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할 게 있어요. 저는 4년 넘게 후후레터를 이끌어 온 에디터 ‘듀이’가 아니라 듀이의 동료 ‘야채’예요. 듀이가 안식월 기간이라, 제가 후후레터를 잠시 맡게 됐어요. 구독자분들은 저를 잘 모르실 테니 제 소개부터 할게요. 1996년생. 대구 출신. 철학 전공. 삼남매 중 막내. INFJ. 전갈자리. B형. 이 정도면 저에 대해 조금 아셨을까요. 무엇보다도, 아름다운재단에서 제가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가 제일 궁금하시겠죠. 저는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에서 언론홍보를 담당하고 있어요. 짧게 정리하자면 재단의 활동과 소식을 보도자료나 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의 언어로 전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언론홍보’가 궁금하다면, 클릭!)
비영리조직은 활동만큼이나 그 과정을 기록하고 콘텐츠로 제작하는 일이 중요하죠. 그리고 그 콘텐츠가 기부자와 시민에게 잘 닿을 수 있도록 다듬는 과정도 꼭 필요합니다. 저는 이 일이 일종의 ‘번역’이라고 생각해요. 비영리의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바꾸는 일.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을 상대방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듬고 전하는 일이죠. 오늘은 이러한 ‘번역’을 맡고 있는 네 명의 활동가를 소개해보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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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후후레터에서 만난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비영리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옮기는 ‘번역가’들입니다. 비영리조직의 모금 및 마케팅 성과 등 데이터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와 이야기로 풀어내는 누구나데이터 하예성 랩장, 시민들이 쉽게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공익 캠페인 메시지를 다듬어내는 인권재단 사람 송정윤 사무처장, 기부문화를 주제로 한 연구 결과와 데이터를 공익적 관점에서 해석해 사회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기부문화연구소 이영주 연구원, 아름다운재단의 활동과 소식을 기부자와 시민에게 읽기 좋게 정리해 전하는 아름다운재단 신아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까지. 오늘은 이 네 명을 통해 비영리 현장에서 일어나는 ‘번역’의 다양한 순간을 함께 살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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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데이터 하예성 랩장
: 복잡한 수치와 데이터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와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번역가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저는 누구나데이터에서 Fundraising Performance Lab의 랩장을 맡아 비영리 기관들의 모금 성과 분석과 업계 트렌드 데이터 연구를 하고 있는 하예성입니다. 많은 비영리 기관에서 데이터를 수집은 하지만, 이를 실제 성과 개선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복잡한 모금 데이터를 현장 담당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와 실용적인 인사이트로 ‘번역’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Q. 본인이 하는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했을 때, 떠오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제 일을 번역으로 생각해보니, 저는 ‘숫자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어떤 단체든 홈페이지 유입 수나 전환율 같은 데이터는 다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월 방문자 10,000명, 전환율 1%”라는 숫자만 봐서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숫자들이 “당신의 디지털 모금 채널 중 검색이 가장 효과적이고, 평균보다 높은 전환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와 같은 표현으로 번역해드리는 거죠. 데이터가 전하려는 진짜 메시지를 찾아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말로 바꿔주는 것이 제가 하는 번역인 것 같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송정윤 사무처장
: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공익 캠페인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풀어내는 번역가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인권재단 사람에서 일한 지 올해로 10년 차인 송정윤입니다. 주로 인권 이슈 관련 콘텐츠 제작과 홍보를 통해 잠재후원자를 발굴하는 일을 하다가 작년부터 모금, 지원사업, 조직 운영 등 재단 사무처 업무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기획에 직접 참여하는 일은 줄어든 대신 외부로 발신하는 메시지를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다듬어야 하는 책임이 늘어났어요.
Q. 대중과 소통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최대한 쉽게 풀어내서 접근성을 높이려고 해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처럼 20년 가까이 쌓인 역사를 어떻게 단숨에 전달하겠어요. 가지치기를 하며 핵심을 짚어내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합니다. 그런데 열 마디 설명 보다 참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투박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관통할 때가 있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건 말의 힘을 전하는 거구나 싶었어요. 다만 듣는 사람들이 늘 우리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 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중에서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가 무엇일까?’에서 시작하려고 노력해요. 결론을 말하고 싶은 마음을 참고, 대신 질문을 던져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틈을 주는 게 좋은 소통이라고도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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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연구소 이영주 연구원
: 기부문화 연구 데이터를 공익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통찰을 제시하는 번역가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15년에 입사해 10년째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주입니다. 기부문화연구소는 2001년 설립된 국내 첫 기부문화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저는 주로 한국인의 기부 행동과 인식을 조사·분석하여 한국 기부지수를 산출하는 기빙코리아 연구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이 하는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했을 때, 떠오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저는 기부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구체적인 데이터로 재구성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기부문화와 비영리 환경에 관한 설문을 수행하여 제공받은 응답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읽어내고 이를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데이터로 재해석하는 과정입니다. 이 데이터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반이 되며, 사람들의 목소리를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다듬어지는 것이지요. 다양한 의견을 하나의 언어로 변환하고, 그 언어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돕는 과정이야말로 제가 느끼는 ‘번역’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아름다운재단 신아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
: 재단의 활동과 메시지를 대중의 언어로 효과적인 방식을 통해 전달하는 번역가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름다운재단의 활동과 공익 이슈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해요. 제가 속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은 3명의 팀원이 언론, SNS, 뉴스레터, 웹사이트 등의 채널을 각기 다른 전문성으로 다루고 운영합니다. 재단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검토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낯선 표현은 친숙한 언어로 바꿉니다. 필요에 따라 메시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시각 효과도 함께 고민해요.
Q. 대중과 소통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적어도 “뭔 소리야?”라는 말은 안 듣고 싶어요. 설명은 충분히, 메시지는 명확하게, 나아가 그 사안에 담긴 글쓴이의 시각까지 전달되면 좋겠죠. 팀장이 되기 전 웹 담당자로 오래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시각적인 디자인 요소도 중요한 소통 도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잘 활용하고 있어요. 가독성 좋은 글씨체와 색깔을 고르는 것부터 일러스트 삽화, 사진, 모션 효과 등을 활용하기도 해요. 2024 연차보고서에서는 ‘일상’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다이어리와 함께 표현하고 싶어 책장이 넘어가는 효과를 구현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억이 나요. 다양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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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명의 활동가가 만들어내고 준비 중인 변화를 소개할게요. 각자의 자리에서 비영리의 언어를 시민과 대중의 언어로 풀어내는 그들의 번역의 순간이 담겨 있어요.
📈빅데이터 모금 트렌드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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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데이터
누구나데이터는 모금 업계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 ‘빅데이터 모금 트렌드 2025’를 출간했어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모은 약 1억 6천만 건의 비영리단체 웹트래픽, 80만 명 후원자 데이터, 73만 건의 소셜미디어 팔로워 데이터를 분석하고, 연구진의 통찰까지 담아낸 결과물이에요. 빠르게 변하는 모금 트렌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거예요. 브런치에서도 만나보실 수 있어요. 올해 10월 31일(금)에는 비영리 종사자분들과 함께하는 북토크가 열려요. 올해의 비영리 흐름을 되돌아보고 2026년의 목표와 전략을 나눠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에요.
🔃혐오표현이 사라지는 날이 올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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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재단 사람
인권재단 사람은 9월 ‘혐오 대항 기금’ 조성을 시작해요. 여성과 이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등을 향한 혐오표현은 이제 단순한 말이 아니라 정치인의 발언으로 확산되고, 거대 플랫폼을 타고 퍼지며 일터와 학교에서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 알고리즘과 AI가 일상 깊숙이 스며든 지금, 더는 외면할 수 없는 문제예요. 조성된 기금은 내년부터 혐오표현에 맞서는 시민들의 힘을 키우는 인권 활동을 지원하게 됩니다. 이 새로운 도전에 함께할 구독자분들을 기다리고 있어요!
📊기빙코리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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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문화연구소
기부문화연구소는 오는 9월 26일에 열리는 제25회 기부문화 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25’를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 주제는 ‘변화 속의 비영리, 우리의 임팩트를 말하다’입니다. 비영리 섹터의 성과와 임팩트에 대한 실무자 인식조사 연구 발표와 함께,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예요. 단순한 성과를 넘어 실제로 사회에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또 그 활동이 어떻게 공익 확산의 출발점이 되는지를 함께 살펴볼 수 있어요. 비영리 생태계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 조직과 사회가 함께 그려갈 미래도 논의할 예정이에요.
🌱싹 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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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재단은 다양한 활동과 이야기를 시민과 기부자에게 더 잘 전하기 위해 ‘싹 매거진’을 런칭했어요. 재단이 하는 일과 가치를 소개하는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이에요. ‘싹 매거진’에는 구성원들이 직접 쓴 글이 실려 있는데요. 일하는 방식, 담당자 시선에서 바라본 지원사업, 기부자 인터뷰 등 재단을 다각도로 살펴볼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졌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이 틔워내는 변화의 ‘싹’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놀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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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은 우리가 ‘일’로 만들어내는 ‘변화’의 이야기를 좀 더 쉽고 재미있게 나누고자 ‘싹 매거진’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자, 그럼 ‘싹 매거진’의 카테고리가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힌트가 필요하다면 클릭! 정답을 맞히신 분들 중 추첨을 통해 5분께 선물을 드립니다.
💧 마음은 콸콸콸: 변화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 이야기
☁️ 활동은 뭉게뭉게: 공익활동가들의 진정성있는 ‘활동’ 이야기
🌱 우리일은 싹싹싹: 세상을 바꾸기 위해 싹싹하게 펼치는 ‘일’ 이야기
🍋 변화는 주렁주렁: 마음을 모아 해낸 ‘변화’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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