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조직은 활동만큼이나 그 과정을 기록하고 콘텐츠로 만드는 일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의 활동이 기부자와 시민들에게 잘 닿을 수 있도록 말을 다듬는 일도 꼭 필요하죠. 저는 이 일이 일종의 ‘번역’이라고 생각해요. 비영리의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바꾸는 일.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을 상대방이 조금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듬고 전하는 일이니까요. 저 또한 아름다운재단에서 언론홍보 담당자로서 재단의 활동이 소식을 보도자료나 인터뷰 등을 통해 대중의 언어로 ‘번역’의 과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번역의 과정을 각자의 자리에서 맡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비영리 언어를 대중의 언어로 옮기는 ‘번역가’들을 소개할게요. 비영리조직의 모금 및 마케팅 성과 등 데이터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와 이야기로 풀어내는 누구나데이터 하예성 랩장, 시민들이 쉽게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공익 캠페인 메시지를 다듬어내는 인권재단 사람 송정윤 사무처장, 기부문화를 주제로 한 연구와 데이터를 공익적 관점에서 해석해 사회에 필요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기부문화연구소 이영주 연구원, 아름다운재단의 활동과 소식을 기부자와 시민에게 읽기 좋게 정리해 전하는 아름다운재단 신아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까지. 오늘은 이 네 명을 통해 비영리 현장에서 일어나는 ‘번역’의 다양한 순간을 함께 살펴봅니다.

누구나데이터 하예성 랩장

: 복잡한 수치와 데이터를 대중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와 이야기로 재구성하는 번역가

ⓒ누구나데이터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저는 누구나데이터에서 Fundraising Performance Lab의 랩장을 맡아 비영리 기관들의 모금 성과 분석과 업계 트렌드 데이터 연구를 하고 있는 하예성입니다. 많은 비영리 기관에서 데이터를 수집은 하지만, 이를 실제 성과 개선으로 연결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복잡한 모금 데이터를 현장 담당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각 자료와 실용적인 인사이트로 ‘번역’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요. 데이터를 통해 무엇이 잘 되고 있고, 어디를 개선해야 하는지를 전달하고 최종 목표는 비영리 기관들이 더 효과적으로 모금하여, 그들의 미션을 더 잘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이 하는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했을 때, 가장 공감되거나 떠오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사실 저는 제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해 본 적이 없었는데, 이렇게 들어보니까 정말 흥미로운 관점인 것 같아요. 제 일을 번역으로 생각해 보니, 저는 ‘숫자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 어떤 단체든 홈페이지 유입 수나 전환율 같은 데이터는 다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월 방문자 10,000명, 전환율 1%”라는 숫자만 봐서는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뭘 해야 하는지 모르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 숫자들이 “당신의 디지털 모금 채널 중 검색이 가장 효과적이고, 평균보다 높은 전환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와 같은 표현으로 번역해드리는 거죠. 데이터가 전하려는 진짜 메시지를 찾아서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말로 바꿔주는 것이 제가 하는 번역인 것 같습니다.

Q. 대중과 소통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대중들과 통하는 비영리단체들이 실제로 궁금해하고 필요로 하는 주제 중심으로 소통을 하고 있어요. 사실 제가 이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어요. 비영리 현장에서 실무를 할 때, 제가 진행하는 디지털 캠페인이나 온라인 광고가 정말 잘되고 있는 건지 객관적으로 판단할 기준이 없어서 정말 답답했거든요. 연말이 되면 각종 산업 트렌드나 소비자 행동 분석 같은 데이터는 넘쳐나는데, 비영리단체의 디지털 마케팅에 대한 실질적인 벤치마크 데이터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어요. 비영리 섹터는 데이터 정보에서도 소외되어 있었던 거죠. 그래서 지난 5년간 각 단체들이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들의 성과를 평가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기준점을 만드는 데 집중해 왔어요. 이제는 비영리단체들이 “우리 단체 모금 성과가 동종단체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인지”, “어떤 부분을 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는 실질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어요!

Q. 데이터를 다루다 보면, 오히려 ‘숫자로는 다 표현되지 않는 것’이 눈에 들어올 때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 경험이 있으신가요?
A. 정말 많이 경험해요. 대부분 숫자를 단순히 결과 확인용으로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그 숫자가 나오기까지의 여정을 따라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예를 들어 ‘모금액 30% 증가’라는 숫자 뒤에는 어떤 캠페인이 대중에게 더 잘 전달됐는지, 어떤 채널에서 사람들이 더 많이 반응했는지, 어떤 유입 키워드가 늘어났는지와 같은 이야기들이 숨어있거든요. 이런 숨겨진 내용들은 앞으로의 방향과 전략을 찾을 수 있는 정말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어요. 특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데이터를 길게 보면 더 흥미로운 걸 발견할 수 있어요. 굿즈 캠페인 같은 새로운 트렌드가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대중들이 기부에 관심이 높아지는 특정 시기가 있는지, 비영리단체들이 주로 활용하는 SNS 채널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요. 단순히 ‘증가했다, 감소했다’가 아닌 비영리 마케팅 전체의 흐름을 읽을 수 있게 되죠.

Q. 올해 진행한 활동이나 하반기에 준비 중인 일 중에서 후후레터 구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누구나데이터

A. 올해 정말 기쁜 소식이 있었어요! 누구나데이터에서 지난 6년간 쌓아온 연구 데이터를 바탕으로 드디어 책 ‘빅데이터 모금 트렌드 2025’를 출간했습니다. 비영리에도 분명한 트렌드가 있다는 것을 데이터로 보여주는 책이에요. 비영리 디지털 마케팅의 흐름과 핵심 지표들에 관심 있으신 분들께 정말 도움이 될 거라고 자신해요. 현재는 누구나데이터 웹사이트에서만 만나보실 수 있지만, 내년에는 온라인 서점 입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브런치에서도 매주 연재 중이니 궁금하신 분들은 먼저 브런치로 놀러오세요! 그리고 올해 10월 31일(금)에는 비영리 담당자분들과 함께하는 북토크를 준비하고 있어요. 올해의 흐름을 되돌아보고 2026년 목표와 전략을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될 예정입니다. 시원한 가을밤, 의미 있는 네트워킹 시간으로 많은 분들의 참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인권재단 사람 송정윤 사무처장

: 시민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공익 캠페인의 이야기를 친근하게 풀어내는 번역가

ⓒ인권재단 사람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인권재단 사람에서 일한 지 올해로 10년 차인 송정윤입니다. 주로 인권 이슈 관련 콘텐츠 제작과 홍보를 통해 잠재 후원자 발굴하는 일을 하다가 작년부터 모금, 지원사업, 조직 운영 등 재단 사무처 업무 전반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전보다 기획에 직접 참여하는 일은 줄어든 대신 외부로 발신하는 메시지를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다듬어야 하는 책임이 늘어났어요. 가끔씩 기회가 주어지면 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캠페인 메시지를 쓰거나 기부자나 잠재 기부자들께 직접 편지를 쓰면서 효능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Q. 본인이 하는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했을 때, 가장 공감되거나 떠오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인권은 어렵다”는 말을 들을 때입니다. 인권은 밥이나 공기처럼 없어선 안 되는 것인데 왜 어려울까 생각해 보면, 아마도 말과 글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뜻이겠지요. 세상 사람 모두가 활동가나 연구자, 법을 만드는 사람은 아니기에 어려운 말로 하지 않아도 인권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장의 인권활동가와 시민들이 주로 쓰는 언어가 딱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활동가들은 인권침해 당사자들을 조력하며 배경과 원인을 치밀하게 파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출 때가 많아요. ‘내가 뭘 할 수 있을까?’를 떠올리는 시민 입장에서는 여기서부터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가끔은 내가 한 달에 1만 원, 2만 원 내는 후원금으로는 도저히 해결이 안 될 것만 같은 큰 문제에 압도되기도 하고요. 이럴 때 번역의 역할이 꼭 필요하다고 봐요.

Q. 대중과 소통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최대한 쉽게 풀어내서 접근성을 높이려고 해요. 차별금지법 제정운동처럼 20년 가까이 쌓인 역사를 어떻게 단숨에 전달하겠어요. 가지치기를 하며 핵심을 짚어내는 일부터 차근차근 시작합니다. 그런데 열 마디 설명 보다 참가자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투박한 말 한마디가 마음을 관통할 때가 있더라고요. 결국 중요한 건 말의 힘을 전하는 거구나 싶었어요. 다만 듣는 사람들이 늘 우리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되어있는 건 아니더라고요. 그래서 콘텐츠를 만들 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 중에서 ‘사람들이 궁금해할 만한 이야기가 무엇일까?’에서 시작하려고 노력해요. 결론을 말하고 싶은 마음을 참고, 대신 질문을 던져 사람들이 스스로 찾아갈 수 있는 틈을 주는 게 좋은 소통이라고도 생각해요.

Q. 최근에 진행했던 캠페인 중에서, 시민들의 반응이 특히 인상 깊었던 사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A. 작년에 진행한 ‘인권활동가 1천 명 만들기’ 모금 캠페인에서 한국의 인권활동가가 200명밖에 없다는 사실에 “한국에 인권활동가 수가 그것밖에 안되냐”고 묻는 질문부터 “인권활동을 직업으로 삼는 줄 몰랐다”는 피드백도 있었어요. 이런 인식 차이에도 불구하고 “나랑은 생각이 좀 다른데?” 하면서도 후원에 참여하는 분들이 있어 큰 의미가 있었어요. 활동가가 왜 더 많이 필요하고,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공감대를 쌓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올여름 시작한 ‘업데이트는 원래 1%부터 시작하니까’ 캠페인은 대통령 선거에서 사회적 소수자 인권옹호를 표명했던 후보의 득표율이 1%였다는 것에서 착안했는데, “1%란 숫자를 보고 낙담하고 회의감이 들었던 사람들을 모아낼 수 있겠다”는 피드백이 반가웠어요. 우리가 시민을 만나고 캠페인을 하는 이유는, 내가 한발 움직이고 노력하는 만큼은 세상이 변할 것을 믿고, 이 믿음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요?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지금은 소수여도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계속 모아갔으면 해요.

Q. 올해 진행한 활동이나 하반기에 준비 중인 일 중에서 후후레터 구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인권재단 사람

A. 인권재단 사람은 9월 ‘혐오 대항 기금’ 조성을 시작해요. 여성과 이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모욕하고 공격하는 말들, 혐오표현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혐오표현은 개인이 별 뜻 없이 하는 말이 아니라 정치인이 뱉어내고 거대 온라인 플랫폼에서 확산되며, 일터나 학교에서의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처럼 유튜브 알고리즘과 AI가 일상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더이상 지나쳐버릴 수 없는 문제예요. 조성된 기금으로 내년부터 혐오표현에 대항하는 시민들의 힘을 키우는 인권활동을 지원할 예정입니다. 이 새로운 도전에 함께해 줄 구독자분들을 기다립니다!

기부문화연구소 이영주 연구원

: 기부문화 연구 성과와 데이터를 공익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통찰을 제시하는 번역가

ⓒ아름다운재단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2015년에 입사해 10년째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주입니다. 기부문화연구소는 2001년 설립된 국내 첫 기부문화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한국 기부문화의 흐름을 연구하고 효과적인 기부와 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며 현장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어요. 연구소에서는 국내외 연구사업과 네트워크 확산을 바탕으로, 기빙코리아(Giving Korea) 연구, 기획연구, 국제연구, 협력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어요. 이 가운데 저는 한국인의 기부 행동과 인식을 조사·분석하여 한국 기부지수를 산출하는 기빙코리아 연구를 주로 담당하고 있습니다.

Q. 본인이 하는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했을 때, 가장 공감되거나 떠오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저는 기부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해 구체적인 데이터로 재구성하는 일을 하고 있어요. 기부문화와 비영리 환경에 관한 설문을 수행하여 제공받은 응답을 단순히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의미와 사회적 맥락을 읽어내고 이를 더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데이터로 재해석하는 과정입니다. 이 데이터는 사회적 변화를 이끌어내는 기반이 되며, 사람들이 목소리를 사회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다듬어지는 것이지요. 다양한 의견을 하나의 언어로 변환하고, 그 언어가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도록 돕는 과정이야말로 제가 느끼는 ‘번역’의 진정한 의미입니다.

Q. 대중과 소통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연구를 통해 생산된 데이터를 현장의 맥락에 맞게, 현장에서 잘 이해될 수 있도록 전달하는 것에 가장 큰 주안점을 둡니다. 『긍정적 이탈』이라는 책에서도 “변화를 이끌려면 자료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료를 의인화하고 사회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합니다. 현장으로부터 얻은 소중하게 얻은 자료가 단순한 숫자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살아있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어떻게 전달할지 늘 고민하며 그 과정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또한 저는 다양한 주체의 의견을 듣고 서로 다른 입장에서 나타나는 관점의 차이를 읽어내는 데 집중합니다. 사회 현상은 하나의 원인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변화의 과정에서도 여러 방향으로 전개되고 해결 방식 역시 다양합니다. 그렇기에 각 주체가 가진 언어와 접근 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곧 현상을 해석하고 의미를 전달하는 과정, 즉 제가 생각하는 ‘번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연구 결과가 현장에서 쓰이거나,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기여했다고 느낀 경험이 있으신가요?
A. 기부 행동과 인식을 조사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기부지수를 연구하고 발표하는 ‘기빙코리아’는 지난 25년간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단순한 조사결과를 넘어 한국사회 기부문화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습니다. 기부문화 현장의 연구자와 실무자에게도 중요한 자료로 제공되어 다양한 연구에 기여하고 있는데요. 실제로 기부문화연구소 홈페이지 내 기빙코리아 데이터 다운로드 건수는 2019년 27건에서 2023년 274건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기부문화연구소가 이끌어 온 가장 큰 변화는 공익을 위한 사회문제 해결 과정에 있어 비영리 생태계에 데이터를 축적, 연구, 공유하는 환경을 만들어 나갔다는 점입니다. 연구소 설립 초기 2000년대에 연구와 연구결과를 공유하는 교육 및 컨퍼런스가 부재했던 시기부터 꾸준히 연구 사업을 수행해 왔고 그러한 과정에서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들이 등장하며 함께 협업할 수 있는 원동력을 만들어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Q. 올해 진행한 활동이나 하반기에 준비 중인 일 중에서 후후레터 구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아름다운재단

A.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오는 9월 26일(금) 기부문화심포지엄 ‘기빙코리아 2025’를 개최합니다. “변화 속의 비영리, 우리의 임팩트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비영리 섹터의 성과와 임팩트에 관한 실무자의 인식조사 연구결과 발표 및 향후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였습니다. 연구원으로서 저는 최근 “우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이루기 위해 나아가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자주 떠올립니다. 이러한 질문은 현장에서도 성과와 임팩트 측정이라는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비영리조직이 성장하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성과와 임팩트의 정의와 측정이 조직의 잠재역량을 끌어내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후후레터 구독자 여러분도 이번 자리에 함께하시어 많은 의견을 나눠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신아베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 팀장

: 재단의 활동과 메시지를 대중의 언어로 효과적인 방식을 통해 전달하는 번역가

ⓒ누구나데이터

Q. 자기 소개와 본인이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아름다운재단의 활동과 공익의 이슈를 널리 알리는 일을 해요. 제가 속한 브랜드커뮤니케이션팀(이하 브컴팀)은 3명의 팀원이 언론, SNS, 뉴스레터, 웹사이트 등의 채널을 각기 다른 전문성으로 다루고 운영합니다. 각 채널에 들어갈 콘텐츠를 만들고, 채널 기획/개편을 하기도 하죠. 아름다운재단의 1년간 활동을 요약해 연차보고서를 만드는 일도 합니다. 또, 타 팀에 달려가 먼저 홍보 프로젝트를 제안하거나, 타 팀에서 먼저 저희 팀에게 협업을 요청하는 경우도 많아요. 협업 진행이 확정되면 타깃, 채널, 메시지 방향을 잡고, 콘텐츠 기획에 돌입해요. 그 밖에도 재단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유형의 콘텐츠를 검토하고 더 많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낯선 표현은 친숙한 언어로 바꿉니다. 필요에 따라 메시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시각 효과도 함께 고민해요.

Q. 본인이 하는 일을 ‘번역’이라고 표현했을 때, 가장 공감되거나 떠오르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A. 광고대행사에 다니다 아름다운재단에 입사하면서 비영리에 첫 발을 들였습니다. 광고주가 대부분 기업이었기에 화장품, 식음료, 전자제품 등과 함께 브랜드를 홍보했죠. 반면 비영리는 사회적으로 복잡다단하게 중첩된 현상과 근거를 충분히 반영해 사업과 의제를 다루다 보니 학술·제도·법률 용어를 혼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꿀템 30% 폭풍 세일!” 쓰던 사람이 얼마나 괴리가 컸겠어요. 그런 저에게 최고의 번역가는 당시 커뮤니케이션팀(현 브컴팀) 선배들이었습니다. 검색만으로는 알 수 없는 단어 이면의 의미까지 친절히 설명해 주고,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까지 알려줬어요. 자연스럽게 체득한 거죠.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도 쉽게, 충분한 맥락을 보태서 알려주면 이 일이 왜 세상에 필요한지 사람들도 알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을 갖게 됐어요.

Q. 대중과 소통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이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적어도 “뭔 소리야?”라는 말은 안 듣고 싶어요. 설명은 충분히, 메시지는 명확하게, 나아가 그 사안에 담긴 글쓴이의 시각까지 전달되면 좋겠죠. 매번 어렵지만 대중이라는 타깃을 인지하면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하는지, 얼마큼 쉬운 말을 써야 하는지 이정표가 생겨요. 브컴팀의 팀장이 되기 전 웹 담당자로 오래 근무를 했었기 때문에 시각적인 디자인 요소도 중요한 소통 도구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잘 활용하고 있어요. 가독성 좋은 글씨체와 색깔을 고르는 것부터 일러스트삽화, 사진, 모션 효과 등을 활용하기도 해요. 2024 연차보고서에서는 ‘일상’이라는 핵심 키워드를 다이어리와 함께 표현하고 싶어 책장이 넘어가는 효과를 구현해 좋은 반응을 얻었던 기억이 나요. 다양한 도구를 적절히 활용하면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하는 데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Q. 최근 런칭한 ‘싹 매거진’을 통해 독자들이 어떤 경험을 하길 바라셨는지,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아름다운재단

A. 저는 ‘싹’이라는 말을 들으면 연둣빛의 싱그러움, 경쾌함이 느껴져요. ‘틔우다’라는 동사까지 자연스레 떠오릅니다. 이 말들이 주는 에너지를 독자들도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활동가들이 성실하고 분주하게 돋아나고 있다는 역동성까지 함께 전달되길 바라요. 아름다운재단의 CI에는 씨앗나무가 있어요. 나눔의 씨앗이 나무로 자라 세상에 변화를 퍼뜨리겠다는 가치가 담겨있는데요. 씨앗에서 나무로 가려면 중간 과정도 필요하잖아요. 씨앗은 가능성을 품은 존재라면, 싹은 그 가능성이 돋아난 다음 스텝이라는 생각에서 ‘싹 매거진’을 만들었습니다. 공익활동의 지속가능한 마중물로서 아름다운재단의 역할을 강조하고, 세상에 필요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꾸준히 틔워보겠다는 의미도 담았죠. 딱딱하고 진지하게만 보이는 비영리 공익활동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싶기도 해요. 많은 사람이 ‘싹 매거진’을 브라우저에 즐겨찾기로 등록하고 틈틈이 읽을거리를 둘러보셨으면 좋겠어요.(기획 비하인드가 궁금하다면? 클릭!)

Q. 올해 진행한 활동이나 하반기에 준비 중인 일 중에서 후후레터 구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A. 지난 8월 22일, 아름다운재단 25주년 창립기념일을 기념하며 홈페이지를 개편했어요. 재단이 하는 일과 가치를 더 잘 알리기 위해 콘텐츠플랫폼으로 탈바꿈했고, 그와 동시에 ‘싹 매거진’을 런칭했어요. 앞으로는 사업 담당 매니저의 경험과 시각을 녹여내고, 아름다운재단이 만난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공익활동에 동참하는지, 구성원이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일하는지까지 보여주려고 해요.

<추천 싹>
🌱 입사 22년차 구성원이 들려주는 <변하는 시대, 변하지 않는 철학>
🌱 글로 먹고 사는 콘텐츠 기획자의 독서라이프 <책이 밥 먹여주냐고 물으신다면?>
🌱 캠페인 기획자이자, 공익마케터의 <비전공자의 웹페이지 제작 도전기>
🌱 아름다운재단 25주년 기념, 25년차 기부자 인터뷰 <첫 설렘이 삶의 일부가 되기까지>
🌱 미래가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청소년의 공익활동 이야기 <불편하면 직접 바꿔볼까?>

브컴팀에서는 재단 구성원이 ‘싹 매거진’에 어울리는 글을 집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작성한 글을 다양한 방법으로 콘텐츠를 확산하고, 그렇게 ‘싹 매거진’을 하나의 매체로 성장시킬 계획이에요. 저는 번역이 단순히 언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을 찾는 일 같아요. 그 방법 중 하나로 ‘싹 매거진’을 만들었고요. 쉽지 않은 일이지만 꾸준히 즐겁고 재밌게 틔우고 싶어요.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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