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5일 금요일 저녁, CGV 피카디리1958에서 아름다운재단의 기부회원 행사 <마음을 잇는, 나눔산책>이 열렸습니다. 올해 나눔산책은 ‘1% 나눔과 1% 시장이 만나는 다양성 영화산책, 그 안에 세상을 바꾸는 99%의 진심’이라는 주제로, 기부회원과 지인이 함께 영화를 보고 나눔에 관해 이야기하는 자리로 마련되었습니다. 총 90여 명의 기부회원님께서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미소로 행사장을 가득 채워주셨습니다.

2025년 마음을 잇는, 나눔산책 행사장의 접수처

기부자님과 함께하는 겨울 영화산책

상영 전, 극장 로비에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을 기다리는 기부회원님들의 기대감이 가득했습니다. 오랜 시간 아름다운재단과 함께하고 계신 한 기부회원님은 “지난 <태일이> 상영회에 이어 두 번째로 초대받았다”라며 “좋아하는 배우의 영화가 재단 프로그램으로 소개되는 것이 새롭고 반갑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기부회원님은 “작년 개봉 당시 줄거리가 흥미로워 보고 싶었는데 놓쳐서 아쉬웠었다. 아름다운재단에서 재상영 해주어서 기쁜 마음으로 왔다.”라며 미소지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1%나눔팀 한혜정 팀장이 영화상영 전 오늘 행사의 취지를 기부회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주연배우를 좋아해서, 개봉 때 놓친 것이 마음에 남아서, 소설 원작이 궁금해서, 혹은 ‘사소한 선의’라는 주제가 내 기부와도 닿아 있는 것 같아서…. 각자의 기대와 이유는 달랐지만 “좋은 영화 한 편을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본다.”라는 설렘만큼은 모두에게 같았습니다.

다양성 영화와 1% 나눔이 만나는 지점

이번 상영회가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영화 배급사 ‘진진’을 이끄는 김난숙 기부회원의 재능 나눔 참여였습니다. 영화 선정부터 상영까지, 김난숙 기부회원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기꺼이 힘을 보탰는데요. 그녀는 “<이처럼 사소한 것들>과 같은 다양성 영화 시장은 아름다운재단의 1% 나눔과 닮았다.”라며 운을 떼었습니다.

영화사 진진의 대표인 김난숙 아름다운재단 기부회원이 관객과 함께 나눔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영화 시장을 100%라고 하면 다양성 영화는 1%에서 많아야 3%에 불과해요. 하지만 그 작은 시장을 지켜온 건 결국, ‘이 영화를 꼭 보고 싶다’라고 느끼는 사람들의 마음이었죠. 작은 도움이라도 더하고 싶다는 마음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아름다운재단의 ‘1%의 나눔’과 많이 닮았죠? 누군가는 굳이 기부하고, 또 누군가는 굳이 작은 영화를 찾아보잖아요. 그런 마음이 모여 세상을 움직인다고 생각합니다.”

“1% 시장에서 영화사를 운영한 지 이제 20년이 되었다. 그래서인지 1%가 갖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라는 김난숙 기부회원의 말에 관객석에 앉은 기부자들은 박수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김난숙 기부회원과 아름다운재단의 인연 역시 “아주 작은 제안에서 시작되었다”라고 합니다.

“2000년대 초, 동숭아트센터에서 일하던 시절 ‘아름다운가게 1호점’이 문을 연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때 ‘예술영화관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나눔은 뭘까?’ 고민하다가 아름다운가게 나눔 1호점에 영화 티켓 300장을 기부해보면 어떨까 하고 제안했죠. 그게 계기가 되어 사소한 금액으로 아름다운재단에 기부를 시작했고, 그 인연이 오래 이어져 오늘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안국역 인근 아름다운가게를 지날 때마다 그때의 마음이 떠오른다는 이야기에, “작은 행동 하나가 시간이 지나 이렇게까지 이어질 수 있구나” 하는 공감의 눈빛이 상영관 안에 퍼졌습니다. 작은 제안 하나가 만들어낸 변화의 시간, 기부자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 기울였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한혜정 팀장과 김난숙 기부회원이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 함께 나눔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

사소한 선의가 틈새를 메우는 순간

이날 상영된 영화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킬리언 머피 주연의 작품으로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한 아이가 받은 작은 선의가 이후 그의 삶에서 또 다른 선의를 낳고, 결국 세상의 틈새를 조금씩 메워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사소해 보이는 선택과 행동이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오는지 조용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보여줍니다. 기부회원들은 90여 분 동안 숨을 고른 채 영화 속 한 장면, 한 장면에 집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영화를 본 한 기부회원님은 “작고 사소한 행동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가 마음을 아리게 했다.”라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기부회원님은 “내가 기부로 하는 일도 어쩌면 이렇게 누군가에겐 틈새를 채우는 작은 빛이 되겠구나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영화가 전하는 감동과 아름다운재단이 전하고자 하는 ‘세상의 틈새를 메우는 작은 나눔’이라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포개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함께 이야기하며 되새긴 ‘사소한 나눔의 힘’

상영 후 ‘작은 영화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주제로 나눔 이야기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사회를 맡은 아름다운재단 1%나눔팀 한혜정 팀장은 이번 행사를 준비하며 가졌던 고민을 기부자들과 솔직하게 나눴습니다.

“많은 분이 ‘내가 1%를 기부한다고 세상이 바뀌나요?’라고 이야기하세요. 그런데 바로 그 사소한 마음이 모여,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변화를 만들곤 합니다. 작은 영화가 세상을 조금씩 바꾸듯, 여러분의 작은 나눔도 누군가에게 아주 큰 변화가 된다는 메시지를 함께 나누고 싶었습니다.”

한혜정 팀장은 올 한 해 재단에서 전한 다양한 소식과 콘텐츠를 통해 나눈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연결’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는데요. 전화 한 통, 이메일 한 줄, 행사 한 번이 모두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연결’이었음을 함께 되새기는 시간이었습니다. 기부회원들은 공감의 박수와 준비된 설문지를 통해 재단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직접 나누었습니다.

행사의 마지막은 기부자와 함께하는 단체 사진 촬영으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서로를 향해 자연스럽게 지어진 웃음이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겼고, 그 모습은 1% 나눔이 모여 만드는 99%의 진심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습니다. 한 기부회원님은 영화관을 나서며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오늘 영화를 보면서 내가 하는 기부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됐어요. 고맙습니다.”

올해도 아름다운재단의 곁에서 함께 걸어주신 모든 기부회원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아주 사소해 보이는 관심, 작게 느껴질 수 있는 마음 하나가 누군가의 삶과 우리 사회의 틈새를 메우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고, 아름다운재단은 앞으로도 기부회원님과 함께 천천히, 꾸준히 걸어가겠습니다.

글 | 김유진
사진 | 김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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