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은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개편해 새롭게 선보이는 사업입니다. 작지만 중요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공익 단체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어지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을 지원합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20개 단체가 직접 작성한,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된 변화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앞으로 공익 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것도 노동이다!
시민모임 즐거운교육상상은 지역에서 장애인배움터 너른마당과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너른마당과의 인연 덕분에 우리는 장애인 당사자들을 자주 만나게 되었고, 어느 날 노동인권 수업을 장애인 당사자들과도 함께 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반가운 마음보다 먼저 들었던 건 솔직한 질문들이었습니다.
‘이 방식이 맞을까?’
‘우리는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노동인권 교육이, 갑자기 낯설어졌습니다. 우리는 준비하면서도 계속 흔들렸고, 우왕좌왕했습니다.’ 잘 모르겠으면 그럼 더 자주 만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너른마당 학생분들의 집회 현장에 연대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 발언자의 말이 새로운 인식의 확장을 가져왔습니다.
“일 할 수 있는 몸은 누가 정하는 걸까요? 우리가 하는 활동들은 모두 노동입니다.”
이 발언을 들으며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왔던 노동의 기준, 생산성과 효율, ‘쓸모’라는 잣대가 누가 정한건지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권리중심형 공공일자리란 무엇인가
‘권리중심형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는 기존의 노동 개념과는 분명히 다른 지점에 서 있습니다. 이 일자리는 더 많이 생산할 수 있는 사람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습니다. 대신, 각자의 존재와 삶이 사회적 가치가 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이 일자리에 참여한 장애인 당사자들의 경험은 노동이 반드시 시장 가치나 생산성으로만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그들의 활동은 우리에게 이렇게 묻는 것 같았습니다.
“일할 수 있는가?”가 아니라 “어떤 노동을 사회가 인정할 것인가?”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은 소수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25년 국정감사에 등장하였습니다.
정은혜 작가는 국정감사에 권리중심형 공공일자리의 증인으로 참석해, 이 제도가 왜 필요한지, 그리고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를 직접 이야기했습니다. 중증 장애인 권리중심형 공공일자리를 통해 단순히 ‘일’을 한 것이 아니라, 사회 안에서 자기 역할을 가지고 살아가는 경험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누군가의 보호 대상이나 복지의 수혜자가 아니라, 사회에 기여하는 시민으로서 존중받는 경험. 그것이 자신에게 얼마나 큰 변화였는지를 담담하지만 분명한 목소리로 전했습니다.
노동이란 무엇인지, 일자리가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는지를 다시 묻게 만드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제도는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를 만들어 가기도 전에, 2024년 서울시 예산 전액 삭감으로 중단되었습니다. 이는 단지 하나의 사업이 사라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노동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무엇이 노동인가’, ‘누구의 노동을 사회는 인정하는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는 여전히 충분히 준비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사건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기록하기로 했습니다. 당사자의 말과 표정, 활동의 장면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다면, 이 기록은 누군가를 설득하는 자료가 아니라 스스로 질문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노동을 꿈꾸고 있을까?
임금 노동 말고도 사회가 보장해야 할 ‘사회적 임금’은 무엇일까?
돌봄과 참여, 표현과 존재는 왜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가?

이 질문들은 장애인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노인, 비정형 노동자, 그리고 언젠가 ‘쓸모없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만날 새로운 노동의 현장에서 이 영상은 앞으로 노동·인권 교육 현장에서 청소년과 시민을 만나는 수업 자료로,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공익 콘텐츠로 활용될 예정입니다.
글보다 쉽게, 설명보다 먼저 사람을 만나게 하는 도구로 이 영상을 사용하고자 합니다.
누군가의 삶을 통해 노동을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 ‘인간다운 삶을 위한 노동’이 무엇인지 편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권리의 자리를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 이것도 노동입니다.
<시민모임즐거운교육상상> 자세히 알아보기
시민모임 즐거운 교육상상은 지역의 다양한 교육주체(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활동가 등)들이 함께 참여해서 2010년 10월 30일 창립한 지역교육운동단체입니다. 우리 사회의 교육 공공성과 평등권, 교육의 질을 높이고, 평화·생태·인권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지역 교육문제들과 의제
들을 고민하고 실천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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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시민모임즐거운교육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