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변화의시나리오 지원으로 <친구사이>가 3년동안 진행한 ‘게이노래문화 육성 프로젝트 씽씽게이 3탄’ 사업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난 3년간의 사업의 결과 친구사이의 활동 중엣 ‘지_보이스’는 가장 잘 알려지고, 기억에 남는 가치있는 활동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그만큼 지_보이스는 친구사이에서 중요한 소모임이 되었고, 친구사이가 내 걸고 있는 가치인 ‘자긍심의 절정, 대안의 공동체, 가슴벅찬 변화’를 잘 보여주는 활동 모델로 자리잡았습니다.
사업의 끝머리를 화려하게 장식한 지난 겨울 부산 국도&가람 아트홀에 있었던 지_보이스 공연 관련 기사로 후기를 대신합니다.
12월 1일과 2일, 2012 서울 LGBT영화제의 지역 순회 상영회가 부산 국도예술관에서 열렸다.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렌스젠더 등의 성 소수자의 삶을 조망하는 퀴어 영화 상영과 더불어 감독과의 대화 등 여러 가지 이벤트가 함께 했다. 12월 1일 토요일에는 관객 이벤트의 하나로 지보이스(G_Voice)의 공연이 있었다.
‘최고의 미모를 자랑하는 국내 유일의 게이코러스’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지보이스는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단체인 ‘친구사이’의 소모임으로 탄생한 합창단이다. 지보이스의 무대를 통해 다양한 가치가 존중받는 사회를 꿈꾼다는 그들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치 있는 가사와 그들의 사연이 묻어나오는 노래를 통한 하모니를 선보였다.
18명의 훤칠한 남자들이 무대에 올라 ‘사랑은 하루도 사랑’이라는 노래로 공연을 시작했다. 지보이스 단원 중 한 명의 짧게 스쳐지나갔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만들어진 이 노래는 게이든 아니든 간에 스쳐지나간 인연에 힘들었던 적이 있다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이다.
두 번째 곡은 10년 전 비 오던 거리에서 성소수자의 인권을 외치며 퀴어 퍼레이드 참가자들이 걷던 아스팔트길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나에게 가는 길’이라는 노래이다. ‘너의 침묵의 그 끝은 어딘가.’ ‘그래도 난 앞으로 나가리라’라는 가사를 통해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노래한다. 어쩌면 굉장히 외롭고 힘들었을지도 모르는 그 길을 노래하는 모습에서 그들의 감정이 묻어나와 그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하게 된다.
다음 곡은 지보이스의 단원인 ‘호미’씨의 커밍아웃이후 서먹하던 부모님과의 관계가 부모님의 지보이스 공연 관람 이후 굉장히 긍정적으로 변한 이야기를 유쾌하게 노래한 ‘엄마, 아빠가 변했어요’이다. 이 노래는 듣는 사람마저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변화의 노래로 우리 엄마도, 아빠도 변했어요. 그리고 이제 당신들이 변할 차례라고 말한다.
네 번째로는 시스터 액트 2의 수록곡인 ‘Joyful, Joyful’을 ‘Gayful, Gayful’로 개사한 노래를 불렀다. 용기를 내서 함께 변화와 사랑을 이루어 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단원들의 섹시하거나, 한편으로는 귀엽기도 한 안무와 랩도 곁들어져 흥겨운 무대를 만들어 냈다.
마지막 곡은 ‘You Make Me Proud’라는 곡이었다. 올해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 DAY;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을 맞아 평등과 다양성을 지지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전 세계 곳곳의 LGBT 합창단, 혹은 개인이 이 노래를 부른 각각의 영상을 통해 하나의 합창을 이루어내었다. 영상에서는 물론 지보이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 무대에서는 한글로 번안한 가사로 노래하였는데 해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고 힘든 때에 손을 내밀어주는, ‘나를 자랑스럽게 만들어 주는’사람에 대한 노래로 감동을 주었다.
앵콜 무대에서는 단원들 모두 입고 있던 셔츠를 던져버리고 망사 민소매 셔츠를 입은 채 열정적인 안무와 함께 ‘It’s Raining Men’을 불러 관객들의 환호를 이끌어냈다.
이번 공연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게이로서의 삶과 사랑 등에 대해 진지하게, 한편으론 유쾌하게 풀어내는 노래들을 통해 그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프로페셔널한 공연은 아니었을지라도 노래를 하는 그들의 진심이 느껴졌고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이번 공연에서 지보이스에게 받은 ‘용기를 내서 행복하게 변화하자’는 메시지는 게이들과 게이가 아닌 이들 즉, 우리 사회 전체에 보내는 메시지였다. 공연 중에 지보이스의 일원이기도 한 친구사이의 대표 박재경씨는 “작은 나비의 날갯짓으로도 세상은 바뀔 수 있습니다. 친구사이나 LGBT영화제 등의 활동에 여러분들이 함께 날갯짓을 해 주신다면, 분명히 세상은 변할 수 있습니다.”라는 말을 했다. 그 작은 나비의 날갯짓, ‘다름’이 아닌 ‘다양성’이 존중받는 평등한 사회를 위한 지보이스의 유쾌한 날갯짓을 앞으로도 기대 해 본다.
글 : 이현아(무비조이 기자)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는 1993년 창립된 ‘초동회’를 모태로,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없는 세상을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1994년 2월에 결성된, 한국 최초의 성소수자 인권 운동 단체입니다.
http://chingusa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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