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모금 광고는 불쌍한 모습만 보여줄까?

공익사업팀 박수진 매니저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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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은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개편해 새롭게 선보이는 사업입니다. 작지만 중요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공익 단체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어지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을 지원합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20개 단체가 직접 작성한,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된 변화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앞으로 공익 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지하철 광고판이나 온라인 배너에서 배가 부풀거나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앙상하게 마른 아이들의 모습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모금 광고는 왜 항상 취약한 존재의 가장 고통스럽고 슬픈 현실만을 포착하는 걸까요? 감정을 극대화하는 느리고 슬픈 톤, 눈물샘을 자극하는 광고… 과연 이것이 윤리적이고 건강한 모금 방식일까요?

우리는 이런 광고를 보면 마음이 아파서 기부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가난한 사람들의 고통스러운 모습만을 자극적으로 보여주며, 동정심을 이용하는 모금 방식을 바로 ‘빈곤포르노’라고 부릅니다. 빈곤포르노는 순간적인 눈물을 뽑아내 기부를 유도할 뿐, 그 사람의 ‘복잡하고 존엄한 삶을 불쌍한 대상으로만’ 보이게 만드는 문제가 있어요. 빈포선셋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팀입니다.

왜 ‘빈곤포르노’를 멈춰야 할까요?

빈포선셋은 2022년 김건희 씨의 빈곤포르노 규탄 성명 캠페인을 시작으로, 빈곤포르노 근절과 한국 국제개발협력 및 시민사회의 윤리적인 모금 문화 만들기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2023년에는 빈곤포르노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보기 위한 인식·실태조사와 반빈곤포르노 오픈 포럼를 열었고, 2024년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대중 인식 제고를 위한 ‘최악의 빈곤포르노 월드컵’을 운영해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활동은 ‘빈곤을 상품처럼 전시하고 소비하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문제의식을 기반으로 진행되었죠.

2025년 핵심 활동: ‘리:스펙트’를 통한 시민들과의 소통

빈포선셋은 시민들이 빈곤포르노 문제를 이해하고, 직접 행동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2025년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핵심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1. 빈곤포르노 정보 플랫폼 ‘리:스펙트(RE:spect)’ 구축
    이번 활동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인 웹페이지 ‘리:스펙트’는 시민이 기부 문화 개선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플랫폼입니다. 리:스펙트는 ‘Respect(존중)’에 ‘RE:(다시)’를 붙인 말로, “빈곤의 모습을 존중의 시선으로 다시 보고, 재현 방식을 다시 생각해보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빈곤포르노는 논란이 커지다가도 “그래도 결국 도와주니까 괜찮지 않나?”라는 말에 관심이 흩어져 건설적인 대화까지 이어가지 못했습니다. 빈포선셋은 이런 문제를 일회성 이슈로 끝내지 않고 개념, 사례, 그리고 해결책이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플랫폼을 설계했습니다. 빈곤포르노 문제를 쉽게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빈곤포르노 사례 아카이브하고, 시민 참여 메뉴 탑재하는 등 다양한 참여 기능을 담은 것이죠.

먼저, 기존 NGO 등의 모금 콘텐츠 중 빈곤포르노로 선정된 모금 영상을 모아 자료화했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은 ‘이런 장면이 왜 문제일까?’를 함께 돌아보고, 더 나은 모금의 기준을 세우는 데 활용합니다. 또한, 시민이 직접 빈곤포르노 사례를 제보할 수 있는 게시판과 온라인 서명 운동 기능을 넣었습니다. 빈곤포느로를 보고 막연히 ‘불편하다’고 느꼈던 시민들이 그 이유를 명확히 알고, 직접 문제 해결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 것이죠.

빈곤포르노 정보 플랫폼 ‘리:스펙트(RE:spect)’

빈포선셋은 빈곤포르노가 한 번씩 논란이 되어 큰 관심을 받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래도 도와주니까 괜찮지 않나?”라는 말에 논쟁이 쉽게 사그라드는 현실이 안타까웠어요. 그래서 리:스펙트를 통해 빈곤포르노의 정의, 실제 사례, 사회적 논의가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습니다. 예를 들면, 시민이 제보하고, 또 다른 시민이 공감하며 6개월 안에 서명자가 1,000명을 넘으면, NGO에 공개 질의를 하고 유관 부서에도 내용을 전달하는 구조입니다.

  1. 빈포선셋 비전 워크숍
    리:스펙트 플랫폼을 만든 다음으로는 사람들을 모아 빈곤포르노 문제 해결을 위한 기부문화 포럼을 열고, 정책 개선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려고 했어요. 하지만 보여주기식 성과보다는, 리스펙트 프로젝트 홍보 강화 방안과 앞으로의 전략을 논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계획을 바꿨습니다. 비영리 단체 홍보 담당자를 초청하여 리스펙트 웹사이트가 안고 있던 문제를 함께 진단하고 해결 방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활동 방향성을 명확히 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을 함께 그려본 시간이었어요.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돕는 비영리 활동일수록,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으려는 섬세한 마음과 지치지 않고 오래갈 수 있는 튼튼한 시스템이 중요합니다.”

이 말은 빈포선셋에게 크게 와닿았습니다. 한국 국제개발협력 및 시민 사회 생태계에서의 빈곤포르노 근절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강연자 님은 리:스펙트 홈페이지를 ‘단체의 손님맞이 공간’이라고 표현했어요. 방문자가 왜 이 홈페이지에 왔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어야 또 방문한다는 것이지요.

빈포선셋 비전 워크숍

지속가능한 미디어 윤리 확립을 위한 ‘리스펙트 생태계’

빈포선셋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만 논의되던 빈곤포르노의 문제의식을 시민들의 언어로 쉽게 풀어내는 ‘번역자’ 역할을 수행하고자 합니다. 번역자란 빈포선셋이 활동을 통해 메세지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방식인데요. 빈곤포르노 문제는 이미 여러 전문가와 현장에서 논의되고 있지만, 그 내용들이 시민들에게 잘 전달되고 있지는 않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이 간극을 메우는 역할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빈곤 포르노의 정의, 역사, 유형별 사례를 집대성한 온라인 아카이브를 구축하기로 했습니다. 빈곤포르노의 어떤 점이 왜 문제인지를 넘어, 그렇다면 어떤 시도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대안 용어를 정의하는 등 자료를 아카이빙하는 것이지요.

동시에 빈포선셋 활동 과정을 콘텐츠화하고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시민들에게 빈곤포르노 근절을 위해 빈포선셋이 얼마나 치열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알리는 것이죠. 우리와 비슷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다양한 비영리단체 및 협회와 긴밀히 연대하여, 시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중심의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이외에도 빈포선셋은 언론 보도, 공익 캠페인, 후원 홍보물 등 실제 사례를 분석하는 정기적인 내부 스터디를 통해 전문성을 높이고 활동 근거를 탄탄하게 다지는 노력을 멈추지 않으려고 해요. 이런 노력들을 바탕으로 리:스펙트 홈페이지의 미디어 가이드라인을 보완해 웹사이트를 관리하고자 합니다. ‘미디어 윤리 대시보드’를 만들어 어떤 기관이 가이드라인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가시화하고, 우리의 활동이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처럼요!

우리가 꿈꾸는 기부 문화

단편적인 장면을 보고 순간적으로 마음이 동요해서 하는 기부는 장기적인 임팩트가 떨어집니다. 중요한 건 내 후원이 누구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기 위한 것인지를 더 궁금해하는 것이죠.

왜냐하면 후원은 누군가를 구제하는 행위가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한 변화에 기여하는 행동으로 해석되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후원자들이 어떤 문제에 보탬이 되고 싶은 마음과, 개인으로서 할 수 없는 것들을 기관은 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맞닿을 때 비로소 좋은 기부 문화가 만들어집니다. 빈곤포르노가 없이도, 빈곤포르노 근절 활동을 하지 않아도 기관과 시민이 협력해 건강한 기부문화를 만들고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어가는 방식. 바로 빈포선셋이 꿈꾸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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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생태계 내 위기종인 청년들을 연결하고 놀거리, 떠들거리, 일할거리를 위트있게 작당하며 트렌디하게 공유하는 자발적인 플랫폼으로 청년들이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는 국제개발협력 생태계 조성에 기여합니다.
👉http://bit.ly/0044moim

글,사진 공적인사적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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