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과 (사)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는 아동청소년의 문화 향유권을 확대하기 위해 2019년부터 ‘문화와 룰루라라’ 사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에 참여하는 400여 명의 아이들은 음악, 미술, 문학, 놀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직접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친구들과 활동하면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랜선만남’은 평소 만나기 어려운 문화예술계 전문가가 일일 멘토가 되어 아이들을 온라인으로 만나 소통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8월 7일 진행된 랜선만남, 아이들의 웃음이 가득했던 만남을 이야기해 드릴게요. 

첫 번째 만남 : “지금의 나를 따뜻하게 바라봐 주세요” 김나연 배우와 함께 발견한 나의 강점 

초등학생의 희망 직업 상위에 늘 빠지지 않고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화려해 보이는 활동 뒤에 어떤 노력이 숨어 있을까요? 아이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기 위해 캐리TV ‘유니’로 활약 중인 배우 김나연님과 랜선만남 첫 문을 열었습니다. 

김나연님은 랜선만남에 참여하게 된 계기를 진솔한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냈습니다. 

“어릴 때부터 막연히 연예인을 꿈꿨지만, 혼자서는 뭘 해야 할지 막막했어요. 인터넷을 찾아보며 오디션에 지원할 때마다 ‘나만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초조했죠. 하지만 그 시간이 쌓여 지금의 제가 되었어요. 오늘 꿈꾸는 친구들에게 포기하지 말고, 작은 것부터 도전해 보라는 응원을 꼭 해주고 싶어 랜선만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김나연 배우

아이들의 질문에 답해주는 김나연 배우

실시간 소통이 매력인 랜선만남답게 아이들의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합창할 때 친구들과 목소리를 잘 맞추려면 어떻게 해요?”, “무대에서 실수한 적 있어요?”, “긴장될 땐 어떻게 이겨내요?”부터 엉뚱하지만 순수한 “언니 예뻐요!”같은 응원도 빠지지 않았죠. 나연님은 화면 너머 한 명 한 명 아이들 눈을 맞추며 답해주었습니다.

“합창할 때 친구들이랑 마음이 잘 맞으면 더 화음이 잘 맞는 것 같아요. 내 목소리만이 아니라 친구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게 중요해요.” 

“관객을 대할 때, 특히 어린이 관객이 많으니까요. 공연 때마다 행복을 전해주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해요.”

또 무대에서 커튼콜하며 노래를 불러야 하는데 갑자기 마이크가 안됐던 에피소드를 얘기해줄 땐 아이들도 놀라고 재밌어하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어진 ‘강점키트 만들기’ 시간에는 나의 장점은 무엇일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친구들 말을 잘 들어주는 것’, ‘안경이 잘 어울리는 것’, ‘밥을 잘 먹는 것’, ‘잘 웃는 것’ 등 아이들은 저마다 나를 설명해주는 말들을 찾아보았고 옆 친구의 장점을 말해주기도 했어요. 

“장점은 계속 변할 수 있어요. 지금 당장 특별한 강점이 보이지 않아도 괜찮아요. 가장 중요한 건, 지금의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는 거예요.”

나연님의 말처럼 아이들은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주며 한 뼘 더 성장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루하루 행복하게!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보는 게 우선이라는 말을 꼭 해주고 싶었어요.”라는 따뜻한 인사를 남겼습니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배우 김나연님, 씩씩한 목소리와 활기찬 눈빛으로 아이들과 소통해주었고 아이들도 웃으며 서로 이야기해보며 즐겁게 참여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 : “이 그림이 단지 멋지게만 보일까?” – 이창용 도슨트와 떠나는 고흐의 세계

두 번째 주제는 미술이었어요. 유튜브 채널 <이창용 도슨트의 예술 산책>을 운영하는 이창용 도슨트가 아이들을 빈센트 반 고흐의 세계로 안내했습니다.  

서양사 공부를 하고 유럽에서 유학하며 아르바이트로 경험해본 도슨트의 매력에 빠져 전문가의 길로 들어선 이창용 도슨트. 고흐의 삶과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를 얘기해주시면서 그림에 담긴 진짜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1853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난 고흐는 6남매 중 장남으로, 형이 있었어요.” 

‘장남인데 왜 형이 있지?’ 호기심이 발동했어요. 알고 보니 고흐가 태어나기 전 아기였던 형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고 해요. 죽은 형과 같은 이름을 갖게 된 고흐는 생일 때 마다 자신의 이름과 똑같은 형을 추모하러 공동묘지에 가곤 했습니다. 성인이 되어 화랑에서도 일해보고, 전도사의 일에도 헌신적이었던 그는 그림에 대한 열정을 품고 늦은 나이에 화가의 길로 들어섭니다. 

고흐는 초기작 중 유명한 <감자 먹는 사람들>을 2년에 걸쳐 여러 번 그려봤다고 해요. 드디어 56번째 그림에 만족한 이후에야 스스로가 화가의 길에 들어선 것 같았다고 하네요. 그 밖에도 고갱에게 자신이 그림 해바라기 그림을 선물했던 이야기, 같이 그림 그리던 고갱과 갈등이 깊어지며 우울과 불안으로 정신병원에 1년간 갇혀 지내면서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에>를 그리게 된 이야기를 들었어요.

고흐의 그림을 설명해주는 이창용 도슨트

고흐의 그림을 설명해주는 이창용 도슨트

아이들은 고흐의 삶을 알고 볼 때와 모르고 볼 때의 감동이 얼마나 다른지 느꼈습니다. 고흐의 입장이 되어 소용돌이치는 하늘과 커다란 사이프러스 나무를 그린 고흐의 마음을 상상해보며 그림을 감상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림을 통해 진짜 이야기, 감춰진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도슨트의 역할이에요. 여러분 한 명 한 명에게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잠재력이 숨어 있답니다. 조급해 하지 말고, 천천히 자신의 꿈을 찾아 가세요.” 

아이들이 글라스 데코로 만든 고흐의 '해바라기' 그림들

아이들이 글라스 데코로 만든 고흐의 ‘해바라기’

마음에 심어진 꿈의 씨앗, 각자의 때가 되어 활짝 피어나기를

어릴 적 꿈을 향해 뚝심 있게 나아간 김나연 배우와 우연한 경험을 자신만의 길로 개척한 이창용 도슨트. 두 멘토가 전해준 이야기는 아이들의 마음에 작은 ‘꿈의 씨앗’으로 남았을 겁니다. 그 씨앗이 언제, 어떻게 싹을 틔울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오늘 아이들이 나눈 대화와 웃음, 따뜻한 시선이 좋은 자양분이 되었을 거 같아요.  

훗날, 어느 촬영 현장에서 혹은 유명한 미술관에서 활동하고 있는 아이들을 만날 것 같지 않으세요? ‘문화와 룰루라라’와 함께한 경험이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계속 자라나, 각자의 멋진 이야기로 피어나길 응원합니다. 

 

사진제공 : 전국지역아동센터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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