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뒤의 노동, 커피노동자 20인의 기록

공익사업팀 고용우 매니저

2026.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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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변화의 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
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이어가는 공익 단체들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2025년에는 20개 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실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참여 단체들이 직접 전하는 활동 이야기를 통해 작은 시도들이 어떻게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각기 다른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의 시나리오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세요.

커피가 도시가 되기까지

커피도시 강릉! 어느새부터 강릉은 커피도시의 이미지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안목해변의 커피 자판기 거리에서 태동한 이 독특한 문화는 1세대 바리스타들의 정착과 지자체의 적극적인 브랜딩 전략에 힘입어 거대한 산업 생태계로 진화했습니다. 수십만명의 관광객을 불러 모으는 강릉커피축제는 지역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고, 해안가를 따라 늘어선 카페들은 낭만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커피는 단순한 기호식품을 넘어 강릉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기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화려한 ‘문화’와 ‘산업’이라는 거시적 담론 뒤에는, 그 시스템을 매일같이 지탱하고 있는 수많은 ‘보이지 않는 손’들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한잔의 커피가 테이블 위에 놓이기까지, 누군가는 뜨거운 에스프레소 머신 앞에서 샷을 추출하고, 무거운 원두와 우유 팩을 나르며, 쏟아지는 주문과 고객의 감정을 온몸으로 받아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강릉이라는 지역적 특수성 속에서, 이 노동의 주체들은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을까요? ‘커피 도시’의 시민으로서 그 자부심을 공유하고 있을까요, 아니면 화려한 브랜딩의 그늘에 가려진 채 최저임금과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주변인일까요? 이 프로젝트는 이러한 물음에서 출발했습니다.

한 잔의 커피 뒤에 있는 사람들

강릉은 서비스산업 비중이 높고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도시입니다. 낮은 임금과 짧은 노동시간, 불안정한 고용은 이 지역 노동자들의 일상적인 조건이며, 커피산업 역시 이러한 구조에서 벗어나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꿈의 직업’, ‘감성 노동’이라는 이미지 속에서 노동조건은 쉽게 가려져 왔습니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는 말은 종종 낮은 임금과 고용 불안을 정당화하는 언어로 작동했고, 언젠가는 사장이 될 수 있다는 미래는 현재의 노동을 감내하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커피노동자 20명을 만났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중소도시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그것도 ‘불온’하게도 ‘노동’을 이야기하는 것은 엄청난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것이었습니다. 신원이 노출될 수 있다는 불안감. 그로 인해 받게 될 뜨겁고도 따가운 눈초리들… 강릉이라는 보수적인 도시에서의 이러한 우려는 어쩌면 당연했을 것입니다.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던 분의 갑작스러운 거절이나 인터뷰이 섭외의 어려움, 편집된 원고의 삭제 요청 등. 인터뷰집 발간까지의 어려움은 노동문제에 대해 더 많이 이야기하고 이러한 프로젝트를 확대, 지속해야 하는 필요성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강릉 커피노동자들이 마주한 공통의 현실

인터뷰에서 만난 커피노동자들은 각자의 삶은 다르지만 불안정한 고용, 낮은 임금, 과중한 노동,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공통된 질문 앞에 놓여 있었습니다.

인터뷰집 발간과 토론회까지, 지역에서 처음으로 커피노동자의 문제를 마주하고 공론화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소수인원의 인터뷰였지만 대형프렌차이즈 카페에서부터 대형 베이커리 카페, 소규모 로컬카페까지 다양한 형태의 노동환경을 분석하고 강릉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커피산업 노동자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였습니다.

인터뷰에서 만난 커피노동자들은 각자의 삶은 다르지만 불안정한 고용, 낮은 임금, 과중한 노동,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라는 공통된 질문 앞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야기는 서로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인터뷰집 발간과 토론회까지, 지역에서 처음으로 커피노동자의 문제를 마주하고 공론화할 수 있었습니다. 비록 소수인원의 인터뷰였지만 대형프렌차이즈 카페에서부터 대형 베이커리 카페, 소규모 로컬카페까지 다양한 형태의 노동환경을 분석하고 강릉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커피산업 노동자의 직접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시도였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커피를 소비하는 도시에서,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의 삶을 함께 이야기하기 위한 첫 번째 시도이기도 합니다. ‘커피노동자 20인의 기록-강릉, 커피향을 채우는 사람들’ 인터뷰집을 통해 강릉의 커피를 조금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기를, 그리고 산업과 도시의 미래를 말할 때 노동을 함께 떠올리게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 글에서 다 담지 못한 강릉 커피노동자들의 더 많은 이야기는 인터뷰 자료집에 담겨 있습니다. ‘커피노동자 20인의 기록 – 강릉, 커피향을 채우는 사람들’은 커피 도시의 이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첫 시도입니다. 우리가 소비하는 커피를 넘어, 그 커피를 만드는 사람들의 삶까지 함께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자료집 다운로드 :

글,사진 강릉노동인권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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