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오랜 시간 시민들의 마음을 모아 사회문제 해결의 현장을 지탱해왔다. 그러나 기후위기, 공동체의 약화, 돌봄과 불평등처럼 복잡하게 얽힌 문제들은 이제 한 기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뷰티풀 커넥트(Beautiful Connect)’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사회가 당면한 난제들을 한 주체의 힘만으로는 풀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아름다운재단은 지역의 마을공동체들이 스스로 풀기 어려운 과제를 각기 다른 전문성과 자원을 가진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해결하는 ‘다자간 협력’ 모델을 제시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 경기도와 손잡고 지역의 주체들이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협력 속에서 해법을 찾아가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는 기존의 공모사업이나 단일 지원 방식으로는 닿기 어려웠던 영역을 확장하고, 새로운 사회변화의 경로를 만들어가는 실험이기도 하다.

단일 주체의 성과가 아니라, 여럿이 함께 만든 변화! 그 첫걸음의 이야기를 아름다운재단 김진아 사무총장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본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 김진아입니다. 2008년에 입사해 18년째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15년 동안은 실무자로, 그리고 최근 3년은 사무총장의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뷰티풀커넥트사업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나요?

아름다운재단은 100% 민간이 모아준 기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공익재단입니다. 그렇다 보니 늘 “이 소중한 자금을 어떻게 써야 시민의 뜻에 맞을까”라는 고민을 안고 있어요. 그동안은 공모사업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지원해왔지만, 최근 사회문제는 훨씬 복잡하고 고도화되었습니다. 기후위기, 지역 공동체의 쇠퇴, 사회경제의 변화 등 기존 방식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재단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또 다른 문제의식은 ‘협력’에 대한 갈증이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협력이나 거버넌스라는 말을 많이 해왔지만, 실제로 의미 있는 협력이 작동하는 경우는 드물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리는 아름다운재단을 중심으로, 지속가능한 지역 문제 해결의 생태계를 진짜 협력을 통해 만들고자 했고, 그 응축된 결과물이 바로 ‘뷰티풀커넥트’입니다.

본 사업의 구체적인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핵심은 두 가지 키워드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또 하나는 ‘지역 주체의 성장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먼저 협력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네 개 그룹이 함께 다자간 협력체계를 마련했습니다. 이 사업을 제안한 아름다운재단은 전체 사업의 기획과 재원 마련, 그리고 파트너 간 조정자 역할을 맡았습니다. ㈜엠와이소셜컴퍼니(MYSC)는 임팩트 설계와 실행팀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고,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지역 공동체를 발굴하고 현장 활동을 안내하는 역할을 합니다. 경기도는 정책적 지원과 제도적 기반 마련을 통해 이 협력 구조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도록 돕습니다. 이 중 아름다운재단, MYSC, 경기도마을공동체지원센터는 실무 협의체인 ‘워킹그룹’을 구성해 사업을 실제로 운영합니다.

또 다른 축은 지역 주체의 성장을 돕는 일입니다. 경기도 내 세 개 마을공동체를 선정해, 약 1년간의 여정 동안 문제해결 워크숍–실행 프로젝트–성과 공유회로 이어지는 과정을 함께합니다. 각 마을이 지역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전문 파트너들이 다양한 자원과 네트워크를 연계하고, 실행 역량을 촘촘히 조력·액셀러레이팅하는 구조입니다.

2025년 9월에 진행된 뷰티풀커넥트 업무협약식

집합적 임팩트(Collective Impact)’와도 닮아 보입니다. 의도한 것인가요?

사실 ‘콜렉티브 임팩트’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많이 쓰지 않습니다. 한국에서는 좋은 개념들이 한때 유행처럼 소비되다가, 정작 본질은 실현되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은 개념을 빌려 쓰는 게 아니라, 진짜 협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현장에서 하나하나 실험하고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그 과정이 결과적으로는 집합적 임팩트의 본질에 가까워질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실질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 마을공동체 지원을 사업의 중심에 두셨나요?

복잡한 사회문제를 푸는 힘은 결국 지역, 마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있다고 봅니다. 공공의 정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지원금만으로도 해결되기 어렵습니다. 결국 현장에서 문제를 직접 마주하는 공동체들의 협력 과정이 변화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이번 사업은 마을공동체의 성장을 실질적으로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설계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정부 차원의 지원이 줄어들면서 전국적으로 마을공동체나 시민사회의 기반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경기도는 여전히 지원이 이어지고 있었고, 지역 안에서 변화의 씨앗이 살아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인터뷰 중인 김진아 사무총장

다자간 협력 모델을 추진하면서 내부적으로 어려움은 없었나요?

가장 어려웠던 건 적절한 언어를 찾는 일이었습니다. ‘새로운 협력’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이 다른지를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내부에서도 지자체 협력에 관한 질문이 많았죠. 하지만 저는 지속가능한 사회문제 해결은 공공의 제도와 민간의 실험이 맞물릴 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공은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민간은 그 틀 안에서 더 빠르고 유연하게 시도할 수 있죠. 아름다운재단은 민간 자금을 기반으로 사회에 필요한 모델을 먼저 기획하고 실험하며, 그 결과를 공공과 사회에 확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민이 길을 내고, 관이 그 길을 제도로 다지는 것, 그것이 진짜 협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뷰티풀커넥트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요?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입니다. 다소 추상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우리가 분명히 지향하는 방향이죠. 사회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온 마을공동체, 시민사회,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자기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름다운재단의 존재 이유 또한 여기에 있습니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것,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원금만으로는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마련한 3년간의 재정 지원이 마중물이 되고, 협력 파트너들과 함께 마을공동체가 재원 의존적 구조를 벗어나 스스로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도록 돕는 것이 사업의 목표입니다.

뷰티풀커넥트를 통해 우리는 “모두를 위한 변화, 변화를 만드는 연결”을 실험하고, 그것이 혼자의 성과가 아닌 함께여야 가능한 변화라는 것을 증명하고 확산하고자 합니다.

뷰티풀커넥트 키비주얼

경계를 넘어 해법을 잇는 임팩트 네트워크를 표현한 키비주얼

아름다운재단이 말하는 연결의 힘은 무엇입니까?

협력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협력은 단순히 “좋은 뜻으로 함께한다”가 아닙니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기다리며, 충돌을 버텨내면서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죠. 아름다운재단의 창립 정신에도 ‘공익과 시민을 잇는 가교’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이번 사업은 바로 그 가교를 구체적인 협력 구조로 구현하려는 시도입니다. 참여하는 단체들이 같은 의견을 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강점을 발휘하며 협력의 문화를 경험하고, 그것이 마을공동체 현장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합니다.

글: 나현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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