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프로젝트 지원사업’다양한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이어가는 공익 단체들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2025년에는 20개 단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고민하고 실행한 프로젝트를 통해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 글에서는 참여 단체들이 직접 전하는 활동 이야기를 통해 작은 시도들이 어떻게 사회의 변화로 이어지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각기 다른 현장에서 시작된 변화의 시나리오를 지금부터 함께 만나보세요.
시민이 만드는 조문단, 그리고 성장의 과정
공영장례는 모든 이의 죽음은 존엄해야 하며, 당연한 권리로 보장받아야 한다는 것을 담은 제도입니다. 연고지가 없거나 연고자가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망자도 공동체 구성원의 애도가 가능하도록 공공에서 빈소 등의 ‘공간’과 장례 의식의 ‘시간’을 마련합니다.
부산반빈곤센터는 공영장례가 원래의 취지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부산시민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서 ‘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을 조직했습니다. 남들이 꺼리는 일을 내 가족의 일처럼 마주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깨닫는 것이 많았던 활동이었습니다.

이 활동은 ‘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 양성과정’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4기, 5기 조문단을 양성했고, 특히, 5기 과정의 마지막 시간에는 선배 기수 조문단원들을 초대해 ‘미니 토크쇼’를 개최했습니다. 이번 과정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공유했는데 이것은 그동안 조문단 활동하면서 현장에서 깨달았던 것들을 모아서 만든 문장들입니다.
공영장례를 알리는 새로운 방식, 시민 참여 콘텐츠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부산시 공영장례’에 대해서 홍보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습니다. 부산시와 16개구·군 지자체의 공영장례에 대해서 홍보는 거의 없다시피한 부족한 현실을 보며, 부산시민들이 직접 나서서 적극적으로 알려야겠다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 리플렛을 제작했고, ‘단어 3개로 풀어보는 공영장례’ 웹진을 제작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홍보물 제작에 그치지 않고, 아주 특별한 도전도 시도했습니다. 저희조차 감탄할 수밖에 없었던, 부산시민들이 직접 제작하고 출연한 단편영화입니다. 이를 통해서 공영장례를 문화운동으로 확장해 삶을 성찰하고 공동체가 연대하는 장을 마련할 수 있었으며, 참여한 시민들이 삶의 전환점을 맞이하는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죽음을 배우고, 애도를 이해하는 시간

늘 죽음의 현장을 다니는 공영장례 조문단 활동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과 필요한 역량을 높이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담당자가 ‘상실과 고통의 치유자’인 싸나톨로지스트(죽음교육전문가 2급) 과정을 이수하며 전문 역량을 쌓았고, 이미 공영장례 운동이 활발히 진행 중인 타 지역(인천 등)을 방문해 선진 사례를 직접 확인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2회에 걸쳐 부산채비학교를 개최하여 조문단원들이 대안장례문화를 학습하고, 상실과 애도의 과정 이해, 특히 진정한 애도의 의미를 담은 대안적인 장례식이라고 할 수 있는 ‘모의 추모식’을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추모란 무엇인지 몸소 체험하며 슬픔이 위로와 연대로 승화되는 소중한 시간을 경험했습니다.
관계를 잇는 힘, 후속모임과 연대

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조문단 활동을 하시는 분들과 함께 매월 1회 후속모임을 가졌습니다. 이 후속모임을 통해서 ‘30분 장례복지 권리 이야기’로 시민권 차원에서 공영장례에 대해서 심화 학습하고, 한 달 동안 있었던 조문단 활동을 다시 돌아보며 서로 격려하고 우리 활동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조문단 양성과정도 중요하지만 후속모임 또한 그에 못지않게 중요합니다. 매달 이어지는 만남을 통해서 조문단원 사이의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었고, 서로를 보듬는 따뜻한 사회연대 관계로 우리를 성장시켰습니다. 앞으로 공영장례 운동이 지속가능하려면 조문단원들이 바라는 ‘유익함’을 잘 살펴서 이를 창출해내는 조문단 후속모임이 될 때 가능합니다. 이러한 조직화의 과정은 힘든 일이지만 결코 생략하고 넘어갈 수는 없습니다. 힘을 모아서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영장례를 넘어, 인권과 제도로

이번 프로젝트는 공영장례 조문단원들의 현장 빈소 조문으로만 끝나지 않습니다. 우리의 활동을 정리해서 중요 이슈를 중심으로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공영장례 조례 시행 3년, 성과와 과제’를 돌아보는 주제 토론을 시작으로, 장례주관자 지정 신청제도의 한계와 대안, 장례식장 접근성 문제, 당사자의 관점에서 본 공영장례 등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영장례 운동이 단순한 조문 활동을 넘어 인권과 제도 개선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앞으로는 ‘사후 자기결정권’까지 포함하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도 함께 확인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공영장례 조문단원들이 소중한 가치를 몸소 배우고, 시민들의 인식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 활동을 통해 삶과 죽음이 연결되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자리잡고, 존엄한 죽음과 애도의 권리가 모든 시민에게 보장되는 기본권으로 확장되기를 바랍니다.
🎥공영장례 단편영화1|김상희 감독 ‘만남’|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부산반빈곤센터
🎥공영장례 단편영화2|임지훈 감독 ‘시간이 없다’|부산시민 공영장례 조문단|부산반빈곤센터
글,사진 부산반빈곤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