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이음 지원사업 여행에서 만난 느티나무처럼
2025년 10월 말, 사업 담당자로서 ‘청년 이음 지원사업’ 참여자들과 함께 부여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올해 진행된 여러 프로그램의 마무리이자, 참여자들의 관계를 다시 잇는 ‘이음 여행’이었습니다.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부여 가림성의 하트모양 느티나무였습니다. 오른쪽 가지가 하트의 절반처럼 굽어 자라 ‘하트나무’라는 별명을 얻은 나무입니다.
탁 트인 산등성이 위에 홀로 서 있는 그 나무는 400년의 세월동안 가림성을 지켜온 터줏대감 같은 존재였습니다. 멀리서 볼 때는 그저 멋진 풍경의 일부였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그 나무의 세밀한 표정이 달리 보였습니다. 수많은 바람을 맞으며 비틀리고 굽었지만, 그 줄기와 가지 사이에는 오히려 더 깊은 단단함이 어려있었습니다. 세월이 만든 깊이에 무시할 수 없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청년 이음 지원사업: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에 참여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사업, 청년들이더 넓게 더 길게 지속적인 관계망을 만들 수 있도록, 말 그대로 청년들을 잇는 사업입니다. 청년들은 ‘월간 이음모임’을 통해 매달 서로를 만나고 즐겁게 교류하고, 직접 프로젝트를 기획해서 ‘임팩트모임’을 꾸릴 수도 있습니다.

부여 가림성 하트나무
그 앞에서 문득 지원사업과 함께 성장해 온 우리의 시간을 떠올렸습니다.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이 끝난 이후에도 청년들이 서로의 삶을 잇고, 관계를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청년 이음 지원사업’. 낯설었던 청년들이 조금씩 서로에게 뿌리를 내리고, 함께 웃으며 가지를 뻗어가고 있습니다.
이음여행에 함께한 수민(가명)씨는 2016년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장학생으로 재단과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5년 넘게 길잡이로 활동하며 청년들의 성장을 곁에서 응원해왔습니다. 지금은 IT 개발자로 일하고 있는 어엿한 사회인입니다. 올해는 바쁜 업무로 길잡이(지원사업 종료 후에도 후배 장학생들과 함께 소그룹 활동을 주도하여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생 교육비 지원사업 선배 장학생)로 활약하지는 못했지만, 청년 이음 지원사업을 통해 여전히 ‘이음’의 관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한 그의 시간도 어느덧 10년이 되었습니다.

청년이음지원사업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청년들
힘든 시기에 재단 사업을 알게 되어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고, 그 도움 덕분에 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단단히 뿌리를 내릴 수 있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 그리고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은 마음으로 길잡이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많아진 업무로 인해 이전처럼 길잡이 활동에 집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혹시 다른 길잡이들과 선생님들께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어 아쉽게도 길잡이 활동을 잠시 쉬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청년이음지원사업‘을 통해 계속 연결될 수 있었습니다. 재단 선생님들, 현재 열심히 활동하는 길잡이들, 또 각자의 사정으로 잠시 쉬고 있는 이들까지 모두 함께 모여 서로의 안부를 전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이음’이 생겨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이번 이음여행이 그랬습니다. 마침 역사를 전공한 친구와 같은 팀이 되어, 여행지마다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고, 처음 방문했고 특별한 관심이 없던 부여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며 ‘다음에 꼭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일정이 끝난 후 숙소에서는, 그동안 다른 활동에서는 교차점이 없어 잘 알지 못했던 친구들과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왜 이제야 알게 됐을까’ 싶을 만큼 대화가 잘 통하는 친구도, 생각보다 속이 깊은 친구도 발견했습니다. 이번 여행을 통해 이 모든 관계가 새롭게 ‘이어지고 연결된’ 것 같아 정말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청년이음지원사업이 앞으로도 우리 모두를 잇는 ‘함께함의 연결고리’가 되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트나무가 만들어낸 풍경
함께한 시간이 쌓일수록 우리의 만남도, 마음의 깊이도 더 단단해질 거라 믿습니다. 청년 이음 지원사업도 나무의 뿌리와 줄기가 자라듯 자립준비청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습니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지는 관계, 서로의 성장을 바라보며 응원할 수 있는 연결. 부여 가림성을 400년 넘게 지켜온 느티나무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더 깊고 단단해질 우리의 ‘이음’을 기대합니다.

우리가 맞닿아 연결되도록 ‘청년이음지원사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