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은 소원우체통기금을 기반으로 아동청소년 소원이루기 지원사업 ‘청소년 문신 제거시술 및 자립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 사업은 저소득가정 및 쉼터거주 청소년들의 문신을 지워 주고 자립을 위한 진로교육의 프로그램을 지원합니다. 2009년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61명의 청소년에게 문신 제거시술의 기회를 제공하였습니다.
지원대상자 중에는 김해에서 대구까지 시술을 받으로 오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거리가 있는 만큼 힘들기도 할텐데, 한번도 빠짐없이 시술에 참여하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2013년에는 2012년 하반기에 선발된 학생들의 문신제거 시술과 사업 종료를 위한 작업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햇볕이 가만히 있어도 숨 막히게 하는 대구의 어느 여름 날 희선이(가명)와 형석이(가명)와의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목소리로만 만나던 아이들과의 만남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대구역 벤치에 앉아있는 저의 머릿속은 점점 복잡해만 갔습니다.
‘성별이 다른 친구들이 같이 오는데 서로 서먹하진 않을까?’
‘무슨 말부터 해야 하나? 인사를 먼저 할까? 내 소개를 먼저 해야 할까?’
신청서 사진 속의 희선이와 형식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고민 끝에 인사를 먼저 하기로 결심한 저는 ‘안녕하세요!’란 말을 마음속으로 되새기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의 수많은 고민이 무색하게 제 앞에 다가선 호탕한 성격의 희선이는 인사를 건 낼 틈을 주지 않습니다.
“선생님, 너무 더워요! 빨리 병원으로 가요”
전날 잠을 못자 비몽사몽 힘들어하는 형식이의 손을 꼭 잡은 씩씩한 희선이의 첫 느낌은 든든한 누나의 모습이, 반쯤 감긴 눈으로 인사를 하는 형식이는 귀여운 남동생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둘이 참 친해 보이는데, 희선이와 형식이는 원래 알고 지내던 사이인가요?”
병원으로 이동하던 택시 안에서 조심스레 질문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답은 예상과는 달리 ‘ 아동청소년 소원이루기 지원사업_청소년문신제거시술 및 자립지원 사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사이였습니다. 형식이는 시원시원한 희선이 성격 덕분에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었다는 말을 덧붙입니다.
병원에 도착하여 문신의 크기가 더 큰 형식이가 먼저 받고 희선이의 진료 차례가 되었습니다. 형식이는 저에게 다가와 희선이가 문신지울 때 많이 힘들어 하니까 옆에 있어줘야 한다고 들어가 보라고 귀띔해줍니다. 서로를 걱정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병원 시술을 마치고 형식이와 희선이는 시술받은 곳을 옷으로 최대한 기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화끈거릴 땐데 시원하게 하라는 저의 질문에 희선이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한, 대답이 저의 마음을 참 아프게 합니다.
“문신제거시술 받은 애들 두 명이 같이 다니면 사람들이 다 쳐다본다니까요.
그래서 잘 가려야 해요.”
혹자는 색안경을 쓰고 우리 친구들이 모이는 것을 ‘끼리, 끼리’ 논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신이 있다고 이들을 ‘끼리, 끼리’ 라고 표현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일지도 모릅니다. 이들의 상처와 아픔을 가장 잘 보듬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우리가 치부해버린 그 ‘끼리, 끼리’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궁이에 여러 개의 나무토막을 넣으면 불에 잘 타지만 하나씩 따로 떼어놓으면 불은 곧 꺼지고 맙니다. 이처럼 희선이와 형식이의 우정 속에 타오르는 불꽃을 향해 이제는 색안경의 시선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긍정의 불씨를 건네주어야 할 때입니다.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위로할 수 있는 그들의 우정 속에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격려와 관심으로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진출처 : 전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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