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들어올 수 없다고요?” 노키즈존, 차별일까 권리일까

공익사업팀 박수진 매니저

2026.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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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재단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
공익콘텐츠 제작 지원사업은 '변화의 시나리오 스폰서 지원사업'을 개편해 새롭게 선보이는 사업입니다. 작지만 중요한 사회 문제를 다루는 공익 단체들이 더 많은 사람들과 이어지고, 함께 변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을 지원합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20개 단체가 직접 작성한, 작은 움직임에서 비롯된 변화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앞으로 공익 단체들의 활동이 더욱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더 멀리 퍼져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어린이는 들어올 수 없습니다.”

‘노키즈존(No Kids Zone)’은 어린이의 출입과 이용을 금지하는 업소를 가리킵니다. 2014년 즈음 한국 사회에 등장한 이후 음식점이나, 카페, 숙박업소 등 다양한 형태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그래선지 ‘노키즈존’을 경험한 사례로 그로 인한 갈등 역시 늘어가는 모습입니다. 일상적인 공간에서 ‘노키즈존’을 마주했을 때 어린이들은 어떤 마음일까요? 기자회견, 아동총회와 같은 공식 경로에서도 어린이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대책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울고 싶어요”
“(그 말을 들으면) 귀가 썩을 것 같아요”
“차별 대신 함께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노키즈존 팻말 – AI 생성 이미지 입니다.

‘노키즈존’은 사실상 양육자를 제한하고 차별하는 행위이기도 합니다. 어린이 혼자 카페나 음식점을 방문하는 일은 드물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를 동반한 양육자 역시 ‘노키즈존’ 앞에서 당혹스러움과 함께 어린이를 향한 미안함, 사회적 배제의 경험을 안고 돌아서야 합니다. 어느 장소든 ‘노키즈존’일 수 있다는 임의성은 도시 공간 전체를 인식하고 활용하는데 제약을 줍니다. 지도 어플리케이션, 검색 포털 내 매장 정보, SNS 등을 찾아보며 ‘노키즈존’ 업소를 사전에 피하려는 개인들의 노력이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노키즈존운영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사업주의 자의적 판단으로 나이 기준과 제한의 범위를 두고 있습니다. 대다수 어린이가 나이 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소지하지 않고, 업소에서 신분증 확인을 요구할 권한도 없으므로 어린이 손님의 나이를 판단하는 것도 업소의 재량에 맡겨져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국가인권위원회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각각 ‘노키즈존’이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행위라고 판단했거나, 개선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 부처는 갈등 중재나 가이드라인 마련 노력에는 소극적으로 임해왔습니다. 그 사이 ‘노키즈존’을 지지하는 담론 역시 몸집을 키웠습니다. 업주의 영업상 자유와 실질적 손해 발생 가능성에 비춰 도덕률만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 어린이가 없는 공간에서 조용하게 쉬고 싶은 다른 소비자의 권리도 중요하다는 주장입니다. 이를 위해 어린이와 이를 동반한 양육자는 배제해도 된다는 권리는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하지만, 어린이와 양육자에게는 다른 공간을 선택하라는 소극적 권리만 보장하는 사고방식과 행태야말로 ‘차별’입니다.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 자료집
‘노키즈존은차별이다’ 캠페인 자료집

노키즈존은 당연한 게 아니에요. 차별이죠

아동인권을 옹호하는 활동가와 시민단체들이 모여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을 시작 했습니다. 대전청소년모임 한밭,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아동청소년인권위원회, 정치하는엄마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등이 함께 했어요.

‘노키즈존’ 문제가 카페, 음식점 등 공적기능을 하는 사적 소유 공간에 어린이를 동반해 출입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의미를 넘어서 우리 사회가 어린이를 어떤 존재로 바라보는지를 담고 있으며, 아울러 ‘노키즈존’으로 대표되는 어린이, 양육자 배제와 차별로 인해 공동체 구성원 간 갈등이 이어지는 것에도 불구하고 공적 개입 노력은 미미한 채 실태조차 충분히 조사, 집계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 인식을 공유했습니다.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노키즈존 제보 및 캠페인 페이지

어린이도 함께 하는 민주주의

2025년 5월 2일 ‘어린이차별철폐의 날(5월 5일)’을 날을 앞두고 ‘세계 어린이 운동 발상지 기념비’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의 출범을 알렸습니다. 주로 음료를 파는 까페에서 어린이를 차별하는 행태가 많다는 것에 착안해 텀블러에 붙일 수 있는 캠페인 스티커를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지원을 받아 ‘노키즈존’의 연령 기준, 방침 이유 등 구체적인 실태를 모으고 보다 정교하게 사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캠페인 페이지를 만들고 ‘노키즈존’ 제보를 받기 시작했어요.

제보를 받은 사례들을 바탕으로 ‘노키즈존 실태 보고와 대안 모색 토론회’를 진행했습니다. 11월 19일 ‘세계아동의 날’을 앞두고 열린 토론회에서는 ‘노키즈존 속 혐오의 사회적 맥락과 배경’을 비롯해 노키즈존의 법적 문제와 해결 방안을 모색하며 어린이 청소년에게는 함께 존재할 권리가 있기에 혐오와 배제를 넘기 위한 제언을 나눴습니다. 일부 노키즈존 운영 매장의 영업 방식과 개인의 자유를 논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아동과 양육자 특히 여성에 대한 혐오 및 배제를 함께 인식했습니다. 차별금지법이 하루 빨리 제정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나누었어요. 관련 자료집과 제보 사례 등은 웹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노키즈존 실태 보고와 대안모색 토론회 참가자들과 함께

우리 동네에서 노키즈존을 발견한다면 제보해주세요. 문제를 드러내고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함께 해주세요. ‘노키즈존은 차별이다’ 캠페인은 앞으로도 계속됩니다.

<정치하는엄마들> 자세히 알아보기

정치하는엄마들은 아동과 ‘엄마들’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를 통해 모든 엄마가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 사회, 모든 아동들의 권리가 보장되는 복지 사회, 모든 생명이 폭력 없이 공존하는 평화 사회, 현재와 미래 세대의 환경권을 옹호하는 생태 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창립한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https://www.politicalmamas.kr/post/145

글, 사진 정치하는엄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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