작년에 사회적으로 여러 일들이 있었잖아요. 그 전에는 죽음이란 게 막연했는데, 그런 사건들을 겪으며 죽음이 내게 멀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죽기 전에 후회하지 않으려고, 생각만 하고 있던 기부를 시작하게 됐어요. 저는 보컬과 보이스 레슨을 진행하는데, 그 수업료 일부를 기부하고, 수강생들에게도 기부 프로젝트를 함께 소개하고 있어요.기부의 가장 큰 혜택은, 풍요로운 마음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해요.”
처음의 마음을 오래도록
‘처음자리마음자리’는 말 그대로 처음의 자리를 함께하고, 처음의 마음을 오래 기억하는 자리였습니다.기부회원님들의 따뜻한 마음이 재단의 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 곳곳에 닿을 수 있도록, 아름다운재단은 앞으로도 한 분 한 분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더 깊이, 더 넓게 나눔을 이어가겠습니다.
사진: 김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