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전주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수상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습니다. 아름다운재단의 ‘2016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월부터 앞으로 약 6개월간 지역 청소년이 스스로 미래와 진로에 대해 생각해 보고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하고 실천하는 청소년창직지원 프로그램 <내-일상상프로젝트>가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내-일상상프로젝트>의 첫 시작은 ‘상상학교’입니다. 상상학교의 1교시는 함께 사는 미래사회와 진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깨워주는 강연을, 2교시는 이런 고민을 직접 실천하며 직업으로 삼아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는 사람책(Human Library)1)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상상학교는 더욱 많은 청소년들에게 기회를 주고자 완주·전주 지역 중고등학교에서 총 5회에 걸쳐 진행했습니다.
상상학교 1교시는 정성원 수원시평생학습관장님과 함께 기술과 미래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사회가 존재하는 이상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머지않은 미래에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능력을 대신할 일이 많아지리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입니다. 정성원 관장님은 이것을 공포의 대상으로 보고 기술을 정복하고자 시도하기보다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강력한 이야기의 힘, 연대와 협동의 힘을 기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이야기하셨습니다. 또한, 나만의,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일상에서 많은 시도를 해 보는 것이 미래사회를 이끌어 갈 청소년들의 역할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상상학교 2교시는 단순히 ‘직업’을 소개하는 시간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일을 하며 사는 사람들을 사람책으로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상상학교를 위해 여러 분야에서 활약하고 계신 다양한 사람책이 대거 참가해 주셨습니다. 음악으로 사람들과 연대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예술가부터 공동 주거와 농사를 통해 공동체를 만드는 행동가까지 평소에 청소년들이 만나 보기 힘든 사람책과 만나서 평소 궁금하지만 쉽게 물을 수 없었던 이야기를 꺼내 놓기 시작했습니다.
“공부만 중요한 건 아니란 걸 알겠는데 그럼 뭐가 더 중요한지 모르겠어요.”
“생각이란 단어가 익숙하지 않아서 잘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타투이스트가 되고 싶은데 주변의 시선 때문에 좀 두려워요.”
“꼭 남들이 말하는 멋진 직업, 돈 많이 버는 직업보다는 내가 좋아하고 흥미 있고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직업을 갖고 싶어요.”
다섯 차례의 상상학교를 진행하면서 만난 청소년들은 새로운 시도와 익숙한 포기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이들을 지켜보며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진로교육을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학교는, 지역사회는, 그리고 희망제작소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끊임없이 고민했습니다.
희망제작소는 자기 자신에 대해, 꿈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 아직 낯선 청소년들이 용기 있게 꺼낸 목소리가 생명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응원하고자 합니다. 우선 7월 중순부터 시작될 <내-일상상프로젝트> 2단계 ‘재능탐색워크숍’에서 두 달 동안 지역 멘토들과 함께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실제로 실행해 볼 예정입니다. 밥차부터 지역축제 기획, 청소년 전용공간 만들기까지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이런 작은 변화의 바람들이 청소년들의 일상으로 스며들어 자신의 미래를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는 내일,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내일이 펼쳐질 수 있도록 함께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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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희망제작소
[내-일상상프로젝트] 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에서 미래와 진로를 생각하며 창의적인 활동을 기획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입니다. 일회성 단순 체험 위주의 진로교육 한계를 극복하고 지역적 맥락과 욕구를 반영한 대안적인 진로직업교육의 모델을 모색하고자합니다.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